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 1천억불 예상…서비스 분야 진출 교두보 삼아야

이란 경제제재 해제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오일&가스 시장이 새로 열렸다. 플랜트 수주를 위한 건설업계 움직임이 바쁜 가운데, 조선업계도 이란발 해양플랜트 발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경제제재 해제 이후 이란은 원유와 천연가스 증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란 석유부는 2021년까지 자국 오일&가스 산업에 185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발표했으며, 영국 BBC는 이란 원유시설 인프라 개선비용이 1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Douglas Westwood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까지 이란의 원유 및 가스 생산량이 연평균 4.3%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1일 767만 boe로 예상되는 생산량은 2020년에 908만4000boe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란의 오일&가스 산업 성장은 침체되는 해양플랜트 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어줄 전망이다. KMI 박광서 연구위원은 Douglas Westwood의 보고서를 인용해 향후 5년간 육상분야 성장률이 평균 2%에 달하는 반면, 해상분야 성장률은 7.3%로 예상된다며 해상 유전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위원은 2015년 말 기준으로 이란에서 운용 중인 해양플랜트가 165기에 달하는데, 이를 포함한 중동 해양플랜트 개조 및 유지보수 시장이 2019년까지 연 평균 6.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2016년 시장규모가 26억 달러라는 점에서 2019년까지 116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창출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란 해양플랜트 시장은 국내 업계에게 신조 및 개조 분야는 물론, 서비스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란이 석유개발을 위해 기존 바이백 모델을 대체해 IPC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어서 해외자본의 시장진출 환경이 우호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바이백(Buyback) 모델은 해외 투자자가 일정 기간 동안 유전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이후 이를 반환하는 제도이며, IPC(Iranian Petroleum Contract) 모델은 해외 투자자가 생산량을 미리 예상해 배럴당 고정 생산 수수료를 입찰에 부쳐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IPC 모델을 적용하면 최장 25년 간 유전을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이 IOC(오일 메이저)의 하청기업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란 시장에 진출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투자자금 회수방안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등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란 사회가 서구에 대한 반감이 커 계약 성사까지 수많은 난관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참여를 확정하기 전에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 역시 이란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을 위해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각종 지원사업을 통해 이란에 친한 감정을 조성할 수 있는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양플랜트 서비스시장은 물론, 플랜트, 탱커 및 지원선 수주 등 관련산업의 동반진출도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범정부 테스크포스를 구축해 이란 현지에 터를 닦을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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