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스, 아마존 항공 특송 서비스 계약 종료

잠재적 경쟁관계로서 아마존 본격 인식
아마존 자체 물류 소화 능력 시험대에

2019-06-12     최홍석

미국의 특송업체인 페덱스(FedEx)가 아마존(Amazon)과 맺은 항공 특송 서비스 계약을 종료한다. 자체배송을 확대하고 있는 아마존을 잠재적 경쟁기업으로 인식하는 한편, 보다 폭넓은 전자상거래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페덱스는 최근 발표를 통해 오는 6월 30일자로 만료되는 아마존과의 항공 특송 서비스 계약을 더 이상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아마존과의 항공 운송 분야에만 해당하는 것이며 페덱스와 아마존간의 다른 계약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 같은 페덱스의 결정은 최근 신규 배달 비즈니스와 물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아마존의 경영 전략과도 연관이 있다. 자체 배송 비중을 늘려나가고 이를 통해 막대하게 소요되는 물류비를 절감해 나가겠다는 아마존을 잠재적 경쟁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아마존은 올 초 발표한 연간 보고서에서 경쟁업체 그룹 부문에 ‘운송 및 물류서비스(transportation and logistics services)를 처음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페덱스는 아마존과의 항공 특송 서비스 계약은 더 이상 갱신하지 않지만 월마트(Walmart)나 타겟(Target) 등과 같은 또 다른 대형 유통업체들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보다 폭 넓은 전자상거래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페덱스는 아마존이 자사의 지난해 총 매출의 1.3% 미만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페덱스의 이와 같은 결정에 아마존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페덱스의 결정을 존중하며, 수년 동안 아마존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그간 꾸준히 비용을 줄이기 위한 자체배송을 준비해왔다. 프리미엄 고객들을 대상으로 보다 빠른 배송을 제공하던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 뿐 아니라 자전거 배송을 이용하여 최대 1시간 이내 배송을 목표로 하는 ’아마존 프라임 나우(Amazon Prime Now)를 비롯, 드론을 이용하여 30분 이내에 고객에게 물품을 전달하도록 설계된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 시애틀 등 일부 도시에서는 운송업체가 아닌 수많은 개인 운전자와 직접 계약해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아마존 플렉스(Amazon Flex)’ 등이 그것이다.

가장 최근에는 인접 지역 배송을 위해 차도가 아닌 인도에서 주행하는 자율 지상 로봇 ‘스카우트(SCOUT)’를 공개한 바 있으며 중국법인 등을 통해 NVOCC(무선박운송사업자)에 진출한 것을 비롯하여 2021년까지 미국 켄터키주의 신시내티/노던켄터키 국제공항(CVG)에 15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항공화물 허브 설립을 계획 중이다.

비용뿐만 아니라 보다 신속한 배송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기존 이틀 배송 혜택을 제공하던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 고객에게 이틀이 아닌 하루 배송혜택을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 때문에 페덱스는 5월 들어서만 일주일에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아마존의 물품을 배송할 계획을 세워야 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처럼 자체 배송 비중을 늘려나가는 등 물류를 장기적인 미래 먹거리로 삼은 아마존이지만 이번 페덱스와의 항공 특송 서비스 계약 연장 불발로 인해 아마존의 자체 물류 소화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