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황유 공급 충분, 문제는 가격”

IHS “한국정유사 저유황유 생산능력 충분”
“低·高유황유 가격 격차 400달러 갈 수도"

2019-05-08     곽용신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 시행이 7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규제를 충족하는 황산화물 0.5% 이하인 저유황유의 국내 공급은 충분하지만 가격이 문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선주협회가 5월 8일 국회에서 개최한 마리타임 코리아 포럼에서 IHS Markit의 이대진 수석애널리스트는 ‘국내외 저유황유 공급 및 가격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이대진 수석은 “SOx 규제를 앞두고 가장 고민스러운 것은 저유황유가 충분히 공급될 수 있는지, 가격은 적정한지다. 국내 정유사들의 설비 업그레이드가 잘 돼 있기 때문에 저유황유 공급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되나 문제는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석유제품 구조를 보면 납사를 제외한 모든 석유제품이 수요량보다 생산량이 많아 중국, 대만, 싱가포르, 호주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선박 연료인 고유황유의 경우 2013년 이후 수입국으로 돌아섰지만 저유황유인 가스오일과 디젤오일 등은 아직도 수출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수석은 이러한 요인들을 감안할 때 한국정유사들이 저유황유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고 벙커링 허브인 싱가포르항이나 홍콩항 등에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저유황유 공급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격 예측은 쉽지 않다. 저유황유 가격과 관련해 이 수석은 “전세계적으로 저유황유에 대한 수요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공급은 문제가 없어도 가격이 문제다. 국적선사들이 어떻게 안정적인 가격으로 저유황유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지 정책적인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수석은 SOx 규제가 발효되는 2020년 초반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고유황유를 사용할 수 있는 스크러버 장착 선박이 2020년 이후에도 전체선대의 10%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돼 저유황유의 수요가 커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고유황유는 선박용 이외에는 딱히 이용할 만한 곳이 없어 가격이 더욱 떨어져 가격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수석은 “현재 양 유종의 가격격차가 톤당 200달러선이지만 2020년 이후 톤당 400달러까지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격차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겠나? 여기에 선사들의 고민이 있다. 가격 격차가 나도 스크러버 장착비용이 수백만 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IHS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수요가 줄어드는 고유황유의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해 2020년이면 톤당 200달러가 붕괴되고 이후 다시 회복돼 200~300달러 선을 유지할 전망이다. 반면 저유황유는 점진적으로 상승해 톤당 600달러선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양 유종의 가격격차는 내년 3~4월에 가장 크게 벌어져 톤당 450달러까지 육박했다가 이후 다시 좁혀지지만 톤당 300달러 이상은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 고유황유와 저유황유 가격 변화 전망(자료 : I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