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2%, 수입 -5.4%…“자동차 파업, 갤노트 단종 영향”

9월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던 수출입이 10월에도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조업일수가 감소와 자동차업계 파업, 갤럭시노트7 단종 등으로 5% 가까운 수출차질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16년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3.2% 감소한 419억 달러, 수입은 5.4% 감소한 348억 달러를 기록했다. 8월 들어 20개월 만에 수출입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9월에 이어 10월에도 감소세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무역수지는 72억 달러 흑자로 5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10월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에 대해 산업부는 조업일수 감소(0.5일), 자동차 파업과 갤노트 단종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조업일수 감소로 9.4억 달러, 자동차업계 파업과 태풍피해로 5억 달러, 갤노트 단종으로 6.7억 달러에 달하는 수출 차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수출차질 규모가 21.1억 달러로 지난해 10월 수출액의 4.9%에 달하기 때문에, 수출차질 요인이 없었다면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것이 산업부의 분석이다.

10월 일평균 수출액은 6월과 9월을 제외하고 최대인 18.6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단가 역시 0.1% 증가했지만, 수출물량이 3.3% 감소해 수출부진을 견인했다.


△ 반도체ㆍ선박ㆍ컴퓨터 수출 호조, 그 외 마이너스

10월 수출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선박, 컴퓨터 수출이 호조세를 기록했고, 철강, 석유화학, 석유제품, 자동차 등 중후장대 품목도 수출부진에서 다소 벗어났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1.7% 증가한 55.9억 달러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수요 증가와 단가 상승에 힘입어 2개월 만에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시스템 분야는 중화권 업체와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출액이 감소했다.

컴퓨터 수출 역시 교체수요 증가와 SSD 판매 호조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며 분전하고 있다. 7.1% 증가한 7.9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2012년 7월 이후 월별 최대 수출실적이다. 수요가 높아 향후에도 수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등락이 큰 선박 부문은 10월에 해양플랜트와 LNG선 등이 인도되면서 49.4% 증가한 25.7억 달러를 기록했다. 10월에만 LNG선 4척을 포함해 23척이 인도됐다.

철강, 석유화학, 석유제품, 자동차, 가전 수출은 여전히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감소율 자체는 줄어들었다. 우선 철강은 21.9억 달러를 수출했는데, 보호주의 확산으로 주요국들이 수입규제에 나서고 있지만, 철강재 수출단가가 상승하면서 감소율이 0.7%에 그쳤다. 그러나 수출물량이 감소하고 있어 수출부진 지속이 우려된다.

석유화학은 0.1% 감소한 29.5억 달러, 석유제품은 4.5% 감소한 22.2억 달러를 수출했다. 석유화학은 주요 수입국인 중국과 인도의 자급률 상승으로 합섬원료와 합성고무 수출이 부진을 겪고 있지만, 합성수지 수출이 증가하며 수출감소가 소폭에 그쳤다. 석유제품은 지난해 대비 유가가 상승하면서 수출단가가 하락 소폭하는데 그치며 수출감소율이 모처럼 한자릿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은 파업여파로 11.8% 감소한 33.7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대차 파업 종료 이후 생산량이 회복되면서 전달보다 감소율이 크게 줄어들었다. 자동차 부품은 21.2억 달러로 6.8% 감소했다. 완성차업계의 해외 공장 가동으로 수출증가가 기대됐지만, 부품업체들도 해외 동반 진출해 오히려 수출물량이 줄어들었다.

가전은 2.5% 감소한 10.4억 달러를 기록했다. 저가제품이 해외에서 생산되면서 수출물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국내 공장에서 고가제품에 집중하면서 수출단가가 상승해 수출감소율이 크게 줄어들었다. 10월에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프리미엄 제품 수출이 증가했다.

섬유, 평판DP, 무선통신기기, 일반기계 수출은 부진한 실적을 냈다. 섬유는 주문량 감소, 화섬원료 가격하락 여파로 2달 간 지속된 수출증가세가 마무리됐다. 8.7% 감소한 11.3억 달러를 기록했다.

평판DP는 4.7% 감소한 23.8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실적이다. LCD 패널가격이 회복되고 있지만, OLED로 전환되는 양상이어서 수출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OLED는 꾸준한 수요증가로 수출증가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LCD 부진을 메울 정도는 아니다.

전달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던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10월에도 크게 부진했다. 28.6억 달러로 무려 28.1% 감소하며 2012년 7월 이후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갤노트7 단종이 결정적이었고, 스마트폰 시장 성장 정체, 애플의 거래기업 변화도 수출부진에 한 몫했다.

일반기계 수출도 전달에 이어 감소세를 기록했다. 중국 수출이 19.5% 증가했지만, 중동 수출이 34.1% 감소한 1.5억 달러에 그치며 수출부진이 확대됐다.

수출유망품목인 화장품, 농수산식품, 유아용품, SSD, OLED는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수출 규모가 주력품목에 견줄 정도가 아니어서 수출부진을 막아내는데 한계가 있다.


△ 신흥시장 수출회복세, 중ㆍ미ㆍ일 수출 부진

지역별로는 베트남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갔고, 아세안, 중동 등 신흥국 수출도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주력 지역인 중국ㆍ미국ㆍ일본 수출은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갔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는 11.3% 감소한 110.8억 달러를 수출했다. 전달 수출비중이 25% 이하로 떨어졌지만, 10월에는 26%로 다시 증가했다. 중국 경제가 고속성장을 멈추고 6~7%대 중성장세를 지속한 것이 수출부진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단가가 떨어진 것이나 자동차 수출이 부진을 겪었는데, 주요 품목에서 중국 업체들이 부상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수출은 10.3% 감소한 53.9억 달러를 기록했다. 소비 위축세가 극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력제품인 자동차, 스마트폰 수출이 부진에 빠진 것이 수출감소로 이어졌다. 일본 수출 역시 21억 달러로 1.7% 감소했다. 반면, EU 수출은 38.9억 달러로 3.8% 증가하며 모처럼 반등했다.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된데 따른 것이다.

아세안 수출은 주요국의 경제성장세가 이어지는 등 시장여건이 개선되면서 2.5% 증가한 62.6억 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 수출은 19.9% 증가한 28.8억 달러로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동 수출은 10% 증가한 25.2억 달러로 증가세로 돌아섰고, 중남미 수출은 경기침체 여파로 10.5% 감소한 21.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인도는 18.8% 감소한 9.6억 달러, CIS는 1.7% 감소한 6.5억 달러를 기록했다.


△ “연말까지 수출 플러스 전환에 집중”

정부는 연말까지 수출확대를 위해 무역금융ㆍ마케팅ㆍ통상협력 등을 총력 지원할 계획이다. 당초 4분기 수출 플러스 전환을 목표로 했지만, 시장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목표시기를 연말로 변경한 것이다.

수출 확대를 위한 조치로 무역보험 인수제한국으로 지정된 26개국의 비상위험을 재점검해 미얀마, 루마니아 등 6개국의 인수제한 완화 조치를 시행했고, 신흥시장에 대한 사절단 파견 확대 및 소비재대전을 집중 개최할 계획이다.

또한, 수출부진 우려를 키우고 있는 주요국의 보호무역 분위기 강화에 대비해 수입규제 및 비관세장벽 해소, 상호인정 확대 등을 위한 통상 협력 강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달 열리는 APEC 각료회의을 비롯해 한중 FTA 장관급 공동위원회, 한미 FTA공동위 등을 통해 수입규제ㆍ비관세 장벽 해소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FTA를 활용한 수출 촉진과 FTA 업그레이드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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