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우정노조, 내달 9일 전면 총파업 선포

상반기에만 집배원 9명 잇따른 돌연사
집배원 주5일제 및 인력 증원 요구

2019-06-19     최홍석
▲ 전국우정노조가 13일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파업 투쟁에 돌입할 것을 선언했다.

전국우정노조가 다음달 9일 전면 총파업을 선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우정노동조합(위원장 이동호, 이하 우정노조)은 6월 13일 오전 11시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집배원 인력증원 및 완전한 주 5일제 쟁취를 위해 우정사업 역사상 처음으로 총파업 투쟁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일반적인 공무원노동조합은 파업을 할 수 없으나, 우정노조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노동운동 등이 허용되는 현업 공무원으로 구성되어 파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공무원노동조합이다.

총파업 이유 "집배원 죽음 행렬 멈추기 위해"

우정노조는 당초 노사 합의사항이었던 ‘집배원 인력증원’과 ‘완전한 주5일제’의 시행과 관련 “우정사업본부가 ‘돈이 없다’는 이유는 인간답계 살고 싶다는 집배원의 최소한의 바람을 무참히 짓밟고 있다”며 “중노동 과로로 인한 집배원의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총 9명의 집배원이 돌연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월 13일 공주우체국 소속 30대 A집배원이 돌연 숨지는데 이어 가장 최근인 19일 충남 당진우체국 소속 집배원 A(49)씨가 자신의 자택 화장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어 현재 경찰이 사고경위 조사 중에 있다. 우정노조는 이 같은 집배원의 돌연사를 과로로 인한 사망이라고 주장하며 집배원의 연이은 과로사, 사망사고 등을 근절하려면 2000여명의 인력증원이 필요하다는 우정사업본부 추진단의 권고안을 즉각 이행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정노조는 우정사업본부와 4월 12일부터 6월 10일까지 총 7차례 본 교섭과 수십 차례 실무교섭 및 협의를 진행했으나, 교섭에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자 교섭 결렬을 선언한데 이어 지난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필수유지업무 유지·운영수준 결정 신청서를 접수했다.

노조는 “우정사업본부가 교섭 진행 과정에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오히려 경영위기를 볼모 삼아 책임 전가하는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여 왔다. 총파업에 따른 사회적 혼란과 물류대란은 전적으로 우정사업본부에 있음을 명확히 밝히며 우정노조는 집배원 인력증원 및 완전한 주5일제를 쟁취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쟁의조정 신청을 시작으로 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투쟁리본/조끼 패용 후 근무 ▲전 조합원 정시출퇴근 ▲집배원 토요근무 거부 등 투쟁계획을 수립했다.

우정노조는 쟁의조정 15일 기간 동안 조합 요구안이 이행되지 않을 시 6월 30일 파업 출정식을 열고 7월 9일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13일 오후 1시부터 8개 지방 본부 위원장, 제주지역 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11차 긴급지방본부위원장 회의’를 개최해 총파업 절차에 대한 세부적 논의와 함께 총력투쟁 결의를 다졌다.

우본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노력 중"

한편 이와 관련해 우정사업본부(본부장 강성주, 이하 우본)는 집배원 인력증원과 관련, 재정상황 악화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도 인력증원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며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향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본은 “금년 들어 우편물량 감소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재정상황이 악화되어 지금 당장 인력증원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지만 향후 어려운 재정 여건과 우편시장 전망, 우편물량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할 계획이며, 우정노조와 인력 확충, 집배업무 경감, 산업안전보건관리 등 긴밀히 협의하여 향후에도 현안 개선 노력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우편 물량의 지속적 감소 추세에도 불구,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지난 3년간 집배 인력을 1700여명 증원했으며, 상시계약집배원 등 3000여명을 올해까지 공무원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정노조의 또 다른 요구조건인 주5일제와 관련해서는 서민생활 불편을 이유로 들어 수용이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우본은 “토요배달은 최근 라이프스타일 고려시 보편화된 택배서비스로 토요배달 중단시 서민생활 불편이 초래될 수 있으며, 해외 대부분 국가에서도 토요일 배달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우정노조가 요구한 집배원 집배보로금 인상, 우편물 구분 요원 발착보로금 인상, 집배원 등 상시출장여비 인상 등과 관련해서는 “현재 집배·발착 보로금 예산도 8월말 소진 예정으로 보로금 인상은 불가능하며, 올해 국회에서 편성된 예산범위 내에서 상시출장여비를 지급하고 있으며 추가 인상은 국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입장을 밝혀 적지 않은 입장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