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리쇼어링 도전, 실패로 끝나나

獨·美 스피드팩토리 폐쇄 결정
스피드팩토리 기술은 유지키로

2019-11-13     최홍석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리쇼어링 현상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되던 아디다스가 최근 미국과 독일의 스마트 팩토리를 폐쇄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CNN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독일과 미국에 건설해 가동해 왔던 일명 ‘스피드팩토리(Speed Factory)’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아디다스는 기존 스피드팩토리를 2020년 4월까지만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이후에는 생산지를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다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아디다스의 ‘스피드팩토리’는 그간 4차 산업혁명 기술 발달로 인한 제조업의 본국 회귀현상, 즉 리쇼어링의 신호탄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기술의 발달로 로봇의 단가와 이를 이용한 생산 비용은 점차 저렴해지는 반면, 개발도상국의 인건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해왔으며 이에 따라 제조 공장을 본국으로 다시 옮겨 생산 비용은 물론, 생산지와 소비자의 거리를 보다 좁혀 물류비용까지 절감하는 1석2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스피드팩토리’는 사람 대신 지능화된 로봇이 신발을 생산하는 ‘스마트공장(Smart Factory)’으로, 아디다스는 지난 2016년 독일 바이에른 인근 안스 바흐 남부 지역에 처음으로 스피드팩토리를 가동한데 이어, 2017년에는 미국 애틀랜타 인근에 두 번째 스피트팩토리를 개장하며 그간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아시아 생산의 일부를 유럽 및 미국으로 옮겨왔다. 특히 독일 스피드팩토리의 경우 개장 당시 23년만의 리쇼어링이라는 점에서 제조업 강국인 독일의 부활 신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스피드팩토리를 통해 아디다스는 로봇을 통한 자동화공정으로 연간 50만 켤레의 운동화를 생산하면서도 공장 내에는 단 10명의 인원만이 상주하면서 기계가 할 수 없는 핵심 공정에만 작업에 개입하게끔 설계했다. 이는 기존 생산 시스템에서 같은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하는데 약 600여명의 인력이 필요했던 것과 비교하면 실로 놀라운 변화이다. 뿐만 아니라 고객의 니즈에 맞는 수만 개의 옵션 적용이 가능한 커스터마이징 신발을 단 5시간 만에 생산해내고 주문 2일 안에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현해 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번 아디다스의 스피드팩토리 폐쇄 결정 배경을 궁금해 하고 있지만 정작 아디다스는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아디다스는 독일과 미국에 적용했던 스피드팩토리의 기술을 현재 베트남과 중국의 생산 공장에도 적용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개발도상국에서의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아디다스의 Claudia Lange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과 관련해 “이번 결정은 재정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조직적인 이유”라고 짧게 밝히면서 “아디다스 제품의 90% 이상은 아시아에서 제조된다”고 강조했다.

아디다스의 글로벌 운영 책임자인 Martin Shankland는 “스피드팩토리는 아디다스의 제조혁신을 촉진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아디다스는 앞으로 공급 라인을 현대화하고 상품 생산에 4D 기술을 적용하는데 더 많은 자원과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