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2대조선소 합병, 거대조선소 탄생

CSSC·CSIC 전략적 합병 계획 발표
시장 점유율 17%, 거대조선그룹 탄생

2019-07-04     한국해운신문

중국의 2대 조선그룹인 중국선박공업집단(CSSC)과 중국선박중공집단(CSIC)이 합병을 결정함에 따라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에 이서 거대조선그룹이 탄생하게 됐다.

CSSC와 CSIC은 7월 1일 전략적인 재편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두 그룹 산하의 상장 자회사 8개사는 7월 2일 합병을 위한 전략적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룹에서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CSSC와 CSIC의 합병이 완료되면 세계 선박건조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17%( 2018년 건조실적 1041만gt)까지 상승하게 된다. 이는 이미 합병을 결정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점유율 21%(1218만gt)에 이은 세계 2위로 초대형 조선그룹의 탄생을 의미한다.

세계 조선업계는 중국 2대 국영 조선그룹의 합병으로 중국정부의 지원이 더욱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조선은 특히 벌크선 건조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세계 시장 점유율 40%로 이 분야의 절대 강자라고 할 수 있다. LNG, LPG 등 가스선 건조분야에서는 한국과 일본에 뒤지고 있었지만 세계적인 가스 수요의 증가를 배경으로 LPG선 건조량을 늘려나가고 있어서 향후 한국, 일본과의 수주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NG선 분야에서도 CSSC의 자회사 후동중화조선이 세계 최대 규모인 27만㎥급 LNG선 개발을 추진하는 등 꾸준히 기술력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

중국 2대 조선그룹의 합병에 대해 일각에서는 “국제경쟁력을 높여 해외 조선소들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선소 캐퍼는 변화가 없겠지만 두 그룹이 함께 후판이나 기자재 등을 공동으로 조달하게 되면 조달 비용이 낮아져 가격 경쟁력은 더욱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을 내놓고 있다.

CSSC와 CSIC는 1999년 7월 1일 국영조선소였던 중국선박공업총공사를 2개로 나누어 각각 탄생했다. 당시 CSSC와 CSIC를 분리했던 것은 정부 주도로 운영되는 조선산업에 상호 경쟁을 유도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실제로 중국조선은 10년만에 건조량 세계 1위 (3600만gt)에 올라섰다.

중국 2대 조선그룹의 합병은 조직을 개편하고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심사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합병이 실질적으로 실현되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조선소간 합병은 최근에 나타난 세계 조선업계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1위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합병을 별표한 것이 그 시초인데 양 조선소 노조가 반발하고 있고 국내외 경쟁당국의 심사도 통과해야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일본도 JFE그룹의 유니버셜조선, IHI그룹의 IHI Marine United(IHIMU)가 2013년 1월에 합병해 Japan Marine United(JMU)를 출범 시킨 바 있다. 반면 미츠비시중공업그룹과 미츠이E&S 홀딩스 그룹은 각각 조선사업을 분사화(미츠이E&S는 지주 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사업의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중국에 합작조선소를 설립해 2017년 3월부터 상선 건조의 축을 일본에서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선박해양사업의 구조 개편을 발표하고 현재 구체적 방안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일본 조선소들은 합병 추세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해 국제경쟁에서 밀리는 추세다. 최근에는 일본조선소를 후원하던 일본선사들 조차 한국이나 중국으로 눈길을 돌리는 바람에 일본의 해사클러스터가 깨졌다는 자조 섞인 말들이 일본 조선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 조선업계는 일본 정부에 요청해 경쟁상대국 조선소들을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일본국토교통성과 경제산업성을 연계해 한국조선업에 대한 WTO 제소를 단행하는 등 한국조선소에 대해 공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