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항공화물 침체, 언제까지?

8월 3.9%↓, 10개월 연속 반등 실패
미중 무역분쟁·홍콩시위 등 악재 여전

2019-10-15     최홍석

전 세계 항공화물 감소세가 끝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8월에도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최근 10개월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인데, 문제는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침체가 쉽게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IATA)가 발표한 8월 전 세계 항공화물 물동량에 따르면 FTK(화물톤킬로미터, Freight Tonne Kilometers)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월 0.1%의 반짝 반등에 성공했던 것을 제외하면 최근 10개월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항공화물의 전년 대비 증감률은 지난해 11월부터 감소세를 기록하기 시작하여 지난 2월과 4월 –4.7%를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이후, 두 달 뒤인 6월 –4.8%로 상황이 더 악화됐다. 이후에도 좀처럼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며 7월 –3.2%에 이어 8월에도 감소세를 기록한 것.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간 침체이다.

무엇보다도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한 전 세계 정치적 불확실성이 세계 항공화물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홍콩 시위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화물 허브인 홍콩국제공항이 일시적으로 폐쇄된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IATA는 분석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신규 제조 수출 주문과 더불어 글로벌 구매 관리자 지수(PMI)의 지속적 감소 역시 항공화물 침체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전 지역에서 수출 주문이 감소했다고 IATA는 밝혔다.

한편 항공 화물 공급 능력을 나타내는 AFTK(유효화물톤킬로, Available Freight Tonne Kilometers)는 전년 동월 대비 2% 증가하며 최근 17개월 중 16개월이 공급능력 성장률이 수송량 성장률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8월 한 달간 지역별 항공화물 실적을 살펴보면 아시아 태평양 및 중동 지역 항공사들이 경우 전년 같은 달에 비해 항공화물량이 급격히 감소한 반면, 북미와 유럽 지역은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덜했다. 또한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 항공사들은 항공화물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태평양 항공사들의 경우 8월 들어 항공화물 수요가 전년 동월 대비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제 둔화와 함께 미중 무역분쟁이 해당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홍콩 시위로 인한 홍콩국제공항의 일시적인 패쇄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전체 항공화물 FTK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달하기 때문에 이 지역이 전반적인 항공화물 물동량 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IATA는 설명했다. 같은 기간 화물 공급 능력은 2.3% 증가했다.

북미 지역 항공사들의 8월 항공화물 실적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시아-북미간 노선의 계절성 화물이 전년 동월 대비 5% 가량 감소했으며, 역시 마찬가지로 미중 무역분쟁과 이로 인한 비즈니스 신뢰 하락이 계속해서 이 지역 항공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IATA는 분석했다. 같은 기간 동안 화물공급 능력은 1.3% 증가했다.

유럽 지역 항공사들은 8월 들어 항공화물 수요가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독일 수출업체의 제조 여건 악화, 경기 침체 우려 및 브렉시트(Brexit)에 대한 지속적인 불확실성이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 공급 능력은 같은 기간 3.3% 증가했다.

중동 지역은 7월에 이어 8월에도 모든 지역 중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 지역 항공사들의 8월 항공화물 실적은 전년 대비 6.7% 감소했는데 이는 무역 긴장 고조로 인한 글로벌 무역 및 항공사 구조조정의 둔화, 유가 변동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화물 공급 능력은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타 지역 항공화물 물동량이 모두 감소세를 기록한 반면,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은 8월 들어 수요가 증가했다. 남미 지역은 전년 동월 대비 0.1% 증가했으며, 특히 아프리카 지역은 8%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아프리카 지역은 6개월 연속 항공화물 증가세를 기록 중인데 아시아와의 강력한 무역 및 투자 연계가 그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