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20개월, 수입 23개월 만에 증가…“수출대책 효과”

수출이 20개월 만에 증가세를 기록했다. 휴가시즌이라는 비수기에 이뤄낸 성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구조 혁신노력의 성과가 가시화된 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수입도 23개월 만에 증가세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16년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2.6% 증가한 401억 달러, 수입은 0.1% 증가한 348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달 수출 감소폭이 커지며 하반기 수출증가세 전환이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지만, 결국 20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무역수지는 53억 달러 흑자로 55개월 연속 흑자기록을 세웠다.

8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조업일수가 지난해 8월에 비해 2일 증가한 것이 컸지만, 주력 품목 수출단가가 상승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됐다. 수출물량은 3.3% 줄어들었지만, 수출단가는 해양플랜트 인도에 힘입어 6.1% 증가했다.

산업부는 자동차 업계 파업으로 9.2억 달러에 달하는 수출 차질이 빚어졌음에도 월간 수출이 20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며, 파업이 없었다면 5% 증가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유망소비재 수출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한데다, 그간 주춤했던 주력품목들도 선전한 것이 수출증가세 전환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 선박 수출 크게 증가, 반도체ㆍ석유화학ㆍ철강도 선방

수출 주력품목 중에서 선박이 8월 수출 증가세 전환 1등 공신이었다. 선박 수출은 해양플랜트와 LNG선 등 고부가가치선 인도에 힘입어 전년 동월대비 89.9% 증가한 32.5억 달러로 반도체, 일반기계에 이어 수출 3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2013년 일시적인 발주증가 덕분이었다.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도 선방한 결과를 내놨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55.9억 달러를 수출하며 2.5% 증가한 성적을 냈다. 지난해 7월 이후 월간 최대 실적이며, 2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기록이다. 신규 스마트폰 출시효과로 메모리 수출 물량이 늘어난데다 수출단가도 안정세를 유지한 결과이다.

수출액 2위 품목인 일반기계는 33.7억 달러로 1.5% 증가했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지만, EU와 일본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간데다 냉ㆍ난방기 수출이 증가하며 수출이 소폭 증가한 결과를 이끌어냈다.

석유화학은 일본발 수혜를 입으며 4.1% 증가한 31.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일본 NCC가 설비기계 결함으로 보름 넘게 가동을 중단한 덕이다. EU의 수요증가도 한몫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월간 최대실적이며, 2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반면, 석유제품은 지속되는 유가하락에 가동률 하락이 겹치며 26.9% 감소한 27.6억 달러를 기록했다.

철강 수출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5.4% 증가한 23.4억 달러이다. 중국, EU, 일본 철강업체가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국제 철강재 가격이 상승한 것이 수출단가 회복세로 이어졌다. 다만, 수요부진과 수입규제 등 부정적 수출여건은 여전한 상황이다.

자동차 수출은 완성차 업계 파업 영향으로 9억 달러 넘는 수출 차질을 빚으면서 14.8% 감소한 23억 달러에 그쳤다. 국내기업의 해외 공장 생산이 증가한 것도 지속적인 수출 감소세를 야기했다. 자동자부품은 3.2% 증가한 17.9억 달러를 기록하며 9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해외공장 생산증가로 수출이 늘어난 결과이다.

전기ㆍ전자 부문은 컴퓨터를 제외하고 감소세가 이어졌다. 무선통신기기는 9% 감소한 23.5억 달러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성수기에 들어갔지만, 해외생산 공장 생산량 확대가 지속적인 감소세로 이어졌다. 평판디스플레이는 OLED 수출 확대에도 LCD 패널 단가 회복세가 더뎌 7.1% 감소한 23.1억 달러를 기록했다. 컴퓨터는 SSD 수출에 힘입어 23.4% 증가한 7.2억 달러를 기록했다. 가전은 고가제품 수출로 단가가 올랐지만 올림픽 특수가 끝난 영향으로 11.4% 감소한 9.6억 달러를 기록했다.


△ 신흥시장 수출 증가, 주요 지역 감소율 축소

지역별로는 베트남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갔고, 일본ㆍ아세안ㆍCI)ㆍ인도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됐다. 주력 지역인 중국ㆍ미국ㆍ중동 수출은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감소율은 축소됐다.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한 중국 수출은 5.3% 감소한 103억 달러로 지난해 9월 이후 최소 감소율을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어서 수출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철강은 가격 반등과 수요 증가로 여건이 개선됐고, 평판디스플레이는 수요증가로 수출 감소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수출은 4.8% 감소한 48.2억 달러를 기록했다. 소비, 고용 지표 등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가전 수출이 증가했지만, 석유제품은 소비감소로 수출여건이 악화됐다. EU 수출은 4.8% 감소한 32.5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부품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지만, 경기회복세가 완만해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일본 수출은 7.2% 감소한 20.1억 달러를 기록했다. 소비는 여전히 냉기가 흐르지만, 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철강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아세안 수출은 주요국의 경제성장세가 이어지는 등 시장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감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6% 감소한 60.8억 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 수출은 22.8% 증가한 27.9억 달러를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동 수출은 저유가와 정세불안 여파로 7.6% 감소한 18.7억 달러에 그쳤지만, 14개월 만에 한 자릿수 감소로 선방했다. 중남미 수출은 남미지역 경기침체 영향으로 16.2% 감소한 19.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인도는 1년 전과 같은 8.7억 달러, CIS는 2.8% 증가한 5.5억 달러를 기록했다.


△ “하반기 수출 플러스 유지에 집중”

수출 증가 전환 요인에 대해 산업부는 크게 3가지를 꼽았다.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반도체ㆍ평판 디스플레이ㆍ석유화학이 올해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하고, 8개 주력품목 수출이 증가하는 등 우리 수출품목이 전반적으로 선전했다는 것, 주요 주력시장 및 신흥시장 수출이 증가했거나 감소율이 축소된 것, 수출구조 혁신 노력의 성과가 가시화됐다는 것이다.

산업부가 전방위적으로 추진한 수출진흥대책이 효과를 봤다는 낯 뜨거운 자화자찬은 2년 가까이 진행된 수출부진이 얼마나 큰 고통이었는지를 반증한다. 산업부가 계속 웃기 위해서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돼야 하지만, 9월 이후에도 수출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하기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산업부는 9월 이후 수출은 주력품목의 수출 단가 및 물량 회복세, 유망소비재 수출 호조 등 긍정적 요인이 예상됨에도, 미국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세계경제ㆍ금융시장 불안정성 증대, 자동차 업계파업 지속 가능성 등 하방리스크 확대로 수출 증가세 지속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하반기 수출 회복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무역금융ㆍ해외마케팅 등 수출 지원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추경예산 3600억원을 활용해 신흥시장ㆍ해외 프로젝트 등에 대한 무역보험을 6.5조원 추가로 지원하고, 지사화 사업 확대, 내수기업 수출기업화 프로젝트 추진, 5대 유망소비재 해외마케팅 강화 등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이 수출입 물류부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비상대응반 가동, 수출안내 종합 콜센터(전화 1380) 애로사항 접수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