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현 박사(Penb46@naver.com)

▲ 윤민현 박사
1. 들어가며

최근 수개월동안 해사분야의 Topic 뉴스로 주목을 받아왔던 IMO의 MEPC(Maritime Environment Protection committee)회의가 2018년 10월 22~27일까지 런던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회의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그 동안 2020년 1월 1일부 발효를 앞둔 Sulphur Cap의 시행과 관련하여 해운업계와 환경단체, 선주와 하주, IMO와 해운단체들이 크게 갈등을 보였던 몇 가지 현안(pending issues)들이 금번회의에서 해소될 것인지가 큰 관심사였다. 완전 해소되었는가? 답변은 ‘No’이지만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2020년 1월 1일 발효일자가 결정될 당시만 해도 연료비 절감차원에서 현재 사용중인 유황 함유도 3.5%의 중질유(Heavy fuel oil-HFO)를 계속 사용할 것인지(Scrubber를 설치하고), 다소 비싸더라도 Cap에서 요구하는 0.5%의 저유황유(Low Sulphur FO-LSFO)로 바꿀 것인지 아니면 아예 LNG로 전환할 것인지를 두고 선택에 고심했다.

그러다 보니 우선 Scrubber 설치문제가 최 우선 괌심사가 되었고 관련 제작업체는 그 우수성과 경제성을 홍보하기에 바빴다. 실제 상당수 선사들이 일찌감치 Scrubber 방식을 채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각 선택지(option)마다 내재해 있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부상하면서 선사들의 선택이 사분오열되었고 결과적으로 선택지 어느 것도 선사들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없음이 확인되었다.

실제 정기선과 부정기선, 대형선과 소형선, 국가별 규제의 강도, 장기계약이 확보된 선박과 그렇지 못한 Spot 시장의 선박, 취항 항로 그리고 환경에 대한 선주들의 인식여하에 따라 선사들의 선택은 다양했다. 굳이 요약하자면 부정기선은 Scrubber에 정기선은 LSFO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2. 2020 Sulphur Cap 전략

신조선에 Scrubber 설치와 함께 기존선대까지 확대하겠다는 MSC, 기존선박의 일부는 Scrubber를, 신조선은 LNG 추진 시스템으로 발주 한 CMA CGM, LSFO를 선택한 머스크라인 등에서 보듯이 Top3의 선택도 3인 3색이다. 머스크라인의 경우 700척에 Scrubber 설치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혔지만 소수 선박에 Scrubber를 시험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유황은 정유소에서 제거되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Scrubber 설치에 반대 입장을 표했다(Soren Skou 회장).

Yang Ming도 신조 용선예정인 1만 1000teu급 5척과 1만 2000teu급 5척에 대해 LSFO를 선택했다. 동사는 Scrubber는 검증이 안 되었고, LSFO는 조달문제가 불확실하며 LNG는 공급 Infra가 미비상태라고 지적했지만 LSFO를 대안으로 지지했다. Cosco의 경우 4000teu급 2척에 Scrubber를 장착, 시험중이지만 기본적으로 LSFO를 선호하며 조달문제를 Sinopec과 협의 중에 있으며 OOCL, MOL/ONE 역시 LSFO다.

반면에 Frontline은 원유선 63척 중 36척에 Scrubber를, Star Bulk도 Cape 22척에 척당 $3m을 투입, Scrubber 설치하기로 했는가 하면 56 척의 bulker와 109척의 tanker를 운항중인 Scorpio도 Scrubber를 택했다. 그러나 Scorpio의 경우 원론적으로 보면 LSFO 라야 하나 경제적 이유로 Scrubber를 택했다고 첨언, 역시 용선자의 영향이 작용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반면 Bulker 112척, Containership 43척, Tanker 46척등 200척 선단을 운영하는 그리스 의 Navios사는 Scrubber 설치를 서두르지 않고 막판까지 기다리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용선자의 입장에서 한때 Scrubber를 권고했던 초대형 Commodity trader 인 Cargill, Hafnia 등도 최근 꼭 Scrubber로 결정한 것은 아니며 이미 Compliant fuel(저유황유)의 사용을 실험중임을 밝혀 초기의 입장에서 다소 변화를 보였다.

