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시뮬레이션 방법으로 측정한 VaR 활용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건화물선 해운시장의 불황이 이제는 해운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아지면서 생존을 위한 선사들의 경영전략도 수익극대화보다 비용절감과 위험관리의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비용절감의 대표적인 방법이 최신 선박기술이 접목된 경제선박의 확보와 선박의 대형화 등을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이라면, 위험관리의 방법으로는 COA, 보험, 파생상품, 선대 포트폴리오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방법들 중 선대 포트폴리오는 해운시황의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범위의 경제를 가능케 한다. 포트폴리오는 금융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시장내의 다양한 상품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시장의 체계적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이론에서 시작해 일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상품들의 상관관계가 반대방향이거나 적을 때 그 효과가 더 커진다.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해운시장을 살펴보면 실질적으로 다양한 선종으로 선대를 구성할 수 있는 선사는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선사에 국한된다. 실질적으로 중소형 선사들은 단일 선종의 선박들로 해운업을 영위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중소형 선사가 탱커나 컨테이너선 등의 선종별 다양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크다. 따라서 건화물선에 국한해 선형별 포트폴리오의 효과를 확인해 보고자 한다.

포트폴리오 효과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금융시장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는 VaR(Value at Risk)를 이용하고자 한다. VaR는 금융기관이 정상적인 시장여건 하에서 주어진 신뢰수준으로 목표기간 동안에 발생할 수 있는 최대손실금액 또는 손실율을 측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래특정시점의 수익률분포를 만들어 극단적인 시장여건을 위기상황분석으로 보완하게 된다.

건화물선 포트폴리오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건화물선 4개 선형의 1Y T/C의 주간데이터를 이용했다. 데이터의 기간은 2010년 1월 1일~2017년 8월 4일까지다. 이 기간은 리먼브라더스 사태이후 새로운 시장 트렌드가 정상적 시장으로 안착했다는 점을 전제로 설정했다. 수익률 분포를 만드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과거 데이터가 존재하고, 정규분포 등의 통계적 가정에서 자유로운 역사적 시뮬레이션 방법을 이용했다. 즉 2010년 이후의 건화물선 시장이 정상적 시장이라면 향후 시장의 수익률 분포가 2010년 이후의 분포와 동일할 것이라는 전제로서 시행하는 분석이다.

건화물선 세부선형간 1Y T/C의 상관관계 분석결과 유의수준 99%에서 0.861~0.982의 매우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건화물선 선형간 높은 정(+)의 상관관계로 인해 포트폴리오의 위험분산효과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화물선의 포트폴리오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11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포트폴리오의 구성은 첫 번째 포트폴리오의 예를 들면 케이프사이즈 1척, 파나막스 1척, 수프라막스 1척, 핸디사이즈 1척씩 총 4척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이며, 11번째 포트폴리오는 수프라막스 1척과 핸디사이즈 1척씩 총 2척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다. 그리고 각 포트폴리오 구성에 해당되는 선박을 각각 1척씩 운영하는 선사조합의 평균수익률을 구해 포트폴리오의 효과를 비교했다.

역사적 수익률 분포에서 선형별 하위 5%일 때 수익률은 케이프사이즈가 –10.256%, 파나막스 –5.882%, 수프라막스 –5.128%, 핸디사이즈 –3.774%다. 포트폴리오의 측정결과는 11개의 포트폴리오 수익률과 개별선형으로 구성된 선사의 평균 수익률을 비교하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평균 0.612% 높다는 것을 파악 할 수 있다.

개별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케이프사이즈와 핸디사이즈를 각각 운영하는 2개선사의 평균수익률보다 2척을 운영하는 1개 선사의 포트폴리오 수익률만이 개별선사의 평균수익률보다 낮았다. 전반적으로 건화물선 선형간의 포트폴리오 구성만으로 시장위험을 줄일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금융권에서 이용하는 VaR는 특정시점의 손실(액)율에 초점을 둔 위험관리 차원에서의 기법이다. 하지만 건화물선시장의 특성상 시장의 변동성에 따른 차익의 실현은 중요한 해운업 영위의 요소이다. VaR의 적용을 변형해 역사적 수익률 분포에서 수익률 상위 5%가 특정시점에서 발생할 때의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측정했다. 수익률 분포 상위 5%일 때의 수익률은 케이프사이즈가 12.329%, 파나막스 7.353%, 수프라막스 4.762%, 핸디사이즈 3.184%이다.

포트폴리오의 측정결과는 11개의 포트폴리오 수익률과 개별선형으로 구성된 선사의 평균수익률을 비교하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평균 0.612% 낮다는 것을 파악 할 수 있다. 수익률 분포 상하위 5%의 평균수익률은 동일하지만 개별 포트폴리오별로 살펴보면 차이가 발생한다. 이는 대형선인 케이프사이즈와 파나막스는 상위 5%의 수익률이 하위 5%의 손실율보다 크고, 소형선인 수프라막스와 핸디사이즈는 상위 5% 수익률보다 하위 5% 손실율이 크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의 구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익극대화의 명제가 지워질 수는 없으나 위험관리가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된 건화물 해운시장에서 비용절감을 위한 선박대형화 뿐 아니라 위험분산을 위한 포트폴리오의 측면도 고민을 해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다선종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없는 중소형 선사라면 효과는 좀 떨어질 수 있겠지만 단일선종의 선형별 포트폴리오에 대한 관심도 가져봐야 할 것 같다. 위험관리를 위한 파생상품 등과 같은 수단을 활용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선박이라는 자산을 이용한 위험관리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위험관리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개인뿐만 아니라 선사의 고민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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