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부 항만, 미중 무역전쟁 최대 피해자?

LA·LB항 중국 수출입 전년대비 일제히 하락
“물동량 감소, 항만 일자리 상실 우려” 지적

2019-06-11     최홍석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전 세계 항만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직접적인 당사자인 미국 서부 항만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 무역 대표부(Office of the 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최대의 무역 상대국이며 지난해 양국간 무역 규모는 6598억달러에 이른다. 특히 미 서부의 대표 컨테이너 항만인 LA항과 LB항의 경우 중국과의 무역 거래가 전체 물동량의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미 서부 항만들은 비상이 걸렸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에 따르면 1분기 들어 미국의 對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LA 소재 컨설팅 업체인 비컨 이코노믹스(Beacons Economics)의 Jock O'Connell 애널리스트는 미국 LA항과 LB항의 중국 수출량은 지난해 대비 약 35% 감소했고 수입은 12.6%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LA항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종료되는 당 회계 연도의 경우 관세 여파로 인한 밀어내기 효과로 물동량은 전년 대비 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음 회계 연도부터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 인상으로 화물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LA항은 다음 회계 연도부터 일정 물량 이상을 취급하거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기항하는 선사를 대상으로 대략 7백만달러의 인센티브를 책정해 놓은 상태이다. 최대 1만6000teu에 달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용하기 위해 LA항은 2950만달러를 투자해 Everport Container Terminal의 2개 선석을 증심하는 등 생산능력을 연간 180만teu에서 230만teu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또 다른 미 서부 항만인 시애틀항 역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시애틀항의 연방 및 국제정부관계 수석 매니저인 Eric Schinfeld는 “우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항만 비즈니스에서 최악의 상황은 예측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관세 문제, 미국과 중국 간의 협상이나 합의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등 모든 변화는 우리 계획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들이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야기될 물동량 감소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우려하고 있는 것은 이로 인한 항만 일자리 소실 문제이다. Jock O'Connell 애널리스트는 “특히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가장 우려할만한 측면은 항만에서 소위 블루칼라(blue-collar)라고 불리는 비정기 또는 임시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는 점이다. 그들의 일자리는 물량의 여부에 따라 결정되며, 취급해야할 화물이 없어지면 그들의 일자리도 함께 사라진다”고 말했다.

LB항의 Mario Cordero 이사 역시 “LB항의 경우 캘리포니아 남부에만 약 55만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미국 전역의 공급망에 직간접적으로 260만명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며 “올해 부과된 관세가 일자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으나 이후 시나리오는 변경됐으며 단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관세는 잠재적 실업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또한 미 서부 항만뿐만 아니라 미국의 또 다른 일부 항만들 역시 미중 무역전쟁이 미국과 중국 간의 계속되는 무역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키고 이것이 미국 항만의 공급체인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