중국, 수빅조선소 인수에 관심보여

2개사 인수의향…반대 의사도 제기
남중국해에 영향력 확대 우려

2019-01-15     최유라

▲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전경
중국 조선업체 2개사가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HHIC-Phil Inc.) 인수의향을 밝혀 주목된다.

15일 스플래쉬 등 복수의 외신은 최근 필리핀 무역산업부(DTI) Ceferino Rodolfo 차관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2개 조선소가 수빅조선소 인수의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인수의향을 밝힌 2개 기업은 중국의 대형 조선사와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대형 선박 건조 경험을 가지고 있는 민영조선사로, 이들은 각각 1월과 2월 중에 수빅조선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 8일 한진중공업 해외현지법인인 수빅조선소는 현지 올롱가포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수빅조선소는 현지 5개 은행에 4억달러, 한국 은행에 9억달러의 부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별로 필리핀 RCBC 은행에 1.4억달러, 토지은행에 8000만달러, 메트로뱅크(Metropolitan Bank & Trust Company)에 7200만달러, BPI(Bank of the Philippine Islands)에 6000만달러, 방코 데 오로 유니뱅크(Banco de Oro Universal Bank)에 6000만달러의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현지 외신은 수빅조선소의 디폴트 규모가 필리핀 역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 다만 법원이 회생절차를 인가했기 때문에 법원 요구에 따라 회생계획안 등을 제출할 계획이다.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까지 통상적으로 90~140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법원 결과에 따라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수빅조선소 인수의향을 밝히자 수빅만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필리핀 전 해군 제독 알렉산더 파마(Alexander Pama)는 최근 개인 SNS를 통해 “수빅조선소는 상업적, 재정적, 경제적인 이슈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중요한 이슈임을 알아야 한다”라고 지적했고 “수빅조선소가 중국에 넘어가면 필리핀 국가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수빅조선소를 인수할 경우 조선소가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필리핀 해군과 해양 자산에 무제한적으로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빅조선소가 위치한 수빅만은 1992년까지 아시아 최대의 미군기지였다. 미 해군기지로 사용된 수빅만은 현재 필리핀과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곳으로 수빅조선소를 중국이 인수할 경우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주장이다.

한편, 수빅조선소는 지난 2016년 이후 세계 신조선 수주 감소와 조선업의 장기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격기 시작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7000명의 근로자를 해고해 근로자 수가 3800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때 3만5000여명의 근로자 고용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 불과하다.

영국 조선·해운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수빅조선소는 VLGC(초대형가스선) 2척과 아프라막스 탱커 10척을 포함해 총 12척, 124만dwt의 수주잔량으로 오는 2020년까지 일감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