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秘景 찾기 '남미 여행'을 마치며

10월 22일 브라질에서 바라 본 이구아수 폭포

브라질에서는 이구아수 폭포를 포스두 이과수(Foz do Iguasu)라고 부르는데 아르헨티나에서 바라보는 모습과는 완전히 스케일이 달랐다.

이구아수 폭포의 20% 밖에 차지하고 있지 않은 브라질이 아르헨티나 보다 이구아수 폭포로 벌어들이는 관광 수입이 더 크다고 하니 그 자체가 아이러니다. 이 문제로 아르헨티나 정부가 브라질 정부에 협상을 제의했는데 브라질 정부는 아예 대꾸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재미있는 일이다.

특히 브라질에서 바라 본 '악마의 목구멍'은 참으로 거대하고 또 거대해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였다. 폭풍우 속의 노도처럼 빠르게 물보라를 튀기면서 흐르는 폭포수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스스로가 바다 한 가운데 폭풍우 속에 있는 느낌이 절로 든다. 그러한 환경에서 사진 찍고 동영상을 찍어 영원히 그 광경을 간직하고 싶어 폭포수에 젖는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브라질에서 이구아수 폭포를 보고 다시 비행기로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 도착하는 것으로 공식적인 21박 22일간의 남미 여행 일정은 끝났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두 부부와 필자는 그 전에 체류했던 호텔로 돌아왔다. 필자는 두 부부중 한 부부와 호텔에서 1박을 더하고 10월 23일 저녁 비행기로 미국 아틀란타와 디트로이트를 경유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되돌아는 일정이었다.

10월 22일 공식적인 여행을 마치고 부에노스아이레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다음 날 귀국해야 한다는 아쉬움에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박하는 동안 최대한 많은 것을 보겠다는 생각에 가방을 호텔 방에 놓자마자 Reception Desk로 가서 근방에 추천할만한 곳을 물었다.

호텔 직원이 주말에만 열리는 전통 시장을 추천하면서 지도에 위치를 표시해 줬다. 그 지도 한 장을 갖고 무조건 호텔을 나서 그 전통 시장이란 곳을 향해 갔다. 그러나 호텔에서 가르쳐 준 위치가 애매해서 그 전통 시장을 찾을 수 없어 애를 먹다가 문득 그 근방 가까운 호텔에 가서 물어 보면 되겠다는 생각에 정말 한 호텔로 들어가서 물으니 전통 시장의 위치를 소상히 설명해 주었다. 호텔에서는 영어가 통하니 가능한 일이었다.

그 전통 시장이란 곳은 주말에만 열리는데 한 도로를 차지해서 족히 4km 정도의 거리에 아르헨티나의 다양한 전통 수공예품을 내 놓고 팔고 있었다. 워낙 그러한 전통 시장을 좋아하는 필자는 왕복으로 둘러보고 기념으로 아르헨티나 탱고의 가장 선정적인 동작을 황동으로 만든 조그마한 소품을 하나 샀다.

돌아오는 길에 식당에 들러 뽀요(닭다리 튀김+감자 튀김)와 함께 300CC 생맥주 한 잔을 마시고 호텔로 돌아 왔더니 여행을 함께 했던 두 부부가 마지막 송별 파티를 제안해 모여서 담소를 나눈 후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누고 헤어졌다.

10월 23일 22일간 남미여행 마치고 귀국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마치자마자 호텔 Reception Desk에 내려가 부에노스아이레스 City Tour하는 곳을 물었다. 필자는 오후 3시까지 City Tour Bus를 타고 다시 한번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둘러보고 공항으로 향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 도착해 미국 아틀란타행 비행기를 타고 아틀란타 공항에 내려 디트로이트행 비행기를 기다렸다. 탑승시간이 임박해서 갑자기 ‘디트로이트행 비행기가 기계 결함으로 2시간 지연 출발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비행기를 기다리던 승객들은 웅성웅성만 할 뿐 강하게 항의하는 사람은 전혀 없었고 체념하듯 다시 앉거나 어디로 향하거나 하는 것을 보면서 ‘이게 뭐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같으면 아마 난리가 났을 것 같다. 우리 상식으로 생각하면 그 항공기가 기계 결함이 발생하면 당연히 대체 항공기를 투입해야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사람들은 그렇게 길들여진 것인지 그러한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일 만큼 인격도야가 되어서인지 지금도 모르겠다. 항공기 기계 결함으로 많은 승객들의 스케쥴을 엉망으로 만들고 대책도 강구하지 않은 채 스낵과자 부스러기와 생수 몇 통만 내놓는 사과로 끝나다니! 이것이 과연 선진국 시민의 자세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필자는 디트로이트 공항에서환승 대기 시간의 여유가 있어 다행이었지만 만약 그러한 여유가 없이 그 사태가 벌어졌다면 어찌해야 하나 생각하니 모골이 송연해졌다.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다행히 제시간에 맞춰 이륙해 10월 25일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해 한 달간의 남미여행을 무사히 마치게 됐다.

여행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간략하게 여행을 정리해 보았지만 남미여행은 한마디로 ‘숨은 秘景 찾기 여행’인 것 같다. 가는 곳마다 특색이 있고 Wild하면서 장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남미의 페루와 볼리비아는 고산지역이 많아서 고산병에 다소 시달릴 수도 있지만 웬만한 체력의 사람들은 특별히 문제가 있을 것 같지 않고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고산 지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파타고니아 지역에 빙하들을 만들어 내는 그 자체가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미 여행 동안 찍은 사진과 동영상들을 필자의 블로그에 올려 나름대로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이 사진들과 동영상을 보면 남미 특유의 풍광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감을 갖게 되리라 확신한다. 그러나 정말로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날 정도의 진한 감동은 현장에서만 느낄 것이라 확신한다.

※시마스타 이석행의블로그(https://blog.naver.com/seokhaeng/221150380657)

<연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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