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관리선원노조 임금체불 문제 해결

선주와 용선주간 용선 계약 해지됨에 따라 외국항에서 반선을 기다리던 선박에 임금 체불된 채 유기 위험에 처해 있던 21명의 선원이 전국선박관리선원노동조합의 도움으로 전원 본국으로 송환됐다.

전국선박관리선원노동조합(위원장 박성용)에 따르면 7만 5500dwt급 파나막스 벌크선 로터스 썬호(1995년 건조)는 지난 2월, 경영악화로 BBCHP 용선주인 로터스상선이 선주이자 채권자인 국내 은행에 용선료를 지불하지 못하자 용선계약이 해지돼 반선을 위해 홍콩항에 계류돼 있다. 문제는 로터스 썬호에 한국인 선원 2명, 필리핀 선원 19명 등 총 21명의 선원들이 승선 중이었는데 모두 3개월 이상 임금이 체불된 상황이었던 것. 로터스 썬호 선원들은 지난 2013년 팬 블레스호 사건처럼 외국항에서 기약없이 유기될 위험에 처해 있었던 것이다.

지난 2013년 한국인 선원 4명, 필리핀 선원 16명 등 선원 20명을 태운 범영해운의 2만 7308dwt급 핸디벌커 팬 블레스호(1994년 건조)가 선주의 파산으로 선박연료 대금 50만 달러를 내지 못해 2013년 5월 20일부터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항에 억류됐었고 두 달여 만에 선원들이 본국으로 송환된 바 있다.

당시 팬 블레스호 선원들은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전기와 식량 지원이 끊긴 채 생사의 기로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선주와 채권단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해 결국 선박관리노조가 전면에 나서 송환 문제를 해결했다.

지난 3월 3일 로터스 썬호의 관리회사를 이러한 상황을 처음 파악한 선박관리노조는 주 채권단이자 실선주인 은행을 방문해 선원들의 기본적인 인권보호를 위해 채권단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선원들이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이미 발생한 선원들의 체불임금을 선박우선특권에 따라 최우선 변제해 줄 것은 물론 선박에 머무르고 있는 선원들을 위한 주부식과 연료유, 청수가 조속히 보급될 것도 요구했다. 또한 이렇게 여러 조치를 취하면서도 선주인 은행과의 협상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본선 및 관리회사와 소통하여 진행과정에서의 분쟁을 최소화 하였다.

이와 같은 선박관리노조의 노력으로 선원들은 민원 제기일로부터 채 한 달이 지나기도 전인 3월 30일, 체불된 임금 전액을 수령하고 같은 달 31일에는 선원 전원이 본국으로 귀국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지난 3월 31일, 우리나라 선원들의 귀국길에는 선박관리노조 박성용 위원장과 집행부가 마중해 그간 겪은 노고에 위로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본선의 이 모 선장은 “장기간의 임금체불과 불확실한 상황으로 극도로 예민해진 선내 분위기 속에서 홀로 모든 것을 처리하느라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조합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준 덕분에 큰 사고 없이 마무리 되었고, 이에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간단하게 소회를 밝혔다.

한편 박성용 위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선원법은 선원의 송환비용에 관한 규정과 임금채권에 관한 규정을 두고는 있지만 유기된 선원이 본국으로 송환되기 전까지 지원받아야 할 필수적 생계 부양비용에 관한 부분이 미비하다. 선원 기본 근로조건 향상 정신에 입각한 2006해사노동협약이 올해 1월 9일 우리나라에 발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선주에게는 선원들의 생계, 생존과 직결되는 임금 및 필수부양비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위원장은 또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선원의 유기보험 및 재정보증에 대한 법 제정 등 실질적인 보호 장치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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