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연구본부 김찬호 부연구위원

지난 2008년부터 우리 정부는 해외항만개발협력사업 추진을 통해 개도국의 경제발전 지원 및 우리 민간기업의 해외진출을 도모해 오고 있다. 그 결과 2015년 말까지 22개국 24개 사업에 대해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등을 지원해 오고 있다. 특히 첫 번째 사업으로 추진된 투르크메니스탄과의 협력 사업을 통해 해당국 정부가 발주한 2개 건설 사업을 수주한 바 있으며, 2012년에 수행된 알제리 사업과 관련하여 젠젠항 컨테이너 터미널 건설 사업을 수주하였다. 이 외에도 2015년에 추진된 바누아투 협력 사업을 통해서는 바누아투 정부가 우리나라의 UN인권이사회 의장직지지 선언을 함으로써 국가정책에 기여한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대규모 자본투입, 수익성 부족, 물동량 확보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개발 및 운영을 포함하는 우리 민간기업의 해외 진출로까지는 아직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아쉬움이 있다.

한편, 일본은 1974년 설립된 일본국제협력사업단(JICA)을 중심으로 수행해오던 해외협력사업의 여러 분야 중 외국의 인프라 개발과 관련하여 2015년 “고품질 인프라 파트너십”정책을 수립하여, 국토교통성을 중심으로 범 부처 차원의 해외협력사업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고품질 인프라 파트너십” 정책은 2020년 해외 인프라시스템 수주 30조 엔을 달성하기 위해 민관연계를 통한 일본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신기술분야 인프라 진출 지원, 에너지광물 자원의 안정적, 저가공급 확보 촉진, 선진적 기술 및 지식 등을 활용한 국제표준 획득 등의 실행정책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해외항만개발협력사업과 상응하는 해외 항만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일본은 항만과 산업단지를 연계한 Japan Model을 수립하고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민-관의 유기적 연계 및 정부의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을 도입하고 있다. 민-관의 유기적 연계를 도모하기 위해 기존의 ‘해외항만프로젝트협의회1)’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Working Group을 설치하여 해외 프로젝트 지원 패키지의 정비, 자국 내 규제, 절차, 투자융자제도 관련 개선사업 발굴, 해외 정보 수집, 필요 신규제도 제안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더욱이, 민-관의 유기적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책으로 국토교통성을 중심으로 해외프로젝트의 구상 단계에서부터의 참여 및 기획, 비즈니스 리스크의 경감, 상대국의 제도에 대한 정비지원 및 인프라의 운영·유지, 인재육성 등을 포함하는 소프트인프라 구축 사업 등을 추진 하고 있다. 특히 거액의 투자가 수반되는 인프라 개발의 특성상 높은 리스크를 경감하기 위해 국토교통성이 ㈜해외교통·도시개발사업지원기구(JOIN)을 2014년 10월 출자하여 설립하기도 하였다. JOIN의 설립 출자금은 107억 엔으로 이중 54억 엔을 국토교통성이 부담하고 나머지 53억 9,750만 엔은 일본선주협회, 일본항운협회, 일본해외건설협회 등이 포함된 15개 협회에서 출자하였다. 이렇게 설립된 JOIN에서는 민간 기업과의 공동출자, 공무원 및 기술자 파견, 상대국과의 교섭 등을 통해 자금조성의 원활화, 사업리스크의 경감, 교섭력 강화 및 정치적 리스크 경감 등을 도모하고 있다.

이로써 JICA의 해외협력사업과 연계 강화를 통해 사업을 발굴하고, 발굴된 사업에 대한 JICA의 유무상협력자금 지원과 함께 JOIN이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높은 투자자금에 대한 민간기업의 비즈니스 리스크 경감 및 투자비 조달의 원활화를 도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 결과 설립이후 2015년 3월까지 6개월 간 JOIN을 통해 일본기업이 진출한 해외인프라 사업은 총 43건으로 이 중 항만분야만 12건에 이르는 성과를 달성 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대규모의 자본 투입, 물동량 확보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민간기업의 진출이 용이하지 않은 해외 인프라 개발에 대해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기존 경제 협력기구와의 연계와 더불어 JOIN과 같은 민-관 협력기구 설립을 통해 민간기업의 비즈니스 리스크 경감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본의 사례를 감안하여 우리나라도 하도급 중심의 해외인프라건설 수주에서 탈피하여 개발형 인프라사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이끌어 내며 민간기업의 비즈니스 리스크 경감을 위한 전략적인 지원책 마련과 더불어 기존 경제협력기구와의 유기적인 협력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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