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케이프 신조선가 20% 싸다”

BHP빌리턴 입찰 대부분 中조선소 선호
경험 축적, 일본과 품질 차이 거의 없어

2019-12-25     곽용신

대형 벌크선을 주력으로 건조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 조선소들의 신조선가가 최근 들어 20% 가까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조선소들이 최근 제시하는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의 신조선가는 일본 조선소들이 제시하는 신조선가보다 20% 정도 저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최근 진행되고 있는 호주 철광석 메이저인 BHP빌리턴의 철광석 장기운송계약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선사들이 일본 조선소보다 중국 조선소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메이저 화주의 장기운송계약의 경우 중국 조선소가 건조한 선박보다는 품질이 우수한 일본 조선소가 건조한 선박을 선호했지만 중국과 일본 조선소간 선가 차이가 20% 이상 벌어진데다가 중국 조선소가 건조한 벌크선의 품질이 일본산에 비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중국 조선소를 선호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선사들로서는 신조선가 20% 이상 저렴한 선박을 확보하면 화주가 진행하는 장기운송계약 입찰에서 경쟁력있는 용선료를 적어낼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경향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2017년 하반기 진행됐던 브라질의 철광석 메이저인 발레(Vale)의 32만 5천dwt급 VLOC 30척에 대한 장기운송계약 입찰에서 신조선가 경쟁력을 가진 중국 조선소에서 신조하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한 한국과 중국 선사들이 장기운송계약을 나눠가졌다.

당시 32만 5천dwt급 VLOC 신조선가는 일본 조선소가 척당 9천만 달러, 중국 조선소는 7천만 달러 후반대를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소로부터 경쟁력있는 신조선가를 확보해 장기운송계약 입찰에 참여해야 보다 경쟁력있는 용선료를 적어내 계약을 따 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최근 진행되는 철광석 장기운송계약 투입용 벌크선 입찰은 대부분 중국 조선소들이 가져가고 있다.

최근 중국 양대 국영 조선그룹인 CSSC와 CSIC가 통합해 출범한 CSG 산하의 주력 조선소들의 경우 케이프사이즈 이상 대형 벌크선을 건조 노하우를 충분히 축적해 놓고 있고 신조선가도 20% 이상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대형벌크선 신조 분야에서 경쟁해왔던 일본 조선소들이 크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10년전만 해도 중국 조선소들이 건조한 대형 벌크선의 품질이 좋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건조 경험이 축적되면서 품질상으로 일본산 벌크선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선 벌크선의 품질이 좋기는 하지만 20%이상 차이나는 신조선가를 극복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대형벌크선 신조선가가 중국과 일본 조선소간 20%이상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조선소나 일본 조선소나 강재 가격은 거의 차이가 없고 기자재의 경우 핵심 부품은 대부분 유럽이나 일본산이기 때문에 기자재 가격에서도 차이가 많지 않다. 결국 중국 조선소와 일본 조선소가 선가차이는 인건비에서 발생하는데 양국간 인건비차이가 약 20% 정도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분석은 일본 조선소들의 경우 시설투자비용을 매년 감가상각으로 비용처리해 반영하지만 중국 국영 조선소들의 경우 국가 예산으로 시설투자를 하고 이를 감가상각 비용으로 대차대조표에 적용하지 않고 있어 보다 저렴한 신조선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