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연구본부 하태영 부연구위원

글로벌 선사들이 얼라이언스를 구성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가급적 많은 항만을 기항해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선사들간 선복공유협정을 통해 협력운송을 활성화해 전 세계 노선망을 구축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선사는 선대투입을 가급적 최소화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운영비도 절감할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글로벌 4대 얼라이언스(2M, O3, G6, CKYHE)를 대상으로 얼라이언스 소속선사간 어느 정도 협력운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부산항 환적실적을 통해 살펴보았다.

첫 번째, 부산항에서 가장 환적화물을 많이 취급한 글로벌 얼라이언스인 2M(Maersk, MSC)은 2015년 약 240만teu의 환적물량을 처리했다. 이중 수입환적 및 수출환적을 자사에서 모두 처리한 자체운송은 약 138만teu(Maersk 84만 3천teu, MSC 53만 4천teu)로 이는 2M이 처리한 전체 환적물량의 58.7%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달리 수입환적과 수출환적을 얼라이언스에 소속된 타선사와 나누어 협력 운송한 환적물량은 연간 69만 7천teu로 이 역시 2M 전체 환적물량의 29.7%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얼라이언스에 소속돼 있지는 않지만 연근해 선사와 협력운송한 환적물량은 27만 2천teu(11.6%)로 상대적으로 낮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2M의 경우에는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의 자체운송(58.7%)과 협력운송(41.3%)이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어 얼라이언스 구성 목적에 상당부분 부합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얼라이언스 소속선사와 연근해 선사간의 협력운송에 있어서는 다른 얼라이언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운송실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가장 배타적인 운영형태를 보이는 얼라이언스 체제라고도 할 수 있다.

두 번째, O3(CMA CGM, CSCL, UASC)의 경우는 2015년 약 75만 4천teu의 환적물량을 부산항에서 처리했는데 이중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별 자체운송은 25만 8천teu(34.3%), 얼라이언스내 소속선사간 협력운송은 22만 2천teu(29.5%), 기타 얼라이언스 소속선사와 연근해 선사간 협력운송은 27만 3천teu(36.3%)를 처리한 것으로 집계된다. 따라서 O3의 경우 자체운송보다는 얼라이언스 소속선사간 협력운송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얼라이언스 소속선사와 연근해선사간 협력운송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에 얼라이언스 체제로 운영되고는 있지만 연근해 선사와 매우 강한 협력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얼라이언스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현대상선이 소속된 G6의 경우 선사별 자체운송 53만teu(24.9%), 얼라이언스내 소속선사간 협력운송 64만 2천teu(30.2%), 얼라이언스 소속선사와 연근해 선사간 협력운송 95만 1천teu(44.8%)로 부산항에 기항하는 4대 얼라이언스 중 선사별 자체운송 비중(24.9%)이 가장 낮고 협력운송(75.0%)이 가장 잘되고 있는 얼라이언스 체제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진해운이 소속된 CKYHE 얼라이언스의 경우 선사별 자체운송 79만 6천teu(50.4%), 얼라이언스 소속선사간 협력운송 33만 6천teu(21.3%), 얼라이언스 소속선사와 연근해 선사간 협력운송 44만 8천teu(28.3%)로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간에 협력운송 비중이 가장 낮은 얼라이언스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CKYHE 얼라이언스는 어떤 측면에서 보면 글로벌 선사간 얼라이언스 구성의 필요성이 가장 낮은 운송형태를 보이는 체제라 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에서 글로벌 얼라이언스의 환적화물 협력 현황에 대해 평가하면, 얼라이언스 구성 목적에 가장 부합하고 결속력이 매우 강한 얼라이언스는 2M이라 할 수 있고 반대로 결속력이 가장 약한 얼라이언스는 CKYHE로 평가할 수 있다.

2M의 경우에는 자체운송을 최대한 지향하면서 필요시 얼라이언스 소속선사를 적극 활용하며 가급적 연근해 선사와의 협력은 최소화하는 형태로 얼라이언스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에도 이러한 협력체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타 얼라이언스의 경우에는 얼라이언스 소속선사간의 협력보다는 얼라이언스 선사와 연근해 선사간 협력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연근해 선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편, 협력운송 비중 측면에서 부산항은 56.5% 수준으로 특정선사의 시장퇴출로 인한 환적화물의 이탈가능성은 다소 낮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는 협력운송 비중이 높으면 선사의 기항지 유지력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선사의 시장퇴출로 인한 환적이탈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한진해운과 같이 협력운송보다 자체운송중이 높다는 점은 부산항의 환적화물 유지력 측면에서 하나의 단점요인으로 지적될 여지가 있다.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