현재 컨테이너선 59척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용선 전문선주(NOO-Non-Operating Owner)이자 국내해운사들과도 거래를 갖고 있는 Danaos사도 경제적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Scrubber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전기한 선사별 선택과 10월까지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Majority는 Compliant fuel 즉 LSFO를 선호하고 있으며 전문컨설팅 기관 역시 컨테이너선 약 300척 정도가 Scrubber를 설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2018년 10월 현재 글로벌 컨테이너선박 5,213척/Alphaliner). 그러나 기술적 문제, 정유업계의 시각 등 감안할 때 선택지(option)마다 리스크를 수반하기 때문에 만점짜리 정답은 기대할 수 없는 상태 즉, 한마디로 One fit for all의 해답은 없다(No best answer, only the lesser evil).

3. 일명 EBP(Experience Building Phase)

문자 그대로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경험단계를 거치자는 제안으로 이는 선주단체에서 제안한 것이다. 즉 세가지 Option 모두 다 정답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연료 조달이 적기에 될 수 있을 지(Availability), 설사 조달이 되더라도 국제적 표준화(ISO Standard)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하에서 Blending 과정에 따라 주유된 연료의 질(좀 더 정확이 유황의 함유도)이 급유 장소, 급유업자, 정유소별로 다를 경우 글로벌 선박의 연료로 적합한지(Compatibility), 특히 부적합한 LSFO를 사용했을 시 발생할 수도 있는 선원과 선박의 안전문제(Safety)에 대한 불안 등이 해소되지 못한 상황하에서 과연 발효일이 정해졌다는 이유만으로 강행하여도 좋은지 등에 대한 불안이었다.

따라서 2020년 1월 1일자로 시행은 하되 일정기간 조정기간을 통해 시행과정에서 나타난 전기한 세가지 불확실한 부분과 관련된 각종 데이터들을 종합, 분석하고 필요할 경우 그 결과를 협약에 반영하자는 것이 요지였다. 취지 자체가 협약의 이행을 방해하거나 지연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EBP에 관한 한 대부분이 합리적인 우려라고 평가할 정도로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BP가 거론되자 차질없는 협약이행을 통해 공정경쟁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선두그룹 선사들과 환경단체, 규제당국, 언론들은 EBP가 협약의 지연이나 개정을 노리는 우회적 지연전술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표출했던 것도 사실이다.

4. IMO 회의의 결과

회의의 핵심은 협약의 실행을 확실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안된 HFO의 운송금지(Ban : Scrubber가 없는 선박에 의한 운송)와 EBP의 수용여부 두 가지다. Sulphur cap의 시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Ban은 일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지 시기를 2020년 3월 1일로 확정, 원안대로 통과시킴으로써 일각에서 제기했던 시행시기의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시간표상으로 중대한 이정표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논란이 많았던 EBP는 선원과 선박의 안전을 위협한다거나 그들에게 비현실적인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된다는 본래의 취지를 살려 보완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이루었다. 다만 EBP를 제안하게 된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안전 문제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협약을 준수하지 못했을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하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2020년 1월 1일을 전후하여 한동안 시험기간을 운영하게 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할 수 있다.

5. 협약의 이행과 관련된 현안들

전체적으로 확실한 것보다는 불확실한 요소들이 너무 많을 뿐 아니라 규제당국, 해운, 석유, 보험산업간의 시각 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미래의 연료에 대해서도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는가 하면 선원과 선박의 안전과 관련하여 제기된 우려에 대해서는 IMO를 포함해서 관련단체들도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몇 가지 의문을 예시하자면
ⓐ 보험과 법적문제 : 2020년 1월 1일 이후 Availability, Compatibility, Safety와 관련된 규제위반이 발생할 경우 그 책임소재와 결과 손해(consequences)는 어떻게 처리되는가?
ⓑ EBP를 거쳐 ‘협약의 준수’가 개시되는 시점은 언제부터인가?
ⓒ 규제 이행을 위한 비용을 최소화할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 2020년 이후 LSFO는 차질없이 조달될 것인가 등등이다

