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2018년 조선업 방향성 점검
이경자 애널리스트 “한국 조선 3분기부터 매출 회복”

올해 조선업계 1분기 실적은 지난 2006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원화강세의 영향으로,  시장의 예상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자 애널리스트는 3일 조선업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내 조선업계 방향성을 점검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조선사의 실적 정상화가 시작된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 전망과 회복시기에 대해 점검하고, 국내 조선사의 턴어라운드에 기여할 주요 선종인 LNG선과 컨테이너선 발주시장에 대해 전망했다.

1분기 실적은 하회, 3분기부터 회복

이경자 애널리스트는 지난 3년간 지속된 매출 감소의 끝이 보인다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조선사의 1분기 실적은 원화 강세로 예상을 하회할 전망이지만, 기존의 방향성과 크게 다르지 않는다”며 “수주 턴어라운드로 3년간 지속된 매출 감소도 종료 단계인 것이 확인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3분기부터 분명한 매출 회복이 시작될 전망에 따라 상반기의 실망스런 실적도 정상화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이라며 “조선사 실적 회복은 빠르면 3분기, 기자재 업체들은 3~6개월 선행한 2분기부터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 2006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조선 3사별 매출 실적 전망을 살펴보면, 현대중공업 1분기 매출은 2조5910억원, 영업이익은 1120억원 적자, 순이익 720억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이경자 애널리스트는 “환율 하락으로 130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나, 육해상플랜트에서 손실 가능성이 낮다. 진행 중인 적자 육상 플랜트는 슈케이크 발전플랜트 1개 뿐이며 제다 발전은 작년 FAC(최종 완공 증명서)를 수령했고, 쿠웨이트 CFP 정유는 흑자 프로젝트이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카타르의 바르잔 가스컴퍼니로부터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중재기구에 26억달러 이상의 하자보수청구를 위한 중재를 신청했다는 통지를 수령했다.

현대중공업은 9억달러 규모의 파이프라인 설치공사를 완료했는데, 발주처가 파이프라인 특정 구간의 하자를 이유로 모든 파이프의 교체를 요구하며 26억달러의 보상을 요구한 것이다. 회사 측은 하자의 근본적인 원인이 발주처가 지정한 파이프의 재질이 운영환경에 부적합하기 때문이라며, 일부 구간의 하자를 이유로 모든 파이프의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현대중공업은 하자보수금 청구와 관련해 회계 규정에 따라 지난해 4분기 2204억원의 하자 보수 충담금을 반영한 바 있다. 이경자 애널리스트도 “통상 중재절차에서는 최대한의 보상액을 제출하고 최종적으로는 1/10 수준에서 타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말 하자보수 충담금을 반영한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 재무 영향은 없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 매출감소폭 적어 흑자 전망

대우조선해양은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1분기 매출은 1조8530억원, 영업이익은 590억원, 순이익은 370억원으로 전망됐다. 매출은 전년대비 32.1%, 영업이익은 73.4%, 순이익은 83.7% 감소할 전망이나 흑자기조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이 지난달 발표한 2017년 잠정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73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기손익수정을 통해 변경된 재무재표를 기준으로 2011년 이후 6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2015년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등 원가 절감에 노력하고, 효율적인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자구계획을 철저하게 이행한 결과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연이어 수주에 성공하면서 풍부한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에 오세아니아지역 선주로부터 LNG선 2척을 수주하며 일감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어 그리스 알파가스로부터 LNG선 2척을 연달아 수주하면서 올해 누적 수주액 2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시장에 가장 민감한 선주들이 LNG관련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당시 대우조선은 “시황이 개선되고 선가가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보인다. LNG선을 발주한 알파가스도 LNG관련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이번 발주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VLCC를 국내와 미주지역 선주로부터 각각 2척씩 수주하면서 생산성과 수익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4월 초까지 대우조선은 LNG선 8척, VLCC 10척, 특수선 1척 등 총 19척으로 23억6000달러의 수주실적을 거뒀다.

삼성重 드릴십 매각으로 불확실성 해소

삼성중공업의 1분기 매출은 1조1470억원, 영업이익은 990억 적자, 순이익 810억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2.9% 하락한 것으로, 수주잔고의 부족으로 매출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시장의 반응이다.

지난달 삼성중공업은 10억달러 규모의 미인도 드릴십 2척에 대한 계약해지 사항을 공시한 바 있다. 발주처인 시드릴(Seadrill)의 재무상황 악화가 계약해지의 요인으로, 삼성중공업은 계약금의 30%인 선수금 3억1000만달러를 몰취하고 잔금 70%는 선박 매각을 통해 확보하게 된다.

올해 5월 28일까지 우선 매각 협상권을 시드릴 측에 부여해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나 기한 내 매각이 불발될 경우, 삼성중공업이 제3자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경자 애널리스트는 그동안의 불확실성이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인도 드릴십 2척의 매각이 선가의 70% 수준에서 성사된다면 손익 영향은 없고 현금 유입의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며 “지난 2015년부터 삼성중공업의 발목을 잡고 있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 3사는 원화강세로 수익성이 추가 하락한 영향에 따라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41% 감소한 합산 5.6조원, 영엉이익은 1520억원 적자가 전망됐다.

