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감소세 극복하며 수입시장 점유율 확대 기대

한국이 중미 6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하며 수출부진을 이겨낼 돌파구를 마련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니카라과 수도 마나과에서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파나마, 과테말라 등 6개국 통상 장관들과 한-중미 FTA 협상을 타결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협상을 개시한 뒤 1년 2개월 동안 7차례의 공식협상을 진행했으며, 과테말라를 제외한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 5개국과 95% 이상의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에 합의했다.

앞으로 중미 각국은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할 계획이다. 자동차, 철강, 화장품, 의약품, 섬유, 자동차 부품 등 중미 측이 개방하는 품목은 6794개로, 수입액 기준 98~100%의 관세가 철폐된다. 우리 측은 커피, 설탕, 열대과일 등을 개방하되 쌀ㆍ고추ㆍ마늘ㆍ양파 등 민감한 농산물 시장은 풀지 않기로 했다. 쇠고기(16~19년), 돼지고기(10~16년)는 10년 이상에 걸쳐 장기적으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WTO 정부조달협정(GPA) 미가입국인 중미 국가들의 정부조달 시장도 개방된다. 시장 규모만 120억 달러에 달한다. 코스타리카와 파나마의 민자사업도 개방된다. 에너지, 인프라, 건설 분야로의 우리 기업의 진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서비스ㆍ투자 분야는 네거티브 자유화 방식을 채택해 멕시코와의 FTA보다 높은 수준으로 시장이 개방된다. 엔터테인먼트, 유통, 건설 등 우리 측 관심분야에 대한 시장접근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 서비스에 대한 비차별적 접근, 공정한 경쟁 여건도 조성하기로 했다.

수출입제한 조치 등 비관세장벽도 해제되고 원산지, 통관 절차도 간소화된다.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불법 유통도 방지하기로 해 한류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시청각 콘텐츠의 공동제작도 가능해져 한류 수출도 증가할 전망이다.

중미 6개국, 즉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니카라과, 파나마는 SIECA(중미경제통합상설사무국)를 결성해 중미공동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 중 파나마를 제외한 5개국은 중미공동시장(CACM) 회원국으로 일부 민감품목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 대해 역내 무관세, 대외적으로는 공동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한-중미 6개국간 무역액은 40.5억 달러로 2008년 85.8억 달러 이후 내리 감소세를 겪고 있다. 해운시장 장기불황으로 파나마에 편의치적하는 선박이 감소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다만, 선박무역 외에는 상호보완적 무역이 지속되고 있다. 중미 6개국은 중남미 지역에서 경제규모(GDP) 7위, 인구 4위의 유망시장으로, 한국과의 FTA 발효시 가격 경쟁력 향상에 따른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중미 6개국 수입시장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그치고 있는데 FTA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한ㆍ중미 FTA협상 타결에 대해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수출 확대의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미 6개국 수입시장이 미국, 멕시코 등과 FTA로 인한 관세 혜택과 지리적 근접성으로 미주권에 집중돼 있고, 2013년에 발효한 중미ㆍEU FTA로 EU 수입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FTA 추진은 우리가 동등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국제무역연구원 박지은 수석연구원은 “중미 6개국의 1인당 GDP는 4987달러로 소득 수준은 낮지만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이다”면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철강 및 건설 장비, 알로에 주스 등의 건강음료 등 수입 수요 확대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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