6. Scrubber에 대한 부정적 시각

전체 해운계의 유가부담이 2020년이 되면 거의 배가 될 것인 바 Scrubber가 대안이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Scrubber 설치는 주로 Cruiser, Bulker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을뿐 아니라 실제 설치율도 2018년 중반 기준 3%에도 미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HFO의 경제성을 위해서는 2020년 까지 최소 Scrubber 3800개는 설치되어야 함에도 2018년 중반 현재 700개 정도가 설치되었으며 선주들이 지금 당장 Scrubber를 주문해도 주문, 인도, 설치에 이르는 리드타임이 7~10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2020년 발효전까지 설치가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crubber의 설치에 관해 2020년까지 전 선박의 20~40%가 설치할 것이라던 2017년도의 전망을 최근 5%로 대폭 낮추고, 2023년까지 설치 규모가 15% 정도에 달할 것이라고 일차 조정했지만 최근의 흐름을 보면 그 보다 더 하향 조정하지 않으면 안 될 전망이다(JP Morgan).

좀 더 직설적인 표현에 의하면 Scrubber는 공기 오염을 해수 오염으로 바꾸는 것이며 이 또한 환경개선의 기본 취지에 반한다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유황이 쉽게 물에 용해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시장에서의 공감은 그렇게 크지 않은 것 같다. 특히 변덕스러운 정치권의 성향에 비춰볼 때 어느 날 폐수(Waste-water)의 해중투기(Scrubber를 통한)까지 금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Scrubber가 단기해결책은 될지 모르나 장기대안으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시각도 있다.

개별 협상으로 운임이 결정되는 Bulker 분야의 특성상 연료비 증가분의 전가가 어렵기 때문에 Dry bulk 분야는 LSFO를 채택하기 어려울지 모르나 컨테이너선, Cruiser의 미래연료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차피 LSFO 혹은 LNG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WELLs Fargo). 추가 연료비 부담분에 대해 운임을 통해 하주에게 전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시각이 있지만 만성적인 공급과잉시장에서 쉽지는 않을 것이며 여의치 못할 경우 근거없는 자신감이 오히려 재정난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최근 노르웨이의 탱커 선사인 Odfjell이 Scrubber는 선주들이 가야할 길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는가 하면 Gene8사를 합병하여 현재 73척의 탱커를 운항하고 있는 최대 탱커전문선사인 Euronav의 경우, 석유업계가 Compliant fuel 조달에 자신감을 표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척당 500만 달러의 설치비를 투입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일 뿐 아니라 Compliant fuel이 충분히 조달되고 가격이 하락할 경우 Scrubber 설치비 회수가 어려워 질수도 있다며 Scrubber 설치에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세계 최대 탱커 선주까지도 Scrubber에 회의적인 가운데 환경주의자들과 선두그룹 선사들이 반대하는 이유를 주목해야 한다. 단속이 철저하지 못한 국가의 경우 Scrubber를 설치할 경우 공해상에서 그냥 HFO 태우거나 사고나 고장, 불법행위 등으로 협약을 위반할 여지가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7. 추가 부담과 sharing

Cap과 무관한 연료비 상승분을 커버하기 위해 선사들은 BAF 시행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Cap에 의한 추가 부담 역시 운임에 반영되지 않을수 없는 상황이다. 컨테이너 업계의 연간 추가부담 총액에 대해 OECD(50~300억 달러), Wood Mackenzie(600억 달러), 선사(500억 달러-MOL) 별로 큰 차이가 있다. 비교적 보수적이자 제1위 선사인 머스크라인은 나름의 산출 근거를 제시하며 자사의 총액을 20억 달러로 추산했다(Hapag Lloyds는 9억 달러). 머스크라인의 시장점유율(19%)을 감안해서 역산하면 총액은 대략 120~130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업계의 총 운항이익(Ebita) 규모가 35억 달러 정도였음을 감안할 때 Cap으로 인한 추가부담액은 운임에 반영되지 않으면 전체 컨테이너 해운계가 심각한 재정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러나 하주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명분상으로는 산출근거의 투명성 결여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분담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이다.

