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연구본부

최근 항만환경을 둘러싼 이슈들 가운데 IoT(Internet of Things), 드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과 같은 미래융합 기술들이 눈에 띄고 있다. 유럽 및 중국, 싱가포르 등의 주요항만들은 이러한 환경변화에 발맞추어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컨테이너 항만과 비교하면 벌크항만의 기술변화는 더딘 실정이다.

Drewry는 2014년 전 세계의 벌크물동량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므로 벌크화물 처리능력 증대와 항만생산성의 향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Drewry는 벌크화물이 2018년까지 매년 4% 이상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1). 그런데 국내 항만에서도 실제 벌크화물 처리 실적(2007년~2015년)이 매년 4%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와 같은 벌크화물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벌크항만에 대한 기술개발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컨테이너선과 마찬가지로 벌크선도 점차 대형화되고 있지만, 선박의 대형화에 비해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하역 장비 및 시설 등은 노후화되어 생산성 및 작업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벌크항만에서 사용하고 있는 장비 및 설비가 전문화, 맞춤화되어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없고, 외국산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대기업의 시장진출 및 높은 유지보수비용으로 인해 벌크항만의 운영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

국내 일부 벌크항만에서는 첨단/친환경 장비를 도입해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항만에서는 다음의 두 가지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첫째, 노후화된 장비(그랩식 하역기 등)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작업자들의 안전 문제와 생산성 저하, 해상환경오염 등이다. 둘째, 개방형 야적장 및 수동형 하역장비 등으로 인한 열악한 작업환경과 장비의 효용성 저하 등이다.

위와 같은 우리나라 벌크항만이 가진 문제점을 가지고 있던 인도네시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0년에 플로팅 터미널(Princesse Chloe)을 개발했다. 이 플로팅 터미널은 Muara Pantai항에 개발된 터미널로써 작업의 효율성을 위한 접이식/셔틀형 쉽로더(telescopic/shuttle ship-loader)2) 및 분진 최소화를 위한 워터 스프레이 시스템3), 석탄 분쇄 및 낙탄 방지를 위한 스필 플레이트(spill plate)4), 밀폐식 컨베이어 시스템5) 등을 통해 친환경 벌크 터미널로 개선했다6). 그 결과 작업환경이 대폭 개선되고 생산성 향상도 동시에 이루어졌다.

개도국인 인도네시아의 벌크부두 개선 사례는 선진항만인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향후 우리나라도 벌크 항만의 하역 장비 및 시설 등의 기술개발을 통한 생산성 향상 및 환경개선을 위해 민간 및 정부가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1) Drewry Maritime Research, ‘Dry Bulk Shipping Market’, TOC Europe : Bulk Ports & Technology, 2014
2) 늘였다 줄였다가 가능한 셔틀형태의 쉽로더
3) 분진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물을 분사하는 형태의 스프레이 시스템
4) 석탄이 흘러넘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
5)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밀폐 형태의 컨베이어
6) Port Technology International Edition 49, “Delivering the futuer today–the floating terminal Princesse Chloe”, Jun.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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