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터치웰 IHS Maritime and Trade 전무

▲ 피터 터치웰 전무
세계해운동맹이 4월 1일 일제히 재편되면서 미국 주요 항만 터미널들이 갑작스러운 변화를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몇주후면 항만 적체현상으로 비상이 걸릴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물동량 과부하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선박들의 항만 이용일 변경, 물동량 급증,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 등 컨테이너 터미널의 통상 절차에 생기는 변화는 물류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형 화주들(BCOs)은 몇주후면 이러한 상황에 맞닥뜨려야 한다. 특히 LA항과 롱비치항 등 여러 터미널을 가진 항만의 경우 4월 1일 동맹 체계의 지각변동을 기점으로 무수한 변화가 생길 수 있어서 물류대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자료에 따르면 이를 우려한 일부 BCO들이 자사 물동량의 안정적인 처리를 위해 다른 항만으로 물류를 분산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의 시(Sea)섬에서 개최된 조지아해외무역컨퍼런스(Georgia Foreign Trade Conference ; GFTC)에서 프리랜서 컨설턴트인 데이비드 아세놀트(David Arsenault, 前현대상선 미국지사 CEO)는 "4월에 발생할 상황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과거에도 동맹들이 이합 집산했지만, 이번처럼 일제히 재편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세놀트는 "이번 해운동맹 재편으로 하역 생산성은 시험대에 오를 것이며 BCO들은 불확실성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일부 대형 화주들은 동맹 재편에 따른 위험요소를 감소시키기 위한 방도를 마련하고 있다. 지금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공급망 차질을 최소화하며 물동량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안정적인 터미널"이라고 설명했다.

해운동맹 재편은 지난해 선사들의 합병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현재 존재하는 네 개의 동서기간 항로 동맹 중 세 개가 당시에 생겼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재편이었다. 오션얼라이언스(OCEAN Alliance)와 디얼라이언스(THE alliances)는 새롭게 출범했고, 2M은 현대상선과 해운동맹 가입 협상을 타결했으며 함부르크수드(Hamburg Sud)는 머스크(Maersk)의 동서기간 컨테이너 항로 선복을 임대(슬롯차터)하기로 했다. 2M과 현대상선은 제한적 수준의 협력관계지만 올봄 변화에 따른 영향에서 제외되지는 않을 것이다.

해운동맹 재편을 통해 많은 선사가 타선사 혹은 터미널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수립 및 확대했으며, 긴밀한 협력관계를 처음 수립하는 경우도 있다. 아세놀트는 적어도 초반에는 신규 통상절차, 파트너십, 전자자료 교환 커넥션 및 과정이 마련되기 전이기 때문에 과도기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도기는 수주에서 몇 달에 걸쳐 이어질 수 있지만 2017년 여름 성수기에 접어들 무렵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스토이지 플랜(stowage plan) 조율, 특히 인터모달(intermodal) 화물처리에서 차질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알라메다 항만교통국(Alameda Corridor Transportation Authority)에 따르면 LA-롱비치항에 하역되는 수입물량의 40%가 철도로 이송된다. BNSF는 CSX에, 유니언 퍼시픽(Union Pacific)은 노퍽 서던(Norfolk Southern)에 연계되는 등 선사들이 각각 다른 철도와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물자수송에도 다양한 조합이 나올 수 있다. 섀시(chassis) 혼란, 트럭 대기시간 장기화, 컨테이너가 터미널 내부에 며칠 혹은 수주에 걸쳐 머무르게 될 경우 발생하게 되는 장비 지체료와 적체료 등 다른 문제들도 무시할 수 없다.

필립 다마스(Philip Damas) 드류리(Drewry Supply Chain Advisors) 대표는 "과도기 동안 운영상 차질이 빚어질 확률이 높다. 그랜드 얼라이언스와 글로벌 얼라이언스가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개편했을 때도 비슷한 사태가 벌어졌다"고 지적하며 "사태가 안정되기 전 몇 주 동안은 항만 적체현상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바나항이 2016년 말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은 미국 서안 항만의 물동량 병목현상을 예상한 BCO들이 물동량을 분산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아세놀트는 설명했다. 조지아항만청에 따르면, 2016년 12월 사바나항에서 처리된 컨테이너 전체 물동량은 전년 대비 12.3% 증가, 수입물량은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IHS 마킷의 피어스(PIERS)에 따르면, 전반적으로는 미국 동부해안 항만에서는 11~12월 아시아 수입물량이 12% 증가한 반면 서안 항만은 9% 증가했다.

아세놀트는 "사바나항의 물동처리량 증가는 앞으로 일어날 물류대란을 피하려는 움직임도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BCO들이 이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 서안 항만은 물류대란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선사들이 이에 대한 대안으로 다른 항만을 찾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 개편 및 터미널 과부하 문제가 일종의 성장통을 극복하기 전까지는 물류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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