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안항만 노동협약협상 큰 진전 없어

협약 만료 보름 지나도록 새 협약 타결 안돼

2014-07-16     한국해운신문

미국 서안항만 노동협약이 7월 1일자로 만료가 됐지만, 새로운 노동협약이 체결되지 못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서안 29개 항만노동자로 구성된 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ILWU)과 사측인 태평양해사협회(PMA)는 5월 12일부터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지만, 협약 만료 이전에 타결한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 11일 협상이 재개됐는데, 협약 만료가 보름이 지나도록 타결을 짓지 못하면서 지난 2002년 일어난 대규모 파업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노사 양측은 11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협상 재개를 알리고 항만운영은 기존 협약에 준해 이뤄지고 있다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항만기능 정지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하역작업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 단체협약 타결이 늦어지면서 일부 항만에서는 산발적인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에는 트럭운전사 조합들이 연합한 ‘Teamsters’가 LA항 2개 터미널에서 부당노동행위를 당했다며 시위를 벌였고, ILWU 일부 조합원들이 이에 동참하며 하역작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 시위는 ILWU와 PMA가 공동으로 선정한 중재위원이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몇 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위가 Teamsters와 ILWU의 협조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단체협약 협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항만업계에서는 Teamsters와 ILWU가 서로 충돌하는 부분이 많아 공투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시위에서 나타난 협력이 범위를 넓혀간다면 협상장에서 PMA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ILWU가 Teamsters를 끌여들여 PMA를 압박해 단체협약을 조기에 체결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 단체협약 협상은 건강보험 및 연금, 직무범위, 하역자동화 문제가 주요 쟁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002년 협상 타결이 지연되자 ILWU가 태업전략을 들고 나왔고, 이에 PMA가 항만봉쇄로 강경대응하며 서안 해상운송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