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목포해양대학교 교수

<knot : 노트, 선박의 시간당 속력 단위>

중세 영어에서는 cnotta로 쓰였는데, 중세 저지 게르만어의 knotte, 중세 고지 게르만어의 knotze, 네덜란드어의 knot가 모두 같은 어원을 갖고 있다. 원래 게르만어계에 이 낱말들은 ‘마디(knob, knot)’를 뜻했다. 매듭을 뜻했던 knot가 오늘날 선박의 시간당 속력 단위로 사용되게 된 내력은 비교적 잘 알려져 왔다. McEwen과 Lewis가 편찬한 Encyclopedia of Nautical Knowledge(1953)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Knot : chip-log line에 47ft 3inch(14.402m)마다 구분한 매듭에서 유래했다. 28초에 이 매듭이 나간 수가 배가 항해한 속력을 가리켰다. 따라서 ‘ship makes 10 knots or at rate of 10 nautical miles per hour(1시간에 10노트 또는 1시간 10마일을 항해했다)’와 같이 배의 속력 단위가 됐다. 해상에서 거리는 knot라고 쓰지 않고 언제나 mile을 사용했다.

여기에서 chip-log line은 doppler-log 등의 기계식 선박 속력 측정 장치가 개발되기 이전에 사용된 선속 측정 장치다. 여기에서 chip은 wood chip(木片)을 뜻하는데,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반경 15cm 정도의 얇은 목제의 4分圓, 즉 부채꼴 모양의 얇은 목판을 가리킨다. 이 부채꼴 모양의 4분원의 둥근 가장 자리는 구멍을 뚫어 납으로 메워져 있다. 이것을 바다 속으로 던지면 chip이 부채를 거꾸로 세운 모양으로 물속에 흘러가도록 되어 있다.

chip을 사용하기 전에는 작은 나무 막대를 밧줄 사이에 끼워 사용했는데, 나무 막대를 사용했기 때문에 log라고 불렀다. line은 길이 약 150 fathom(274.5m)의 밧줄인데, 보통은 일정한 간격(47ft 3inch)으로 천으로 매듭을 표시했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log-line 끝에 사분원의 목편이 연결되어 있고, log-line은 reel이라고 불리는 ‘얼레’에 감겨 있기 때문에 chip이 물속에 투입되어 흘러가면 line이 얼레에서 풀려나가도록 되어 있다.

이 log-line에는 chip으로부터 계산해 배 길이의 약 ⅔ 지점에 하얀 천이 묶여 있는데, chip으로부터 하얀 천까지의 길이를 stray line이라 불렸다. 선속 측정은 log-line의 하얀 천으로부터의 거리를 기준으로 측정했으므로 이 하얀 천이 log-line의 측정 기준점이 된다.

log-line에는 이 흰 천으로부터 계산해 47ft 3inch마다 매듭을 지어 놓았는데, 기준 천으로부터 첫 번째 47ft 3inch인 곳에는 하나, 두 번째 47ft 3inch인 곳에는 매듭 두 개 등과 같이 매듭의 수를 늘려나가서 매듭의 개수가 5개가 되면 다시 하나로 돌아간다. 이렇게 매듭을 지어놓는 것은 log-line이 일정 시간에 흘러가는 거리를 계산해 쉽게 선속을 계산하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배의 선속의 단위로 knot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매듭에서 유래한 것이다.

여기에서 매듭간의 간격을 47ft 3inch로 하게 된 것은 배가 1시간(3600초)에 1 해리(6080ft)를 항해할 경우 1노트가 되므로, 28초에는 어느 만큼의 거리를 가는지를 비례식으로 계산해 낸 것이다.

• 3600초(1시간) : 6080 ft = 28초 : X ∴ X = 47ft 3inch

따라서 28초용 모래시계를 사용할 경우, 매듭의 간격은 47ft 3inch를 사용해야 하고, 만약 14초용 모래시계를 사용할 경우에는 매듭의 간격을 23ft 7.7inch(7.2m)로 해야 한다. 여기서 28초용 모래시계를 long glass, 14초용 모래시계를 short glass라고 불렀는데, 어느 것을 사용하거나 log-line을 물속에 떨어뜨리고 모래시계를 엎어놓고 다 흘러내릴 때까지 흘러간 매듭의 수가 곧 배의 속력이 된다. 그런데 사와 센페이는 knot와 mile이 같은 뜻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는데, 그 이유는 nautical mile은 지구의 중심에서의 원주에서 1′에 상응하는 지표면상의 평균거리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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