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비 300% 상승했으나 57만cgt 수준

▲ 양종서 선임연구원
국내 중소조선사들의 3분기 수주실적이 부진하다. 2분기에 19척의 수주실적을 냈으나 3분기에 수주가 급감했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중형조선사 2017년도 3분기 동향’에 따르면,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3분기까지 누적 수주실적은 57만cgt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대비 302.6% 증가한 실적이지만 전년도의 극심한 수주부진에 의한 기저효과로 여전히 필요일감 확보의 50% 수준이다.

2분기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 2분기에 국내 중형 조선사는 19척을 수주하면서 양호한 분위기를 보였다. 그러나 3분기 중 수주는 중소형 탱커 2척과 피터 컨테이너선 6척 등 총 8척에 그치며 전분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

국내 중형조선소의 수주잔량도 감소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국내 중형조선소의 수주잔량은 113만cgt로 전분기 대비 7.7% 감소한 수준이며 3분기 누계 건조톤수는 전년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건조량이 감소하면서 수주잔량의 감소 속도가 둔화되고 있으나 1년치에 못 미치는 일감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3분기 누적 발주량은 1593만cgt로 전년동기 대비 62.8%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발주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전년도에 비해 개선추세가 뚜렷하나 발주량이 같은 기간 건조량의 59%에 그치는 등 침체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우 낮은 수준의 신조선 가격으로 발주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최신 선박에 대한 수요가 발주로 이어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3분기 탱커,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 3대 선종의 중형 발주 척수는 총 69척으로 전분기 대비 36.1% 감소했으나 전년동기 대비 137.9% 증가했고 올해 누적 발주는 전년동기 대비 84.3% 증가한 223척을 기록했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은 3분기에 54척이 발주돼 전년동기 대비 671% 증가했고 중형 탱커는 5척 발주에 그쳐 매우 부진한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중형 컨테이너선은 10척이 발주돼 4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전체 신조선 발주 척수 가운데 3대 중형선박의 발주척수는 45.1%로 전년도에 비해 비중이 크게 회복된 양상이다.

해운시황은 개선흐름이 보이고 있다. BDI는 3분기까지 평균 1029.8로 전년동기 대비 80.1% 높은 수준이다.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올해 들어 지속적인 개선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폐선효과와 올해 세계 교역규모 증가율의 양호한 수준 등 수요와 공급 측 요인들이 호전되며 나타낸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2015년 이후 선박발주량 급감으로 신조선 인도에 의한 공급압력도 크게 약화되어 당분간 이러한 개선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벌크선 용선료는 3분기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케이프사이즈의 3분기 용선료는 2분기보다 17.2%, 파나막스는 30.7%, 핸디막스는 2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탱커 시황도 전년동기 대비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5만dwt급 탱커의 스킥다-휴스턴 WS는 전년동기 대비 26.5% 상승했고, 3만dwt급 탱커의 휴스턴-리우데자네이루 WS는 49.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탱커 용선료는 소폭 하락했다. 아프라막스는 1만4725달러로 1.8%, 7만4000dwt급 제품운반선은 1만3075달러로 1.3%, 4만7000dwt급 제품운반성은 1만3125달러로 1.1% 하락했다.

양 연구원은 “예년에 비해서는 부족하지만, 수주물량과 선주들의 문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조선가가 낮아 수익성 있는 물량이 나오지 않고 RG발급 지연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인도물량이 많아 탱커 시황이 다른 선종에 비해 개선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 시행되는 환경규제 강화로 선주들의 탱커 발주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중형조선소들의 선종 다각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탱커 시장에만 높은 비중을 나타내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벌크선은 전체 시장에 30% 수준이지만 일본, 중국이 높은 지배력을 갖고 있다. 국내 조선소 수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적지만 중형조선소들이 벌크선 시장에 진출하며 선종을 다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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