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0만 뛰어 넘어 내년 230만teu 정조준”

“올해 성과는 BNCT의 비전 인정받은 것”
향후 2019년 터미널 추가 확충 계획

이쯤 되면 부산명예홍보대사 정도는 수여해야 되지 않을까? 그만큼 BNCT의 존 엘리어트 사장은 인터뷰 내내 부산과 부산항, 그리고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아마도 이것이 BNCT호가 첫 출항한 2012년 이래로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선장 교체 없이 매년 놀라운 실적을 거듭하고 있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BNCT가 올해도 괄목할 만한 물동량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전년대비 무려 30% 증가에 가까운 200만teu 달성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한진해운 사태의 긴 터널이 어느덧 지나가고 해운항만업계의 전반적인 침체 이후 서서히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BNCT의 올해 성장세는 여타의 항만에 비해 유난히 돋보이고 있다. BNCT는 올 초 해운얼라이언스 개편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과 적극적인 영업을 펼쳐 다수의 선사를 유치한 결과 이 같은 훌륭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BNCT 개장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한 자리를 지키며 BNCT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존 엘리어트 사장이 있다.

존 엘리어트 사장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를 졸업하고 1991년 머스크에 합병된 미국 컨테이너선사인 씨랜드 서비스에 장비제어책임자로 항만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0년까지 씨랜드에서 운영책임자 및 본부장까지 역임했고, 머스크라인의 터미널 운영사인 APM의 이탈리아 지오이아 타우로 터미널의 이사 및 주주 대표를 거쳤다.

한국과의 만남은 그 이후 2004년 DP월드로 적을 옮긴 후 현재 신항 2부두인 부산신항만주식회사의 커머셜 담당이사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신항 1-1, 1-2단계가 개발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존 엘리어트 사장은 ‘마치 아기가 새로 태어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라는 표현을 썼다. 존 엘리어트 사장의 말대로 당시 신항이 막 태어난 신생아라면 이제는 그 자신이 그때 곁에서 지켜봤던 신생아를 훌륭히 키워 나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해운신문은 올해의 인물 항만산업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BNCT 존 엘리어트 사장을 만나 BNCT가 이같이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 및 BNCT가 추구하고 있는 향후 목표, 그리고 더 나아가 현재 부산항이 안고 있는 전반적인 이슈까지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1. BNCT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 BNCT 존 엘리어트 사장

BNCT는 신항 내에서 가장 최근에 개장한 터미널이다. 시설 면에서 보자면 아시아 최초로 컨테이너 장치장 수직배열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부분자동화가 이루어져 있다. 육측에서는 컨테이너 장치장이나 외부트레일러가 드나드는 게이트는 기본적으로 완전 자동화가 이루어져 있고 장치장과 외부트레일러 간 상하역 작업은 ATC를 통제실에서 리모트 컨트롤로 처리한다. 해측으로 가면 스트래들 캐리어와 야드 크레인 부분도 물론 인력이 투입되어 작동되기는 하지만 시스템 자체는 자동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동량 측면에서 보면 BNCT는 개장 첫 해인 2012년에 5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인 2013년에는 그 두 배가 넘는 130만teu를 처리했으며 매년 물동량이 증가하여 개장 5년도 안 돼 누계실적으로 500만teu를 넘어선 성장세가 상당히 훌륭한 항만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올해가 BNCT로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올 한해에만 전년대비 28~29% 증가한 200만teu 달성을 앞두고 있다.

2. 물동량 성장세가 매년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두 가지 이유가 결합되어 나타난 결과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우선 BNCT를 찾는 고객선사가 많아졌다. 아시다시피 올해 4월 해운얼라이언스가 재편되면서 CMA CGM이 인수한 APL등 오션얼라이언스의 선사들이 BNCT를 기항하게 되었고 이것이 물동량 증가의 큰 원인이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간과할 수 없는 이유라고 한다면 부산항 자체의 성장이다. 올해 부산항이 2000만teu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이것이 현실화 된다면 전년대비 약 5.4% 가량 성장하는 것이다. 부산항은 올해 환적화물도 어느 정도 증가하긴 했지만 이 뿐만 아니라 수출물량도 많이 증가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부산항에 속해 있는 BNCT 역시 물량이 많이 증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하게 부산항의 물동량 측면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가 그만큼 올해 성장세를 보이면서 이에 따른 수출물량이 많이 늘어난 덕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3. 그 중에서도 BNCT의 성장세는 신항의 다른 터미널에 비해서도 확연히 두드러졌다.

