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선사, 화물사고 정보 공유하자"

문병일 전무 "사고정보 공유, 경쟁대상 아냐"

2019-11-10     곽용신
▲ KP&I 문병일 전무가 6일 개최된 마린머니포럼에서 주제 발표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머스크라인의 1만 5262teu급 Maersk Honam호 폭발 사건, 고려해운의 1600teu급 KMTC HONGKONG호 폭발 사건의 공통점은 허위로 적하목록이 신고된 위험화물이 적재돼 있었다는 것이다.

위험화물은 IMDG코드(국제해상위험물 규칙)에 따라 엄격하게 선적 관리돼야 사고가 발생하지 않지만 일부 화주들은 비용적인 문제와 IMDG코드 이행의 복잡성 등을 이유로 허위로 적화목록을 신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허위로 신고된 적하목록 때문에 제대로 선적 관리되지 못한 위험화물은 결국 대형 폭발사고를 일으키게 된다. 그러면 허위 신고된 위험물 때문에 발생하는 선박 사고는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까?

한국선주상호보험(KP&I) 문병일 전무는 11월 6일 부산에서 개최된 마린머니 한국선박금융포럼에서 화물과 화주, 사고를 일으켰던 화물에 대한 정보와 경험들을 선사 상호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병일 전무는 "허위로 적하목록이 신고된 위험화물의 폭발사고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발생한다. 이러한 선박사고는 해양환경오염을 발생시키고 선사의 명예 실추 및 사업 중단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선사들과 보험회사들은 사고 데이터와 사고 예방 대책을 공유하는 꺼린다"고 지적했다.

선사와 보험회사들이 사고 데이터와 사고 예방 대책의 공유를 꺼리는 이유에 대해 문전무는 "사고에 대한 정보와 경험의 공유가 경쟁력의 공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양사고 예방은 생명과 직결된 것으로 경쟁에 우선돼야만 한다. 선사와 보험사들이 각자 축적한 사고 관련 정보들을 공유하고 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들을 만들고 이것을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전무는 CINS(Cargo Incident Notification System ;  화물사고 통보시스템)가 선사간 정보 공유의 좋은 예라고 지적했다. CINS는 2011년 설립된 조직으로 머스크라인, MSC, CMA  CGM 등 메이저 원양정기선사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웹사이트(www.cinsnet.com)를 통해 화물사고와 관련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국적선사중에서는 유일하게 현대상선만이 CINS에 참여하고 있다.

문전무는 "CINS처럼 국적선사들도 화물사고와 관련된 정보와 경험을 상호 교환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대응할 것을 제안한다. 선사뿐만 아니라 보험회사, 선급,  구조소방전문가 등도 참여해 화물사고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상호 공유해 나가야  화물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문전무는 IG클럽 손해방지센터에 로컬 P&I클럽들까지 개방해 화물사고에 대한 정보와 예방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전무는 "P&I클럽들은 손해 방지 솔루션을 찾기 위해 자체적으로 사고 관련 자료와 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행하고 있다. 선사들과 선원들이 이러한 사고 예방 가이드라인을 읽고 준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또한 더 효율적인 사고 예방 솔루션을 찾으려면 IG클럽 손해방지센터를 로컬P&I클럽에까지 개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문전무는 "화물사고를 줄이려면 사고 정보를 축적해 예방 대책을 만들고 이 대책들을 선사들이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제를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결국은 협력이 필요하다. 선사간 협력, P&I클럽간 협력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대책을 만들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