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부문 대규모 투자로 손실 확대…“투자효과 지켜봐야”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물류부문에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효과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규모 투자로 실적이 악화돼, 차별화에 나서지 못할 경우 사업유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유통공룡인 아마존은 10월 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9% 증가한 327억1400만 달러, 당기순이익은 2억5200만 달러로 무려 3배 이상 늘어났다.

놀라운 실적을 냈지만, 투자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적 전망치를 하회한데다, 주력사업인 유통부문에서 3억 달러 가까운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급성장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낸 것으로 투자자들은 아마존이 성장의 한계를 맞았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사업에서 8억6100만 달러라는 영업이익을 냈다. 그러나 매출이 32억3000만 달러로 많지 않은데다, 경쟁사(MS, 알리바바)에 비해 이익 증가폭이 높지 않았다.

주력사업인 유통부문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북미시장에서는 2억55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그외 지역에서 5억4100만 달러의 손실을 내며 2억8600만 달러라는 손실을 기록했다.

유통부문 실적부진은 막대한 물류투자 때문이다. 프라임 회원이 38%나 늘어났지만, 계속된 투자가 실적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은 물류비용 절감과 배송시간 단축을 목표로 물류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3분기에만 물류창고 23곳을 신설했고, 4분기에도 비슷한 수의 창고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2012년  7억7500만 달러에 키바 시스템즈(Kiva Systems)를 인수하며 물류창고에 로봇을 전격 도입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럽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독일 화물전문 공항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아마존이 세계 1위 온라인 유통업체라는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물류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투자효과가 발휘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아마존의 아픔에 공감하고 있다. ‘로켓배송’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은 물론 택배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킨 쿠팡이 대표적이다. 자체배송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쿠팡은 지난해 매출 1조133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영업적자가 5470억원에 달해 시장의 우려를 부추겼다. 위메프와 티켓몬스터도 2천억원대 매출을 올렸지만, 1400억원대 손실을 기록했다.

쿠팡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 8680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대비 2배 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물류센터 확충 등 투자가 지속되고 있어 영업손실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10월부터 무료배송 주문액을 종전 9800원에서 1만9800원으로 올린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막대한 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로켓배송’을 통해 차별화에 성공했지만, 그것이 영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아마존과 달리 투자유치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하고 있고, 택배업체들이 서비스 강화를 외치는 상황에서 쿠팡이 실탄을 소진하지 않고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찍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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