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세계 항공화물 31개월만에 ‘제로성장’

항공화물 성수기인 4분기에 외려 ‘역풍’
IATA “2019년 예상 증가율 하락할 수도”

2019-01-24     최홍석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에 전 세계 항공화물도 역풍을 맞았다. 지난 11월 전 세계 항공화물 증가율이 31개월 만에 성장을 멈췄다.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IATA)가 발표한 전 세계 11월 항공화물 물동량 자료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기록한 항공화물 물동량 증가율은 FTK(화물톤킬로미터, Freight Tonne Kilometers) 기준으로 전달인 10월(3.1%)보다 하락한 0%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3월 이후 계속되어 왔던 물동량 증가율이 무려 31개월 만에 성장을 멈춘 것이다.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전통적으로 4분기가 항공화물의 성수기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IATA는 이 같은 성장률 정체의 가장 큰 원인을 세계 경제활동의 약화 징조로 꼽으면서 이밖에도 미국을 제외한 모든 주요 수출국의 수출 주문 감소, 아시아 및 유럽 지역의 운송 시간 단축, 연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진 소비자 신뢰지수 등을 이유로 들었다.

IATA 사무총장 겸 CEO인 Alexandre de Juniac은 “2019년 3.7%의 증가율 전망치를 예상했으나 이보다 더 하락할 위험요소가 증가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이 가장 큰 우려의 원인이기 때문에 정부는 무역을 통해 성장을 촉진하는데 집중해야 하며 징벌적 관세로 국경을 경계하지는 말아야 한다” 밝혔다.

한편 항공 화물 공급 능력을 나타내는 AFTK(유효화물톤킬로, Available Freight Tonne Kilometers)도 10월 기록했던 5.4%에 비해 다소 하락한 4.3%를 기록하며 3월 이후 9개월 연속으로 공급능력 성장률이 수송량 성장률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지역별 항공화물 실적

11월 한 달간 지역별 항공화물 물동량을 살펴보면 총 6개 지역 중 북미, 중동 및 남미 지역의 항공화물 물동량은 전년대비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아시아 태평양, 유럽 및 아프리카 지역은 전년대비 감소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우 11월 들어 항공화물 수요가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5월 이후 29개월 만에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특히 중국의 경우 수출업체의 제조업 환경 약화 및 공급 업체의 납기 단축으로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북미 지역 항공사들은 같은 기간 동안 반대로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하며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와 소비자 지출의 강점이 지난 1년 동안 항공화물에 대한 수요를 지원하며 도움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유럽 지역의 경우 11월 들어 항공화물 수요가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주요 수출 시장 중 하나인 독일의 경우 수출업체의 제조 여건 악화 및 공급 업체의 납기 단축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IATA는 분석했다.

중동 지역 항공사들의 항공화물 물동량은 11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1.7% 증가했다. 유럽 및 아시아와의 교역이 증가하면서 계절적 요인이 제거된 지수(seasonally adjusted terms) 역시 지난 6개월 동안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남미 지역 항공사들은 2017년 같은 기간에 비해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까지 국제항공화물이 6.3% 증가하는 등 긍정적이지만 반면 남미 지역의 주요 시장인 남미-유럽 지역의 항공화물 물동량이 10월부터 감소하고 있는 점은 불안 요소이다.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7.8% 감소하며 6개 지역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 9개월간 8번째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아프리카를 왕래하는 모든 주요 시장의 수요 조건이 여전히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