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항공화물, 2009년 이후 최악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3.3%
12월 항공화물 물동량은 2.7% 감소

2020-03-09     최홍석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세계 항공화물 물동량의 지난해 물동량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IATA)는 지난해 12월 전 세계 항공화물 물동량이 FTK(화물톤킬로미터, Freight Tonne Kilometers)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2019년 총 물동량 역시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2년 이후 7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했던 전년 대비 9.7% 감소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IATA는 지난해 0.9% 증가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했던 전 세계 무역 성장률, 특히 수출 주문 감소와 제조업 경제의 GDP 성장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IATA 사무총장 겸 CEO인 Alexandre de Juniac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항공화물이 최악의 해를 보낸 이유는 미중 무역분쟁 등 무역적인 긴장 때문이었다. 이러한 긴장이 차츰 완화되고는 있지만 최근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문제로 인해 전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문제들이 해소되면 확실히 경제성장을 견인하겠지만 2020년은 항공화물 산업에 있어 또 다른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항공 화물 공급 능력을 나타내는 AFTK(유효화물톤킬로, Available Freight Tonne Kilometers)는 12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2.8% 증가하며 20개월 연속 공급능력 성장률이 수송량 성장률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지역별 항공화물 물동량을 살펴보면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지역이 모두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물동량이 전체 화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6%로 가장 높았으며 북미와 유럽이 각각 24.2%, 23.7%로 소폭 증가했다. 중동 지역의 비중은 13%로 전년과 비슷했으며,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은 1.8%와 2.8%를 기록해 미세한 증가를 보였다.

12월 아시아 태평양 항공사들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물동량이 3.5% 감소했으며 이로서 지난 한해 물동량은 5.7% 감소해 전 지역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아시아 지역의 경우 세계 제조업의 주요 거점인 만큼 FTK 기준 전년 대비 8% 물동량이 감소하는 등 모든 지역 가운데 특히 국제 무역 긴장과 글로벌 성장 둔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북미 지역 항공사들은 12월 들어 전년 대비 3.4% 감소했으며 2019년 전체 물동량은 1.6% 감소했다. 올 하반기 무역긴장과 미국 경제활동 하락이 감소의 주요인으로 지목됐으며, 특히 국제화물 부문에서 물동량이 전년대비 5.6% 감소해 2012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유럽 지역 항공사들의 12월 물동량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으며 2019년 전체적으로는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브렉시트(Brexit) 불확실성과 함께 제조업 중심의 독일 경제의 약세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 지역도 북미 지역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국제화물 부문에서 –1.2%를 기록, 2012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중동 지역 항공사들은 12월 들어 전년 대비 3.4% 감소했으며 2019년 전체로는 4.8% 감소해 모든 지역 가운데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다음으로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 지역의 경우 항공사 구조조정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중단, 글로벌 무역 악화 등이 화물 실적 약화의 주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남미 지역 항공사들은 12월 들어 전년 대비 5.3% 물동량이 감소하며 전 지역 가운데 가장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화물 공급 능력 역시 전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3.1%) 했다. 2019년 전체를 놓고 보면 전년 대비 0.4% 감소에 그쳐 아프리카에 이어 두 번째로 성적이 좋긴 했지만 여러 주요국의 사회적 불안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하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국제화물 부문 실적(-2.4%)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아프리카 지역 항공사들의 경우 12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10.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연간 실적 역시 전년 대비 7.4% 증가하는 등 전 지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해 화물 공급 능력 역시 13.3%로 가장 높았으며 아시아와의 투자 연계 등에 힘입어 이 같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2019년 및 12월 전 세계 항공화물 주요 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