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시장, 결국 쿠팡·네이버 싸움”

민정웅 “네이버, 결제 위주 틈새시장 공략”
“올해 쿠팡, 14조원 거래액 달성 예상”

2019-12-09     최홍석

현재 절대적 강자가 없는 국내 유통시장 구조에서 결국엔 쿠팡과 네이버가 넘버원 자리를 놓고 다투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와 주목된다.

인하대학교 물류전문대학원 민정웅 교수는 6일 개최된 2019년 미래물류기술포럼 종합세미나에서 ‘아마존 플랫폼 전략을 통해 살펴 본 한국 이커머스 시장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갖고 다른 나라와 달리 과반수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에는 쿠팡 또는 네이버가 우리나라 유통시장을 잠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정웅 교수는 전 세계 제1의 전자상거래 기업이며 독보적인 리더인 아마존 플랫폼 전략에 대해 설명하며 쿠팡은 아마존을 벤치마킹하고 있고, 네이버는 중국의 알리바바를 벤치마킹한 전략으로 조용히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을 보면 이베이 코리아가 13.5%로 1위 , SK 11번가가 8.1%로 2위, 쿠팡이 7.1%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등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없는, 말 그대로 절대적 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반면 주요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리딩기업들이 해당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6%에 이른다. 중국의 알리바바의 경우 58%, 미국의 아마존은 최근 50%를 넘어서는 등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굉장히 시장 자체가 파편화 되어 있고 유통시장 자체도 쪼개져 있는 형태라고 민 교수는 밝혔다.

이러한 절대적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어느 순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 네이버라는 것이 민 교수의 설명. 네이버는 아직까지 제품을 사입해서 물건을 판매하지는 않지만 네이버를 통해 제품이 리스팅되고, 그 안에서의 가격비교를 통해 소비자의 구매까지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판매가의 약 2%를 광고 수수료 명목으로 얻고 있다.

민 교수는 이처럼 네이버가 비록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그 성장세가 굉장히 놀랍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자체 쇼핑몰인 스마트스토어의 입점 수가 24만개를 넘어섰고 네이버의 결제 시스템인 N-Pay 가맹점 수도 작년 기준 26만개를 넘어설 정도로 결제를 중심으로 한 유통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성장률로만 놓고 따져보면 쿠팡이 더 크긴 하지만 네이버 역시 실제로 거래되는 금액의 성장률만 보더라도 작년 기준 50% 이상 성장했으며 유통 쪽에서 소리 소문 없이 세력을 넓히고 있다고 민 교수는 밝혔다.

반면 쿠팡의 경우 압도적인 고객 충성도와 빠르고 편리한 배송으로 승부를 하고 있다. 쿠팡맨, 로켓배송 등 물류에 대한 막대한 투자 등 계획된 적자로 영업손실은 큰 상황이지만 이와 함께 폭발적인 성장도 함께 이뤄내고 있다. 당장 올해 거래금액만 하더라도 전년 대비 65~70% 가량 증가한 13~1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곧 시장점유율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민 교수는 전망했다.

민 교수는 “재미있는 것은 이 같은 네이버의 결제 중심 유통 플랫폼이 중국의 알리바바와 상당히 흡사하며, 쿠팡의 물류에 대한 투자는 아마존을 닮아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도 자사의 쇼핑몰인 티몰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제품을 사입하지 않는 마켓플레이스 형태로 사업 영역을 구축하고 있으며, 또한 알리페이라고 하는 금융서비스를 통해 오늘날 알리바바라고 하는 거대기업으로 거듭난 바 있다. 아마존 역시 미국의 그 어느 혁신적인 IT기업보다도 많은 R&D 비용을 쏟아붇고 있으며 자체 배송을 높이기 위한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민 교수는 "상황이 계속 이렇게 전개된다면 국내에서 높은 고객 충성도를 기반으로 절대적인 트래픽을 자랑하는 네이버가 향후 유통시장의 잠재적 최대 경쟁자로 떠오를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