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스타 이석행 대표

▲ 마추픽추
잉카의 잃어버린 도시 ‘마추픽추’에 오르다

10월 5일 와이나픽추와 마추픽추

잉카 문명이 녹아 있는 마추픽추는 페루의 쿠스코시 북서쪽 해발 2437m의 고산지대에 위치해 있다.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마추픽추는 현지어로 '오래된 봉우리'를 뜻한다. 페루 우루밤바(Urubamba) 계곡에 연한 높은 산턱에 위치해 산자락에서는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없어 종종 '잉카의 잃어버린 도시', '공중의 누각'으로도 불린다. 마추픽추는 높이 3m의 계단식 밭이 40단에 이르고 3000개의 계단으로 연결돼 있다. 면적은 약 13㎢, 돌로 지어진 건물이 약 200호에 달한다.

마추픽추는 매년 늘어나는 관광객 때문인지 입장료도 계속 오르고 있고 물가도 다른 지역보다 비싼 것 같다. 마추픽추 공원까지 가는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새벽부터 많은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것이 퍽 인상적이었다. 특히 추석 연휴가 열흘 이상이어서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도 많았던 것 같다.

한 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셔틀버스에 올랐다. 셔틀버스는 20~30분 정도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올라 마추픽추 입구에 도착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는 것을 보고 마추픽추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마을에서 트래킹으로 티켓팅하는 곳까지 오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후덥지근한 더위만 감당할 수 있다면 트래킹으로 올라오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 (좌)마추픽추행 셔틀 버스를 타기위해 늘어선 행렬  (우)와이나픽추 정상에서 필자

맞추픽추 안으로 들어가면 3가지 관광 루트가 있는데 우리 일행은 먼저 와이나픽추로 향했다. 와이나픽추는 입장객 제한 때문에 수개월 전부터 예약해야 하고 마추픽추 입장료와 별도로 14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필자는 예약 신청을 했지만 마감돼 가이드의 입장권을 양도받아 들어갔다. 와이나픽추 입장시 입장객의 신원 및 여권 등을 확인하고 하산할 때도 확인했다. 아마 입장한 입장객 모두가 안전하게 하산했는지를 체크하는 것 같았다.

와이나픽추는 ‘젊은 봉우리’라는 뜻인데 고산지역의 가파른 경사를 1시간 반에서 2시간을 올라야 한다. 막상 오르고 보니 마추픽추가 아주 밑으로 보인다는 것 말고는 힘들게 올라간 것에 비해 별 감응이 없었다. 잠깐 와이나픽추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다시 내려와 가이드에게 우리가 자주 보는 캘린더에 나오는 마추픽추 모습을 어디서 확인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가이드는 손가락으로 마추픽추 위에 위치한 조그마한 집을 가리키면서 “저 곳에 오르면 넓은 평지가 있는데 그 곳에 가면 그 경치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추픽추에서 그곳으로 바로 가려고 했으나 일단 입장한 정문으로 나가서 재입장해야 한다고 했다. 마추픽추 안에서는 모든 길이 One Way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정말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입장객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지만 마추픽추 전체를 보려면 3개 루트를 통해야 하는데 입장과 퇴장을 두 번이나 해야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앞으로 시정될지도 의문이다.

여하튼 재입장해서 마추픽추 좌측 정상에 조그마한 집이 보이는 곳으로 올라갔다. 그 곳에 오르니 의외의 넓은 평지가 있었고 그 곳에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그 곳에서 보니 정말로 마추픽추가 한 눈에 들어오고 너무도 멋진 모습에 절로 감탄사가 나오면서 나도 모르게 셔터를 계속 눌러 댔다.

맞추픽추에 가는 사람들은 가능한 와이나픽추를 방문한 후 다시 마추픽추의 멋진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필자와 같이 갔던 대부분의 일행들은 가파른 와이나픽추를 다녀 온 후 지쳐서 좌측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마추픽추의 아름다운 풍광을 포기하고 바로 하산해 버렸다.

