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스타 이석행 대표

토레스 델 파이네의 압도적 풍광에 빠지다

10월 18일 토레스호수까지 트래킹

엘 칼라파테(El Calafate)에서 약 2시간 정도 거리의 엘 찬텐(El Chalten)까지 가서 현지의 트래킹 전문가를 만나 약 18km로 거리에 있는 토레스(Torres) 호수까지의 트래킹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듣고 출발했다.

우리 여행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처음에만 조금 오르막이고 나중에는 평이한 트래킹 코스라고 했는데 한참 동안 올라가야 평이한 트래킹 코스가 나타났다. 트래킹하는 동안 멀리서도 흰 눈에 덮인 Fizroy 봉우리가 계속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트래킹하는 도중 주변의 신비로운 풍광도 인상적이었다.

현지 트래킹 가이드는 여성분이었는데 7시간의 왕복 트래킹 코스를 한 달에 15번 정도 다니고 있고 남미여행 성수기인 1월에는 거의 매일 다닌다고 하니 보통 체력이 아닌 것 같았다. 필자도 산을 좀 잘 탄다고 생각해왔는데 이 여성 가이드는 지치지도 않은지 트래킹 걸음걸이가 아주 빨랐다.

토레스 호수에 도착해서 주변 풍광도 제대로 볼 여유도 없이 세차게 부는 바람 때문에 좀 움푹한 곳에서 준비해 간 도시락 점심을 먹었다. 호수로 내려가 사진을 찍고 호수를 둘러 싼 눈에 덮인 Fizroy 봉우리, Sole 봉우리, Torres 봉우리들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토레스 호수까지의 왕복 소요 시간이 7시간 정도이기 때문에 하산 길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정말 멋진 트래킹 코스였다.

▲ 엘 찬텐
▲ 토렌스 호수를 둘러싼 설산들과 빙하
▲ 하산 길에 바라 보이는 엘 찬텐 모습

10월 19일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아침을 먹고 우리 일행은 칠레의 국경을 넘어 토레스 델 파이네(Torres del Paine)로 향했다. 칠레 국경에서의 수속은 워낙 많은 관광객이 찾아서인지 아주 간편하게 끝나고 우리는 바로 토레스 델 파이네로 향했다.

가는 도중 방목하는 가나꼬(라마의 종류)도 만나고 Amargo호수와 Paine River도 보았었다. Paine River의 엄청난 수량을 쏟아 내는 폭포 옆에서 준비해 간 도시락을 먹고 토레스 델 파이네 봉우리를 보기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 얼마 가지 않아 나타나는 토레스 델 파이네에 홀려서 나도 모르게 걸음걸이가 빨라지면서 그 봉우리를 향해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호수에 이르러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얼이 빠져 쳐다 본 토레스 델 파이네는 참으로 신기하게 생겼다. 토레스 델 파이네는 세계 10대 비경 중 하나로 칠레 남쪽 Puerto Natales에 위치한 국립공원이다. 1200만년전 빙하가 휩쓸고 간 자리에 남은 독특한 지형과 산등성이 마다 빙하가 녹으면서 만들어 낸 다양한 색의 호수와 골짜기가 생성되어 아름답기 그지없는 곳이었다.

우리는 비록 토레스 델 파이네의 세 봉우리만 보고 공원 전체를 조망할 수 없었지만 그 세 봉우리만으로도 우리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풍경을 보고 말로 이루 형언할 수 없다는 표현이 이 때 사용하는 것인가? 토레스 델 파이네 세 봉우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행복했다.

▲ Paine River
▲ Torres River
▲ 방목되고 있는 가나꼬

10월 20일 칼라파테에서 이구아수로

엘 칼라파테에서 이구아수(Iguazu)로 가기 위해서는 중간에 코르도바(Cordoba)에서 다시한번 환승해야 했기 때문에 아침에 엘 칼라파테를 떠나 이구아수에 있는 호텔에 저녁 늦게 도착했다. 이날 저녁은 자유식이기 때문에 호텔 인근의 사람들이 많은 야외에 식탁을 차린 이태리 피자 식당에 들러 300CC 생맥주 한잔과 함께 Combination Pizza 한판의 절반으로 때우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구아수는 조용한 시골 마을 같았다.

▲ 이구아수 레스토랑에서 피자와 생맥주 한 잔

10월 21일 아르헨티나에서 본 이구아수 폭포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폭포의 이름은 푸에르토 이구아수(Puerto Iguasu)인데 미국의 나이아가라 폭포와 아프리카 빅토리아 폭포를 합한 것의 2배 규모이고 수량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평균 284개의 폭포가 있다고 한다.

이구아수의 90%는 아르헨티나에 속하고 10%는 브라질에 속하지만 정작 이구아수 폭포의 웅장한 폭포의 규모를 보려면 브라질에서 바라다 봐야 한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인구수도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쪽에는 3만 명이 사는 반면 브라질 쪽 이구아수 마을에는 30만 명이 산다고 하니 이 또한 아이러니라 여겨진다.

이구아수의 뜻은 Indio 현지인 말로 '큰 물'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구아수 폭포를 안내한 한국인 가이드는 원래 아르헨티나에서 자랐는데 지금은 브라질 이구아수 폭포 근처에 방을 얻어 지낸다고 했다. 국경을 넘나드는 게 이웃 동네 가는 것처럼 편안한 것 같았다.

한국인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가장 먼저 간 곳은 '악마의 목구멍'이란 곳이었다. 이 곳을 가기 위해 미리 비옷을 입고 많은 사람들을 따라 줄지어 한참 들어갔다. 그 트래킹 코스 끝단에 일군의 사람들이 폭포에서 튀기는 물을 맞으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고 엄청난 폭포의 굉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막상 다가가 보니 정말 엄청난 수량이 한꺼번에 큰 폭포 계곡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무시무시해서 '악마의 목구멍'이란 이름이 부쳐진 것 같기도 하다. 수많은 폭포의 물줄기가 한꺼번에 계곡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하고, 힘차고, 빠르다는 느낌이었다. 필자 자신도 빨려 내려가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악마의 목구멍'을 보고 200여 개가 넘는 폭포를 트래킹 코스를 따라가며 사진을 찍었다. 가이드가 안내한 마지막 코스는 라이프 자켓을 입고 보트를 타고 폭포수 아래까지 이동해 폭포수를 맞는 체험이었다. 나누어 준 커다란 플라스틱 비닐봉지에 개인 사물을 넣고 안전하게 보트의 바닥에 두고 폭포수 아래로 돌진했는데 왠걸 거대한 폭포수가 보트 위로 덮치니 보트 안에 물이 범람하면서 바닥에 둔 비닐봉지 안까지 들어와 모든 것을 젖게 만들었다. 참으로 난감한 현실이었다. 그래도 폭포수를 향해 돌진한 Boating과 강력하고 짜릿한 폭포수의 한 방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이구아수 폭포 구경을 한 후 호텔로 돌아와 호텔 수영장에서 30분 정도 수영한 후 저녁을 먹고 다음 날을 위해 충분한 수면에 빠져 들었다.

▲ 이구아수폭포로 가기 위해 탄 열차
▲ 이구아수 폭포
▲ 이구아수폭포 '악마의 목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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