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목포해양대학교 교수

<average : 해손ㆍ평균>

해손(海損)을 뜻하며, 어원은 스페인의 아라곤 왕에 의해 집대성된 해사관습법인 Consolato del Mare에 기록된 용어 avaries 또는 averies로부터 유래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avaries; averies는 “개인들의 화물이 각각 지불해야만 하는 비용”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어졌는데, 이탈리아어의 avaria(해손), 스페인어의 averia(해손)로 계승됐다. 북유럽의 해사법인 Wisby 해법에는 avaridge로 쓰여 있다.

avaries나 averies의 어원에 대해서는 ‘가지다’는 뜻을 지닌 라틴어의 habere, 프랑스어의 avoir, 독일어의 haben, 영어의 have로부터 유래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average는 해상에서 유래해 general average(공동해손)의 의미로 발전했고, 육상에서도 비슷한 의미로 사용됐다. 중세 영주에게 보낼 곡물이 운송 도중 분실됐을 경우 이를 당사자들이 분담했는데, 이를 average라고 했다. 결국 average는 분실 또는 소실된 물품에 대한 ‘공동 분담금’인 셈이었다.

현대 영어에서 average는 ‘평균’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는 다른 유럽어에서는 전혀 관계가 없다. 이를테면 독일어에서 평균은 Durchschnitt; Verteilung으로 해손 Havarie와는 완전히 별개의 단어가 사용되고 있고, 프랑스어에서도 평균은 moyen이어서 해손을 의미하는 avarie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다만 프랑스어에서 avarie는 해손 이외에 ‘매독’을 의미하기도 한다. souffrir une avarie와 같이 사용하면 ‘매독에 걸리다’가 되고, avarie는 ‘매독환자’가 된다. 아마도 매독이 콜럼버스에 의해 유럽에 전파된 질병인 관계로 프랑스에서는 ‘바다에서의 손해’라는 의미의 avarie란 단어가 채택된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할 뿐이다.

영어에서 평균은 원래 mean이었는데, 오늘날 mean보다는 average가 더 널리 이용되고 있는 이유는 average, 즉 해손의 정산방법이 비례배분을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었다.

일본의 경우 도쿠가와(德川) 시대에 공동해손을 ‘비교평균분산 계정’ 또는 ‘할부평균계정’이라고도 했고, 투하에 의한 해손의 분담을 ‘합력(ごうりき, 合力:조력)’, 파선(破船)에 의한 해손을 ‘振合(ふりあい, 균형)’, ‘總振(そうふり)’이라고 했다.

한편 average가 16세기 스페인의 세금의 일종인 averia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콜럼버스에 의해 서인도 제도와의 교역로가 열리고, 이들 지역에서 산출되는 금은과 상품들을 스페인으로 운송해야 했다.

스페인은 통상 flota of New Spain와 flota of Spanish main(또는 flota of Tiera Firme) 등 두 선단을 조직해 뉴 스페인 선단은 봄이나 여름에, 스페니쉬 메인 선단은 가을에 스페인을 출항해 겨울을 서인도에서 나고 3월 중순경에 아바나를 출항해 스페인으로 귀항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들 선단은 대포를 장착하기도 했으나, 프랑스와 영국의 사략선에 대응할 수는 없었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서인도 경비 갈레온선으로 호송선단을 조직해 이들 선단을 보호했다. 이들 호송선단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경비는 주로 상무원이 무역에 종사하는 선박과 화물의 가액에 부과하는 averia라는 ‘특별세’로 충당했다. 이 averia는 해손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분담금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1596년 스페인과 잉글랜드 간에 전쟁이 한창일 때는 averia가 7%에 이르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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