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희 드림크루즈해운(주) 회장

▲ 남인희 드림크루즈해운 회장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도시의 번잡함을 잊고 탁트인 망망대해를 누비며 떠나는 크루즈 여행은 단순한 여행만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이어가는 삶의 문화 공간이기도 하다. 이를 위한 크루즈선이 출항하는 모항은 관광유발효과와 함께 지역경제를 살린다. 또한 국가 정책 산업으로써 경제적 효과와 일자리창출, 신동력 유망산업이고 세계 선사국들이 앞을 다투어 확장 지원해 가는 등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크루즈사업이 우리나라에서는 크루즈선 건조나 제대로된 크루즈선이 단 한척도 없는 불모지이다.

더군다나 고부가 가치산업으로 막대한 일자리 및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크루즈산업은 한진해운과 STX조선 도산, 해외매각 등 침체된 해운사들 몰락으로 오늘날 위기에 처한 조선, 해운 산업과 특히 부산지역 경제를 일으켜 세울 대안으로 2015년도 당시 여야가 합의로 국회에 통과 시킨바 있는 크루즈육성 법안이 벌써 3년이 지나고 있으나 이전 정부와 문재인 정부도 주요 국정과제에서 크루즈 육성법 지원에 관한 실적이 전혀 없는 지극히 미비하고 홀대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이라도 문재인 정부와 정책팀은 청와대 일자리창출 평가보고회를 통해 조속히 대통령께 진언, 챙겨야 하고 보다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해양수산부장관도 이미 통계수치로 파악되고 검증된 고부가가치 유망업종인 크루즈 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실로 막대하다는 점에서 한시라도 발 빠르게 미루지 말고 크루즈 사업화를 위해 성실하고 실현성 있게 준비하고 있는 지방 중소업체들이라도 찾아나서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크루즈 산업의 주요 국정현안 과제로 챙기는 지원을 위해 서둘러 나서야 할 것이다.

크루즈선의 경우 9만톤급 한척당 탑승인원 2500여명과 직접적인 고용인원만도 1200여명에 달하고 간접 고용효과도 약 2400여명에 이르는 등 크루즈산업은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업종이다. 선박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1척당 경제유발효과가 연간 1조원에 육박하는 유망산업이기도 하다. 또한 1척당 연매출 3000억원과 순이익률 최소 8~13%에 달하고 국세‧지방세 등 세수 창출로 이어져 국가세수 발생과 지방경제에도 크게 기여하는 세계적인 신동력 유망업종이다.

크루즈가 가장 활발한 미국에서는 크루즈 인구가 전체 인구의 3%인 1000만명을 넘어 섰으며 크루즈 산업이 미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30조원에 달하고 있으며 유럽과 남미, 호주에서도 크루즈 시장이 날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권 시장도 다르지 않다. 크루즈 탑승객 증가율이 매년 30% 이상이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이웃나라인 일본은 크루즈 산업의 경제적 효과를 10조원, 10만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크루즈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크루즈선 탑승율 96%에 달하며 이어 크루즈선 건조를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고, 세계 선사들 또한 약 20여척의 크루즈 신조 발주로 날로 증가하는 아시아권 크루즈시장 진출을 대비해 가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떤가? 한국을 찾는 국제 크루즈 관광객수가 200만명을 넘어섰고 한국을 기항지로 방문한 크루즈선 입항만도 600여척에 달하고 있지만 조선산업이 세계 2위였던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크루즈선 한척도 없는 게 현실이다. 그만큼 준비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지금이라도 미래 후손들의 먹거리 유망 산업인 크루즈산업에 물꼬를 트게 할 국적크루즈선사 육성을 위해 실질적인 정책자금지원과 선박도입을 위한 선보증 후담보 등 대책을 조속히 만들어야 할 것이다.

2015년 크루즈 육성법이 국회를 통과한지 어느덧 3년이 흘렀지만 정부는 현재까지도 실질적인 크루즈 지원대책안만 내어 놓을 뿐이다. 국책사업이나 다를 바 없는 크루즈산업임에도 수년간 어렵게 크루즈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들중 단 한곳도 정부지원을 받지 못했다. 외국, 특히 일본은 관련부처가 크루즈 관련 업체를 직접 찾아 지원하기도 하는데 말이다.

국적크루즈선사를 육성하려면 거액의 크루즈선 도입을 위해 국책은행에서 특별융자로 지원해 주거나 선박 도입을 위한 선보증제 등 지원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그러나 정부는 크루즈산업 진출을 위해 수년간 준비해 온 국내기업들을 외면하고 있다. 국내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국내기업들은 외국투자자금 유치를 위해 수년간 노력해왔지만 사드로 인한 중국관광객 급감과 북한의 핵실험 여파 등으로 어렵게 진행했던 투자계약이 취소되는 등 수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침체된 해운산업과 붕괴된 조선산업의 대안이자 유망산업인 크루즈 관광산업을 준비하고 진행하고 있는 2~3개 업체들을 지원하고 육성대책을 마련해야한다. 국가 정책으로서 국적크루즈 산업 육성의 골든타임을 결코 놓쳐서는 안된다. 이제 평화 안정이 조성되고 있는 금강산 관광에 필요한 국적 크루즈선 운항도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국적 크루즈선의 확보다. 정부는 크루즈선 도입을 추진 중인 기업들이 조속히 크루즈선을 도입해 운항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책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가령 정부가 관계부처, 중견기업, 대기업, 국가투자기관, 카지노산업 대표, 신용보증기금, 해운보증기금 등을 초청하거나 또는 개별 접촉을 통해 선박확보를 위한 지분출자나 컨소시엄에 참여하도록 중재에 나설 필요가 있다.

크루즈선 도입과 운항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도 고수익 공유와 일자리 창출을 제공하기 위해 개인이나 다른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국적크루즈선사가 고가의 크루즈선을 도입하려면 신용보증기금이나 해양보증보험에서 보증을 제공해주고 운항초기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운영자금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필요하다면 정부 특단의 보증 지원도 해줘야 한다.

국적크루즈선 출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선상카지노 내국인 출입 허용’ 문제도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현행법상 국적 크루즈선에 설치되는 카지노에는 외국인으로 출입이 제한된다. 이와 같은 법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내국인 역차별 법이다. 크루즈 승선시 망망대해에서 카지노이용은 도박이 아닌 여가를 즐기는 오락이다. 외부에서 자금 조달이 차단될 뿐만 아니라 제한된 선상 오락용 카지노이기 때문에 육지의 도박성 카지노와는 확연히 다르다. 크루즈에서 모든 결제는 승선시 제공되는 카드 한 장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투명하고 제한적이다. 이는 크루즈를 직접 타고 경험해 보면 금방 실감할 수 있다.

크루즈는 9만톤급 1척당 1200여명의 승무원을 고용해야하기 때문에 인건비, 식자재비, 유류비등 운항 비용이 천문학적이다. 크루즈 매출중 약 30~40%가 카지노에서 발생되기 때문에 내국인에 대한 선상 카지노 출입허용은 국적크루즈선사의 안정적 경영에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크루즈특별법을 입법화한 국회와 정부는 서둘러 법개정을 통해 크루즈선내 내국인 카지노 출입 허용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내외 투자자들이 안정적 수익 구도를 보고 국적크루즈에 투자를 할 수가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크루즈산업 육성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필요하다면 청와대 일자리 창출 수석실에 크루즈사업을 특별히 지원하는 전담실을 신설해야 한다. 이를 통해 크루즈선 도입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를 적극 발굴하고 육성해 크루즈산업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 앞에 놓인 최우선 정책 과제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