1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지만 수주 턴어라운드는 완연하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총 60억달러의 수주실적을 내면서 수주목표의 20% 달성했다.

특히 대우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수주실적이 뚜렷하다. 대우조선해양은 23억달러의 실적을 냈고, 현대삼호중공업은 16억달러를 기록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목표의 절반 가량을 수주했는데 이는 건조 효율성이 현대중공업 대비 더 좋아 인도슬럿이 우선적으로 배정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경자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중공업은 6억달러, 현대미포조선은 4억달러의 수주실적을 내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총 26억달러, 삼성중공업은 12억달러의 수주실적을 거뒀다.

LNG선·중대형·피더컨선 발주 증가

수주의 최대 공신은 역시 LNG선으로, 조선 3사는 총 13척의 LNG선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 8척, 현대중공업 3척, 삼성중공업 2척 등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2017년 총 14척을 수주했다는 점에서 LNG선 시장은 호황이 분명하다. 올해 업체별 10척 이상의 LNG선 수주는 확실시되고 있다. LNG선은 2011년 고점 대비 가장 선가가 덜 떨어진 선종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둘만하다”고 평가했다.

이경자 애널리스트는 LNG선 시장 외에도 컨테이너선 발주시장에 주목했다. 올해 상선 시장의 특징은 LNG선과 더불어 중대형 컨테이너선과 피더컨테이너선의 발주 증가다. 지난해 2만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이 발주된 이후 시장에서는 추가 컨선 발주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1만2000~1만5000teu급과 피더컨선의 발주가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역사적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이후에는 이하 규모의 선박 발주가 이어지는 패턴을 보였다”며 “지난해 머스크는 선대 투자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최근 현대중공업에 1만52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의 옵션을 행사하기도 했다. 또한 현대미포조선은 5척의 피더선을 수주했다”며 컨테이너선 발주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CMA CGM이 가장 활발하다. 지난해 2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LNG추진선을 도입한 것에 이어, 최근에는 현대중공업과 건조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에 이중연료 엔진(dual fuel) 장착을 고려하는 등 혁신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경자 애널리스트는 이중연료 엔진을 장착해 컨테이너선을 건조할 경우 선가는 기존의 척당 1.15억달러에서 0.2억달러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컨테이너선 발주가 증가하는 이유는 3가지이다. 지난해부터 물동량 증가율이 선대 증가율을 상회하기 시작했으며, 앞서 2016년에는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운항이 가능한 파나마운하가 확장 개통됐다. 또한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강화로, 이중연료 엔진 도입 등으로 신조발주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2020년 도입될 SOx 저감이 최대 이슈였지만 결국 이를 넘어, CO2 등 각종 오염물질 규제가 강화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식은 저유황유 사용이나 스크러버 장착보다 이중연료 엔진 도입이고, 이는 신조 발주를 촉진하는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중연료 엔진을 도입하는 선박이 증가할수록 국내 조선사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기술력을 요구하는 LNG선 시장은 국내 조선 3사가 점유율 70%로 장악하고 있다.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선주들은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이며, 기술력이 검증된 조선사에 발주를 고려할 수밖에 없어 향후 상선에 이중연료 엔진 장착이 보편화될 경우 국내 조선사의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올해 해양프로젝트 10개 이상 발주 전망

올해 해양프로젝트 발주는 10여개 이상으로 2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Block B(플랫폼, 8억달러) 입찰 중이며 삼성중공업은 Bonga와 Zabazaba 등, 나이지리아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전략이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이경자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모두 연간 2개 프로젝트, 15~30억달러 내외의 해양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수익을 지향한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해양 외주인력이 1.6만명까지 증가하는 등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으나, 현재 4천명으로 대폭 줄었다. 또한 대부분 외주작업으로 이뤄지면서 리스크 관리에 한계가 있는 해양 설치 공사에 대해서는 수주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해양프로젝트를 다른 경쟁국에 넘겨준 것에 대해 과도한 우려는 금물이라는 반응이다. 최근 브리티시석유회사(BP)의 또르뚜(Tortue) FLNG 수주 업체로 프랑스 엔지니어링 테크닙과 중국의 COSCO가 선정됐다고 알려진 바 있다.

이경자 애널리스트는 “이는 곧 조선업종 주가 하락요인이 됐다. 아직 확정된 사실도 아니지만 중국의 FPSO 수주가 처음은 아니라는 점에서 크게 놀라워할 이슈도 아니다. 초대형 FPSO의 경험이 없을 뿐, 정부 지원 아래 꾸준히 FPSO 수주를 해 왔기 때문이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8억달러의 중형 규모라는 점에서 과도한 우려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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