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은 LG상사,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수주한 ‘투르크메니스탄 정유설비 현대화 사업’에 대출 2억 달러, 보증 2억 달러 등 총 4억 달러의 금융을 제공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카스피해 연안 투르크멘바쉬(Turkmenbashi) 지역에 위치한 정유설비를 현대화하는 프로젝트다. 총 공사비만 9억4000만 달러로, 투르크메니스탄 정유산업을 관장하고 있는 국영정유회사(TOPC; Turkmenbashi Oil Processing Complex)가 발주했다.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 노후 정유설비의 탈황과 불순물 제거 능력을 향상시켜 경유, 휘발유 등의 정유제품 품질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은의 이번 금융 제공은 전통적 플랜트시장이던 중동지역에서 벗어나 신흥시장인 중앙아시아지역을 개척하는 국내 건설·플랜트기업의 수주를 적극 지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카타르 알카라나(Al-Karanna) 석유화학 콤플렉스 프로젝트(85억 달러), 사우디 아람코(Aramco) CFP 프로젝트(30억 달러) 등 유가하락에 따른 프로젝트 사업성 악화로 발주가 연이어 취소됨에 따라 중동지역의 건설ㆍ플랜트 수주실적이 올 들어 50% 정도 급감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수은은 지난해 투르크 국영가스공사가 발주한 키안리(Kiyanly) 지역석유화학플랜트 건설사업에 7억 달러의 금융을 지원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이번 프로젝트 수주 성공을 위해 적극적인 금융 지원 의사를 표명해 투르크메니스탄 정부와 주요 금융조건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앞서 지난 4월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Gurbanguly Berdymukhammedov)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방한시 양국 정상 임석하에 수은-무역보험공사-투르크 대외경제은행(TVEB)간 금융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수은 관계자는 “세계 4위의 가스매장량을 가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지속적으로 발주되는 석유가스화학 플랜트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한ㆍ중ㆍ일간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다”면서 “어려운 해외건설ㆍ플랜트 시장환경 속에서 이번 수은의 금융 지원이 우리 기업의 투르크메니스탄 석유가스플랜트부문 추가 진출을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은은 이번 금융제공으로 국내 시중은행들의 해외 동반진출도 이끌어내 글로벌 금융진출 가이드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금융진출 활성화를 위해 2억 달러의 보증을 제공한 것이다.

한편 이번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다수의 국내 중견ㆍ중소협력업체들도 현지에 동반 진출할 계획인 만큼 대-중소기업간 해외 시장 공동 개척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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