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터치웰 부사장

피터 터치웰
피터 터치웰

컨테이너 해운업계는 전 세계 차원의 효과적인 탄소 가격제 도입을 통해 에너지 전환에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뜨겁다.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 사이에서 탄소세가 논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흡했던 규제 당국으로 인해 파장이 일어날 수 있다. 선사들이 탈탄소화를 위한 막대한 비용 중 엄청난 몫을 부담해야 함에 따라 특히 소규모 선사의 재정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는 선사간 합병을 촉진하고 선택과 경쟁을 줄일 수 있다. 

선사들은 이러한 시나리오를 피하고자 IMO에서 효과적인 탄소세 결정을 내릴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IMO는 2050년경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해 선언한 내용을 규제로 명문화하기 위해 향후 2년 동안 심의를 통해 해당 내용을 결정할 예정이다. 

CMA CGM 로돌프 사데(Rodolphe Saadé) 회장은 2월 중순 성명을 통해 "해운업계의 탈탄소화는 기업 하나의 노력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노력과 참여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성명에는 에버그린, 하파그로이드, HMM, 머스크, MSC, NYK, OOCL, ONE, Swire Shipping, Wallenius Wilhelmsen, X-Press Feeders의 최고경영자 발언도 포함되어 있다.

탄소세 달성이 최우선 순위임을 나타내는 듯 이는 세계선사협의회(WSC)의 ‘탄소 배출 제로 운송을 향한 6가지 주요 경로’에서 최우선에 명시되어 있다. 지난해 12월, COP-28(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여한 선사 CEO들은 ‘효과적인 온실가스 가격 책정제’를 포함하는 ‘전례 없는 협력’에 서명하면서 이례적으로 다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해운선사가 직면한 상황과 비슷한 일이 펼쳐지기도 했다. 지난 2월 중순 싱가포르 민간항공청은 2026년부터 창이공항을 이용하여 출국하는 승객에게 항공사의 높은 친환경 연료 사용 비용을 부담시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창이공항의 출국 항공편에서 친환경 연료가 전체 제트 연료의 3~5%를 차지하도록 하는 계획의 일환이다. 항공사 입장에서 보면 항공사가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도록 요구하며 그 비용은 자유 경쟁 시장에서 승객에게 전가하도록 맡기는 것보다 훨씬 바람직한 접근법이다.

해운업은 COVID-19 팬데믹 이전에 수십 년 동안 수익성이 매우 낮았다. 통상적으로 과잉 선복량과 낮은 운임이라는 현실 속에서 안 그래도 경쟁이 심한 해운업계가 탄소제로 연료비 증가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금도 화주 대부분에게 탄소제로 비용을 전가하는것은 매우 어려워하는 실정이다. 선사와 포워더는 화주 극소수만이 현재 탄소제로 서비스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 문제가 컨테이너 선사의 가장 중요한 이슈라는 점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IMO는 작년에 합의한 탄소제로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연료 기준 및 탄소 가격제를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IMO 논의를 면밀히 지켜보는 일부는 일부 회원국들이 자국민의 비용 부담이 높다고 여기거나 다른 국가들 때문에 발생한 것에 대해 공동 부담을 강요받는 상황이라고 여기는 등 탄소세를 둘러싼 논란 때문에 IMO가 [탄소세보다는] 연료 기준에 대한 합의점을 찾으려고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2020년에 도입된 저유황 연료 규정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선사들이 비용 증가를 부담하게 되고 이를 고객에게 전가할 방법을 직접 찾아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피터 제임슨(Peter Jameson) 보스턴컨설팅그룹 상무 겸 파트너는 "2020년 IMO가 도입한 황산화물 규제로 인해 선주가 친환경 연료나 유황 배출 저감 기술에 투자하면서 비용 증가는 고스란히 선주의 몫이 되었다. 이런 선례는 비록 운영자에 초기 재정적 부담을 초래하지만, 규제 의무가 산업 전반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탈탄소화 비용은 효율성이 낮은 소규모 선사들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선사 간 합병을 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유엔무역개발회의 해양운송보고서에 따르면 1996~2022년 상위 20개 선사의 컨테이너 선복량 점유율이 48%에서 91%로 증가했다.

제임슨 상무는 "많은 선사가 추가 비용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면, 친환경 연료 장기 구매계약, 디지털화, 조직력 등을 가진 대형 선사처럼 기본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선사는 더 낮은 가격에 필요한 이익 마진을 창출할 수 있어 상대적인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제임슨 상무는 "친환경 운송 규제 강화만으로 선사들이 어려움에 부닥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탈탄소화 역량이 강하지 않은 소형 선사에 유독 큰 영향을 미치는 등 기존의 불균형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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