우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는 BNCT만의 비전을 선사에게 어필했던 것이 주효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해운얼라이언스 재편 이후 오션얼라이언스의 선사들이 BNCT를 기항하게 되었는데 오션얼라이언스의 선사들 같은 경우는 최근 선박 대형화 등 향후 성장할 잠재력이 무한한 선사들이다. 그러한 선사들을 상대로 우리 BNCT 역시 시설 확충 등 이에 발맞추어 성장할 것이라는 점을 어필한 것이 잘 이야기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같은 맥락으로 BNCT는 선사가 원하는 부분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섰다. 예를 들면 특정 배 사이즈 이상이 BNCT를 기항하게 되면 그만큼 크레인을 더 붙여주고 그에 따른 생산성은 어떻게 향상시킬 것이며 선석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 주겠다던지 하는 구체적인 전략을 통해 선사를 만족시켰고 결국엔 유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존 들어오던 선사들이 오션 얼라이언스에 편입되면서 종전보다 많은 물량을 가져오는 경우, 늘어난 물량에 맞춰 기존에 비해 요율을 조정해준다던지 하는 선사 맞춤형 전략으로 응했던 것이 주요인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와 함께 CMA CGM 같은 경우 자회사인 터미널링크가 우리의 주주사로 참여하고 있는 등 간접적으로 우리와 연관이 있다. 어떻게 보면 홈 포트(Home-Port)와 비슷한 케이스인데 이러한 이유로 물동량을 많이 유치하게 된 것도 일정 부분 물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4. 항간에는 얼라이언스 재편으로 신항의 터미널 중 BNCT가 가장 수혜를 입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웃음) 어느 정도 동의한다. 하지만 그것을 그냥 거저 얻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BNCT의 물동량을 월별로 비교 분석해보면 전년 동월대비 30% 내지는 40%까지 증가한 달도 있다. 이러한 성장률이 단순히 얼라이언스 재편으로 인해서만 증가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역시 영업적으로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또한 BNCT 내부적으로도 추가로 해결해야 할 부분들을 적기에 해결하면서 그 덕분에 타 터미널 대비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고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5. 신항 내 터미널 추가확충능력이 있는 유일한 터미널로 알고 있는데 터미널 확충계획은 언제로 생각하고 있는지?

일단 물동량 성장세에 따라서 일부 장비는 조금 더 일찍 들여올 수는 있겠으나 터미널 확충을 위해서는 장비를 제작해야 하는데 여기에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순조로이 물동량이 증가한다면 터미널 확충은 2019년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확충을 하게 된다면 추가로 70만teu의 컨테이너를 더 처리할 수 있게 되어 연간 처리능력이 320만teu가 될 것이다.