따라서 필자는 와이나픽추 등산을 굳이 권하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 와이나픽추 정상까지 등산 코스가 너무 가파르기 때문에 만만치가 않다. 필자의 경우 다행히 체력이 뒷받침돼 두 곳을 한꺼번에 다녀 올 수 있었지만 평소 체력 관리를 하지 못한 사람들이 고산지역인 두 곳 모두 둘러보는 것은 결코 쉽지 일이 아니다.

돌아 올 때는 역순으로 기차를 타고 오얀따이담보역까지 왔다가 버스로 환승해 쿠스코시로 향했다. 쿠스코시 호텔에 도착해 바로 짐을 룸에 던져 놓고 아르마스광장 옆 골목에 위치한 '사랑채'라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에 가서 오랜만에 한식으로 배를 채웠다. 식사하고 나와 보니 아르마스광장에 대형 스크린이 걸리고 국가간의 자존심이 걸린 남미국가간 축구 경기가 중계돼 열광의 도가니가 펼쳐졌다.

▲ 마추픽추 좌측 언덕에서 내려다 본 마추픽

10월 6일 쿠스코지역 관광

아침 일찍 일어나 버스를 타고 모든 일행들과 함께 쿠스코에 있는 볼리비아 대사관에 비자(VISA)를 받으러 갔다. 가이드가 미리 온라인으로 비자를 신청했음에도 담당 직원이 힘들게 굴어 한 사람씩 인터뷰하면서 어렵사리 볼리비아 입국 비자를 받았다. 대사관을 나와 나선형의 계단식 논인 모라이(Moray)를 방문해 잉카인들의 농사 기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근의 마라스(Maras) 마을의 살리나스(Salinas) 염전은 백두산 보다 높은 해발 3000m의 산 계곡에 밭 형태의 염전들이 층층이 계단을 이루고 있었는데 어떻게 바다가 아닌 곳에 하얀 염전들이 있을 수 있는지 실로 놀라웠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이 녹으면서 그 물줄기가 암염 지층을 통과하면서 바다의 소금과 같은 소금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여기서 생산된 소금은 아토피에 특히 효과가 있다고 한다. 15~16세기 잉카 제국 시절부터 지금까지 같은 방식으로 소금을 채취하고 있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이 마을의 상점에서 갖가지 형태로 소금을 시판하고 있었는데 제품들이 다양했다.

▲ (좌)나선형 계단식 논인 모라이 (우)살리나스 염전

살리나스 염전을 출발해 인근에 위치한 Chinchero 마을에서 갖가지 천연 염료로 알파카 털을 세탁하고 염색하는 과정을 견학했다. 만들어진 제품을 사 갈 수 있도록 전시 판매도 하고 있었는데 가격대가 만만치 않아 눈만 호강시켰다. 여하튼 잉카인들의 대단한 면이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쿠스코 시내로 돌아와 다시 아르마스 광장 주변을 꼼꼼히 돌아보고 12각의 돌이 틈새 없이 성당의 돌로 박혀 있는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성당으로 향했다. 그 12각의 돌이 유명세를 타서 그런지 몰라도 그 곳에 옛날 잉카 제국의 군인 복장을 한 사람이 서 있고 많은 관광객들이 함께 사진 촬영을 하려고 난리였다.

필자가 12각의 돌을 확인하고 틈이 없음을 확인한 후 손으로 만지는데 그 곳 가까이에 서 있던 어린 아이가 만지면 안 된다고 물러나라고 말했다. 12각의 돌이 신성해서 일까? 과거 잉카인들은 정말 돌을 떡 주무르듯이 만진 것 같다. 그렇게 큰 돌을 성당 벽의 돌로 올리면서 틈새 하나 없이 할 수 있었는지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았다.

▲ 알파카 제품 판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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