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선, 수주잔량 6년 만에 최저

2013년 이후 첫 2500만톤 이하로 하락
중국 경제성장 둔화·선사 발주 관망 심리 영향

2019-03-18     최유라

일본 조선업계가 6년만에 사상 최저 수준의 수주잔량을 기록했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선사들의 발주 관망 심리 확대가 주요인으로 꼽혔다.

일본선박수출조합(JSEA)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2월 선박 수출 수주 실적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수주량은 71만4400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감소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1월부터 증가세를 타던 수주량은 4개월만에 전년 대비 하락세를 기록했다.

일본은 2월에 총 13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수주한 선박 가운데 12척은 벌크선이며 나머지 한척은 유조선이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핸디사이즈 2척, 핸디막스 3척, 파나막스 2척, 철광석운반선 4척, 목재운반선 1척과 유조선은 1400톤급 케미컬 탱커 1척이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11개월 동안 누적 수주량은 921만톤을 기록하고 있다.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실적이지만 조선업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JSEA는 “2018년 회계연도(2018 4월~2019년 3월)에 수주량이 1000만톤을 넘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조선업계 회복이 약하다”라고 평가했다.

수주잔량은 6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2월 말 기준으로 수주잔량은 2497만톤(493척)으로 2021년 회계연도(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전달 2575만톤에서 78만톤 줄어든 것으로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2500만톤 이하로 하락한 것이다.

외신 일본경제신문도 같은날 일본 수주 실적을 보도하며 “일본조선업계 수주잔량이 6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한 것은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불투명한 해운업계 전망, 선주들의 선박 발주에 대한 관망 심리 확대 등이 주요 원인이다”라며 “또 선주들의 경영환영이 매우 어렵다. 중미무역전쟁의 영향으로 대중국 수출과 에너지 수입에 대한 수요 전망을 방해하고 운임이 계속 저조한 것도 조선소 고객인 선사들의 경영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3월초 일본 선사인 가와사키기선(川崎汽船, K라인)은 2018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1000억엔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일본 선사가 어려운 경영환경을 겪고 있어 자국 수주 비중이 높은 일본 조선업계에도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한국 조선업계의 대규모 인수합병도 일본 조선업계에 부정적이라는 주장이다. JSEA는 “세계 최대 조선사 현대중공업과 3위인 대우조선해양의 통합도 일본 조선사 수주에 그림자를 드리운다”라고 밝히고 “노동조합의 힘이 강한 한국에서는 과잉설비 폐쇄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이 낮아 선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견해가 대세로 일본 조선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혹독하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