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해양진흥공사 되어 달라”

해진공 창립 1주년 특별 좌담회 개최

2019-07-10     곽용신
▲ 해양진흥공사가 창립 1주년을 맞아 특별 좌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윤민현 박사, 우수한 중앙대 교수, 이인애 해사문제연구소 이사, 김영무 선주협회 부회장, 정우영 광장 변호사, 조규열 해진공 본부장.

한국해운산업을 재건하라는 특명을 부여받고 설립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창립 1주년을 맞아 지난 7월 5일 부산 해운대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설립 1주년 기념식이 개최됐다. 해양진흥공사는 첫 생일을 맞는 잔칫날 쓴 소리를 듣겠다며 해운전문가 패널들을 불러놓고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해양진흥공사가 지난 1년간 설립과 동시에 많은 일들을 해왔다는데 토를 다는 패널들은 없었다. 오히려 공사가 지난 1년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후한 평가가 이어졌다.

다만 이날 패널들이 공통적으로 공사 마음가짐에 아쉬움을 표했다. 법무법인 광장의 정우영 대표변호사는 “해운업계가 어렵다보니 공사가 참여하지 않으면 선박금융이 안된다. 그렇다보니 공사가 (의도하지 않았지만)갑이 돼버렸다. 좀 더 을의 자세로 선사들에게 자세히 설명을 해주어서 오해나 불평이 없도록 해야 한다. 다른 기관들과도 나를 따르라 식보다는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정우영 변호사는 선사들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상품별로 다양한 종류의 약관을 만들어 미리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 변호사는 “무역보험공사에는 20여개의 약정서가 있다. 상품별로 다양한 약관을 만들어서 시장에 미리 설명을 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미리 설명을 잘해주면 그만큼 불평이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한국선주협회 김영무 상근부회장도 “공사가 지난 1년간 열심히 노력해 주신 덕분에 우리 해운업계에 많은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다만 공사가 열심히 일은 하지만 갑질을 한다는 말도 들려온다. 선사들은 시중은행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공사를 찾는다. 공사가 좀 더 열린 마음으로 국적선사들이 마음을 다치지 않게 세심한 배려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영무 부회장은 또 “공사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공사 설립후 정책금융기관들이 수익성이 좋은 CVC 계약을 가진 선박에 대한 금융조차 공사 보증을 요구하는 부작용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고 더불어 앞으로 공사가 시황 변동시 금융권들이 선사들에게 LTV 추가담보를 요구하는 문제에 대한 해법이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도 공사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문성혁 장관은 “업계에서 해양진흥공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관심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것이고 기대가 크면 실망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업계로부터 환영받는 공사가 되달라”고 당부했다.

문성혁 장관은 이어서 “공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지만 항상 잊지 말야할 것이 공사의 사명이 해운재건을 통한 대한민국의 미래 설계라는 점이다. 해운업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국가기간산업이다. 한국해운이 비록 지금은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잠재력이 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적선사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와 공사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해양진흥공사 조규열 정책지원본부장은 “공사가 을의 자세로 좀 더 세심하게 고객들의 어려움을 살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우영 변호사님이 제안해주신 약관 문제는 이미 개정작업을 진행 중인데 고객들에게 미리 공개하고 충분히 설명을 드려서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