6. 완전자동화터미널이 항만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봤을 때 BNCT는 향후 완전자동화터미널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아시다시피 BNCT가 채택하고 있는 장치장 수직배열방식은 무인 스트래들 캐리어나 AGV를 도입하기 용이해 완전자동화에 유리하지만 이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비용적인 측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완전자동화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람이 하는 일을 자동화 장비로 대체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우선 한국 근로자들이 너무나도 우수하고 생산적이다. 향후 언젠가는 BNCT도 완전자동화터미널로 전환해야 될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자동화 장비의 기술력이나 안정성, 비용 등을 한국 근로자의 생산성과 비교해서 고려했을 때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그것을 판단해야 할 것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지난 2004년부터 한국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점은 한국인들이 자신의 가치를 좀 더 스스로 적극적으로 알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같이 일해보면서 느낀 점은 한국 사람들만큼 자부심도 강하고 생산성도 뛰어나고 창의력이 높은 집단이 없는 것 같은데 시설이나 인프라와 같은 부분들은 무척이나 강조하면서 한국 근로자의 뛰어난 노동력에 대해서는 아무도 언급을 하지 않는다. 결국에 이런 현상들은 한국 고유의 문화 때문인 것 같기도 한데 사실 세계 시장에 나아가면 어느 나라이던 간에 사람의 노동력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가장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지 않나. 그런 점에 있어서는 우리가 너무 이런 부분에서 있어서 인색하고, 또 한편으로는 너무 관대해서 그런 이야기를 안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7. 부산항 전반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부산항이 올해 2000만teu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적화물 증가세 둔화, 중국 등 인근 경쟁항만의 급부상 등 위기론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선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우려하는 것만큼의 위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부산항을 위해, 조금 더 우리 자신을 보호하고 성장하기 위해 분명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신항이 처음 개장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선사들에게 홍보하기를 신항에 오기만 하면 신항 내에서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들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너무 항만 서비스 자체의 기능에만 집중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항만은 항만 본연의 서비스 자체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제는 그것을 바탕으로 좀 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두바이의 경우를 보면 항만 자체의 서비스 뿐 아니라 관련 부대산업 등 여러 가지 서비스가 한꺼번에 항만 내에서 제공됨으로서 한번 환적화물이 들어오면 좀처럼 이탈하지를 않는다. 환적화물 특유의 휘발성이 두바이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부산항에 만약 아마존닷컴과 같은 거대 기업의 물류기지가 생긴다고 생각해보라. 물론 물류기지에 모여 있는 수많은 제품들이 나중에는 제각기 다른 곳으로 흩어지겠지만 일단은 물류기지라는 한 곳에 모이게 됨으로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부가 산업들이 생길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부산항 전체가 흔히 얘기하는 메가 포트로서의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8. 신항의 터미널들이 외국계 자본에 잠식됐다는 비판과 함께 부산항만공사에서 신항 운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신항의 터미널 운영사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외국자본이 투자되는 부분에 있어서 오해 아닌 오해도 있는 것 같고 우선 명확히 해야 할 부분이 있다. BNCT 같은 경우는 MKIF라고 해서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름이 이렇다보니 순수외국자본이라고 오해를 하시지만 사실은 펀드이다 보니 오히려 국민연금 등 거의 대부분 국내자본들이 펀딩을 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신항 1-1단계를 첫 개발할 2004년 당시 제가 느끼기에는 한국 정부나 한국회사에서 신항에 투자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컸을 것이며, 그러한 위험부담을 안고 사업을 추진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내에서 투자 하지 않은 빈자리에 외국회사, 외국자본이 그 위험부담을 안고 투자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외국계 자본에 잠식됐다, 한국 자본이 신항을 주도해야 한다는 논리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예컨대 현재도 산자부나 코트라 같은 곳에서도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지 않나. 이는 비단 한국 뿐 아니라 해외 여러 나라들 역시 똑같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는 고맙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필요없다’라는 식의 주장들이 쌓이고 쌓이게 되면 오히려 한국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형성되고 이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그리고 BPA가 BNCT의 주주사로 참여하고 있고 우리와는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BPA가 터미널 운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PSA나 DP월드 같이 해외 진출 가능성 등 장점이 있을 수 있다. 반면 이를 위해서는 BPA가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을 것이다. BPA가 기재부나 정부 산하에 속해 있지 않고 독립이 되어 제대로 된 터미널 운영을 하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어느 기업이나 공사도 마찬가지겠지만 소위 잘나가는 곳은 정책이 바뀌었다고 해서 분위기까지 바뀌진 않는다.

9. 오래전부터 한국 항만업계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해운과 항만산업에 애정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는지?

제가 한국 항만업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던 때가 2004년 신항 1-1, 1-2단계 개발할 때 참여하면서 부터인데 그때부터 한국 사랑이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신항의 처음 탄생과정부터 함께 하면서 마치 아기가 처음 태어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됐고 한국의 해운과 항만산업 뿐 아니라 한국 그 자체, 그리고 문화 뿐 아니라 사람들을 좋아하게 됐다. 그즈음에 지금의 아내 역시 만나게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부산 뿐 아니라 한국 전체를 놓고 봤을 때도 아직까지 숨어있는 잠재력이 많다. 외국 사람들도 일단 한번 한국을 방문하면 너무 좋아하고 다시 오고 싶어 한다. 이러한 한국의 매력들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비록 개인이긴 하지만 기회만 있으면 어디를 가든지 부산이나 부산항에 대해 많이 알리려고 노력한다.

10. 마지막으로 향후 BNCT의 전망이나 목표가 있다면? 그리고 개인적인 목표도 함께 얘기해 달라.

우선은 BNCT가 올해 200만teu를 달성했는데 내년에 230만teu를 달성하는 게 첫째 목표이다. 이를 위해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개선할 것이고 올해보다 더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할 것이다. 또한 당연한 얘기겠지만 향후 터미널 추가 확충을 위해 전념할 것이다. 개인적인 목표라면 내년에는 한국어를 조금 더 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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