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사 박스텍에 적극 참여해 달라”

▲ BIC 더글라스 오엔 국장(오른쪽)과 전병진 BIC 한국대표

BIC 작년 7월부터 박스텍 시스템 가동
천경·팬오션, 박스텍에 박스정보 업로드

컨테이너 일련번호를 관리하는 비영리 국제기구인 BIC의 더글라스 오웬(Douglas Owen) 사무국장이 3월 29일 한국을 찾았다. 더글라스 국장은 한국선사들을 만나 BIC와 BIC가 지난해 7월 새롭게 선보인 박스텍(BoxTech)이라는 컨테이너 기술정보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설명하고 한국선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지난해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박스텍은 전세계 수천만개의 세계 컨테이너 기술정보 등을 데이터 베이스화해 컨테이너 Tare Weight를 비롯한 여러 정보를 원하는 화주나 포워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더글라스 국장과 전병진 BIC한국대표는 29일부터 30일까지 양일간 현대상선, SM상선, 고려해운, 흥아해운, 천경해운, 팬오션 등 한국 컨테이너선사들을 방문해 박스텍 참여를 요청했다. 천경해운과 팬오션은 더글라스 국장과 전병진 대표의 방문직후 박스텍에 자사 컨테이너 정보를 업로드하기도 했다.

BIC 한국 대표이자, COA 고문, 특수컨테이너 개발 및 컨테이너 리스회사인 박스조인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전병진 대표는 “한진해운 파산 사태이후 한국 컨테이너 정기선사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우리선사들이 박스텍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리딩 선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국해운의 신뢰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더글라스 오웬 국장·전병진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BIC가 어떤 조직인지 설명해 달라.
=BIC(Bureau International des Containers)는 컨테이너 박스의 안전과 보안, 표준화, 효율성 향상을 위해 1933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프랑스 파리에 사무국을 두고 있으며 현재 120개국, 2100개 이상의 회사들이 BIC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BIC가 생소하더라도 해운업계 종사자라면 컨테이너 박스에 타각돼 있는 알파벳 4자리의 오너코드와 일련번호는 대부분 알고 계실 것이다. 국제 무역에 사용되는 컨테이너는 ISO 국제 규정에 따라 오너코드와 일련번호가 있어야 하는데 이 코드를 등록하고 관리하는 곳이 바로 BIC다.

현재 전세계 국제 무역에 사용되는 컨테이너 박스는 약 2500만~2800만개에 달하며 거의 100% BIC Code(컨테이너 오너 코드) 에 등록돼 있다고 보면 된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무엇인가?
=BIC에 가입한 한국 회원사를 방문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다. 현재 BIC에 가입한 한국 회원사는 약 50여개사인데 방문 일정상 다 찾아뵙지는 못하고 현대상선, SM상선, 고려해운, 흥아해운, 천경해운, 팬오션 등 6개 선사를 방문했다.

두 번째 목적은 지난해 BIC가 새롭게 출범시킨 박스텍(BoxTech)이라는 컨테이너 기술정보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에 대해 한국 선사들에게 설명을 드리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박스텍은 어떤 시스템인가?
=컨테이너 박스 소유주와 이용자들이 컨테이너 기술 정보를 상호 교환할 수 있도록 개발된 중립적이고 비영리적인 데이터 베이스 시스템이다. 선사나 리스회사들이 자사 보유의 컨테이너 박스 규격, 제조사 및 생산년도, Tare Weight(무부하중량), Max Payload(최대 적재량) 등 기술정보를 박스텍에 입력하면 선사나 화주, 포워더, 터미널 및 창고업자 등이 박스텍에 접속해 컨테이너 박스 정보를 편리하게 조회할 수 있다.

-박스텍을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컨테이너 이용자뿐만 아니라 소유주들이 컨테이너 박스의 여러 가지 기술정보를 얻으려면 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 담당자와 연락하고 담당자가 실제 컨테이너 박스에 게재된 정보를 확인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지난해 7월부터 컨테이너 화물 총중량 검증제(VGM)가 시행되면서 정확한 컨테이너 Tare Weight 정보를 찾는 화주나 포워더들이 늘어나고 있다. 박스텍은 선사나 임대사 등 컨테이너 소유주들로부터 CSV화일 업로드, API를 통한 자동업데이트 방식을 통해 최신의 컨테이너 정보를 데이터 베이스화하기 때문에 화주나 포워더들에게 명확한 솔루션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박스텍에 업로드된 컨테이너는 얼마나 되나?
=박스텍은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8개월이 지난 지금 700개사가 넘는 화주나 포워더가 컨테이너 자중과 정보를 얻기 위하여 BoxTeck에 등록하였으며, 120여 컨테이너 소유자나 운영사가 등록하여 300만개의 컨테이너 박스 정보를 업로드했다. CMA CGM, APL 등 대형선사들이 업로드를 끝냈고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라인도 데이터 업로드를 위한 내부 품위 절차를 밟고 있다.

또한 시코(Seaco), Tewex, Spinnaker, 오션컨테이너 등 세계적인 컨테이너 리스회사들도 이미 박스텍에 참여했다. 지난 3월말 상해에서 개최된 Intermodal Aisa 2017에서 6개 메이저 컨테이너 리스사들이 추가로 박스텍 참여 협의를 진행해 더 많은 컨테이너 정보가 업로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 박스텍이 초기 단계지만 선주와 리스사들이 전향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보다 많은 컨테이너가 등록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해운·물류업계에 대단히 유용한 정보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박스텍에 대한 한국선사들의 반응은 어떤가?
=이번에 한국에 방문해 한국선사들에게 박스텍의 필요성과 유용성, 이용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드렸다. 한국선사들이 박스텍에 대해 대단히 호의적으로 받아들여 인상적이었다. 천경해운, 팬오션은 우리가 방문한 직후 곧바로 박스텍에 컨테이너 정보를 업로드 해주셨고 다른 한국 선사분들도 박스텍의 취지에 공감하시고 조만간 관련 정보를 업로드 하기로 약속하셨다. 향후 한국선사들이 박스텍에 대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된다.

-보다 많은 컨테이너 정보를 업로드하려면 강제성이 있어야 하지 않나?
=꼭 그렇지는 않다. 컨테이너 오너 코드와 넘버를 규정하는 ISO는 강제성은 없지만 국제 무역에 이용되는 거의 대부분의 컨테이너가 ISO 표준을 따르고 있다. 표준화가 안되면 자신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많은 선사와 리즈사들이 관심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박스텍에 대한 홍보를 제대로 못했지만 3월말 인터모달 아시아2017 참가를 시작으로 대만, 한국 등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홍보를 시작했으니 나름의 성과가 있으리라 기대한다.

-박스텍 이용 비용은?
=BIC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비영리 기구이고 BIC가 개발한 박스텍 역시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BIC 회원사라면 박스텍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BIC 회원사가 아닌 하주나 포워더, 터미널 운영사, 운송사 등이 박스텍을 이용할 경우는 최저 운영비용을 이용료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향후 사업 계획은?
=BIC 설립 취지가 컨테이너 안전과 보안,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것이다. 박스텍에 전세계 컨테이너 정보가 업데이트되면 이를 토대로 분실 컨테이너 회수, 보안알림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스텍에 컨테이너 번호를 조회하면 해당 컨테이너의 Tare Weight, Max Payload 등 기술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제조부터 매각, 폐기 등 이력 사항, 도난여부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향후 사용자의 요구사항이나 업무 편의를 위한 새로운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