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연구본부 강무홍 전문연구원

최근 매체들은 연일 포켓몬GO(Pokemon GO)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아직 국내에는 정식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으나 지역 설정 문제로 속초, 울산 등지에서는 서비스가 가능하게 돼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고 있다.

포켓몬GO가 이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 AR)이라는 기술에 기인한다. 증강현실은 실제 보이는 현실 세계 위에 디지털 정보를 입혀 보여주는 기술로 최근 스마트폰의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해지고 있는 영상기술 중 하나이다. 이러한 증강 현실 기술은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으며, 물류분야에서도 적용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지난 6월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CeMAT 2016에서는 증강현실 기반의 장비들이 많이 전시됐으며, 증강현실 장비를 이용한 지게차교육 시뮬레이터(FL-Simulators, http://forklift-simulator.com), 피킹 시스템(picavi, http://picavi.com)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물류기업인 DHL도 증강현실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Vision Picking 시스템(https://youtu.be/I8vYrAUb0BQ)을 개발해 네덜란드 물류센터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해운분야에서도 증강현실 기반 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오재용 등(2013)1)은 선박의 안전항해를 위해 선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 시스템에 관해 연구했다. 이 시스템에서는 속도, 위치, 심도 등의 자선 운항정보뿐만 아니라 타선의 운항 정보, 항로 및 표지 정보도 함께 표시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국의 롤스로이스는 이보다 더 미래를 보고 증강현실 기반의 무인선박2)을 연구하고 있다. 드론선박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선박은 수천 마일 떨어진 육상 관제센터에서 한명의 파일럿이 원격조종할 수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향후 10년 이내에 이러한 무인선박이 운항될 것이라고 한다.

항만분야에서도 증강현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KIMST가 수행한 ‘IoT 기반 차세대 항만 물류 및 운영시스템 기술 개발 기획연구’에서는 안벽크레인용·야드트럭용 HUD(Head-Up Display) 기반 증강현실 기술을 제안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작업자가 HUD를 통해 다음 작업을 할당받을 수 있고, 또한 갑작스런 물체의 등장 등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효율적이고 안전한 작업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외에도 항만관제시스템, 장비수리, 감시드론 원격조종 등 증강현실 기술을 해운항만분야에 다양하게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미흡한 기술 성숙도, 고가의 장비와 같은 기술적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수년 내 해결될 것으로 전망 된다. 그렇게 되면 해운항만물류분야에서의 증강현실 기술 적용 사례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증강현실 콘텐츠를 선도적으로 개발해 미래를 준비한다면 해운항만분야의 포켓몬GO와 같은 대박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1) 오재용, 박세길, 김선영, 권오석, “안전항해를 위한 선교용 증강현실 서비스에 관한 연구”, 한국항해항만학회지, 제37권, 제3호, p.245-250, 2013.6

2) HUFFPOST TECH, Rolls-Royce’s Vision Of The Future: A Fleet Of Drone Ships Controlled By ugmented Reality, 201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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