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목포해양대학교 교수

<liner : 정기선, 전열함>

liner를 통상 line+er이 합쳐 특정 항로를 줄을 그어(line) 정기적으로 왕복 운항하는 배(er)를 뜻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통설이지만, 이는 잘못이다.

Smyth의 The Sailor’s Word-Book에 따르면 “line of battle ships. Also, a designation of such packed or passenger ships as trade periodically and regularly to and from ports”라고 풀이하고 있어서, ‘전열함’과 ‘정기선’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Falconer도 “Line, a general name given to the arrangement or order in which a fleet of ships of war are disposed to engage an enemy”라고 하여 ‘line이란 적과 싸우는 전함의 함대가 배치된 전열을 일컫는 일반적 명칭’이라고 풀이하고 있고, Bowen도 “Liner. The old name for a line-of-battleship long before it came to have its usual modern meanings”이라 하여 ‘liner는 근대적 의미로 사용되기 이전에 전열함을 일컫는 옛 명칭’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전적 풀이를 참조하면 오늘날 ‘정기선’이란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liner는 어느 항해 구간에 선박들이 마치 전함이 전열(line)을 갖추어 항해해 가는 것처럼 편대에 포함되어 정기 왕복항해’하는 데서 유래된 말임을 알 수 있다.

이전에 ‘전열함’에 사용되었던 line-of-battleship 또는 liner가 항해하는 모습에서 유래된 것이지, 특정 구간을 선을 긋는 것처럼 정기적으로 항해하는 것에서 유래했던 것이 아닌 것이다. 오늘날 ‘정기선’은 ‘공표된 정기적 일정표에 따라 특정된 항구 사이의 항로에 투입되어 운항되는 선박’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역사적 유래를 고려한다면 Maersk Line, MSC Line, Japan Line, K-Line 등의 해운회사들이 liner가 아니라 line을 회사명에 사용되고 있는 것도 이해될 수 있다. Rudyard Kipling(1865~1936)의 ‘The Liner She’s A Lady’는 정기선을 시제(詩題)로 한 해양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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