하주들의 논리는 운항비용의 증감은 선사들의 문제이며 운임의 수준은 해운원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수급관계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물론 산출의 투명성 여부에 대해서는 선사와 하주간 대화를 통해 해결될 것이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추가 부담의 일정 부분은 하주들이 수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명한 것은 전액 전가가 어려울 경우 선사들은 또 다른 자금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전세계 컨테이너 하동량의 상품가격 총액($4trn) 대비 추가부담액($12~13bn)의 비율은 0.3%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고 150달러의 TV를 기준으로 하면 추가금액이 40센트 이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산이고 보면(SeaIntel) 중요한 것은 추가 부담 그 자체보다 양측간의 소통이 아닌가 싶다.

8. 시행의 변수가 될 향후 주요 일정

- Sulphur Cap Guidance : ICS가 기초하여 2019년 2월중 IMO에 제출한다. Cap 이행과 관련 선원, 선박의 안전과 관련된 기술적 Guidance, 연료 전환요령, Compliant fuel 구매요령 사전 준비사항 등 포함한 내용의 초안
- FO Quality & Availability에 관한 조사보고서–2019년 5월까지
- Data 수집과 분석방법에 대한 구체적 제안서–2019년 5월까지
- 2019년 3월까지 유가전망과 수요에 관한 IEA의 연차보고서 발간 예정

이상의 일정과 EBP를 통한 결과를 토대로 차기 MEPC(74차) 회의에서 포괄적 논의가 이루어 질 것이며, 2019년 9월 1일까지 글로벌 총선복량의 50% 이상(gt)의 반대가 없으면 협약은 예정대로 시행된다(과거 타 협약의 사례에 비춰 볼 때 반대를 통해 달라질 가능성은 희박). 더구나 협약시행을 위한 일차관문이라 할 수 있는 HFO 운송금지(Ban)가 2020년 3월 1일부로 시행될 경우 HFO 사용이 크게 제한될 것인 바 연기나 개정의 동력은 약화되고 선주들의 선택을 앞당기게 하여 협약의 실행을 촉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9. 전망과 과제들

그간 2020 Cap을 두고 분명한 것은 Cap이 ① 해운계에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부담을 초래할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② Cap의 이행을 위한 추진 연료의 종류나 질이 통일(uniform)된 상태에 이르지 못할 것이며 ③ 타 어느 협약보다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불확실한 요소들이 정리되지 못한 체 2020년 1윌 1일을 맞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주요 이슈(issues) 들을 요약하면 ;

(1) 분담 : 결국 늘어난 유류비 부담을 운임을 통해 하주에게 전가하지 못하면 그만큼 선사는 재정난이 가속화 될 것이며 협상력의 부재나 다른 대안이 없을 경우 해당선사들의 타격은 심대할 수 밖에 없으며 결국 BWMC와 Sulphur Cap이 해운계에게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Sulphur Cap과 무관하게 이미 30% 전후로 상승한 유가를 반영하기 위해 BAF 문제가 선결되어야 하며 이어 내년 후반부터는 Cap으로 인한 추가인상이 불가피해진다. 두 가지 요인이 겹치게 되면 인상실행은 물론 하주들의 반발의 강도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하주들은 Cap surcharge는 물론 현행 BAF에 대해서도 추가 부담할 의사가 없다는 점이다. 운임은 원가 기준이 아니라 수급관계로 정해진다는 하주들의 인식이 쉽게 변할 것 같지 않다. 선사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 조달문제 : 현 시장에서 하루 사용하는 HFO는 8m barrels이며 그중 3.3m barrels을 해운에서 사용한다. 범세계적으로 Green House Gas 감축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선복의 대다수가 LSFO를 사용할 것이고 소수가 Scrubber를 장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연히 2020년 이후 HFO 수요는 감소가 예상되지만 육상 발전용, 일부 해운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일정량의 생산은 유지 될 것이나 선사들의 선택 향배에 따라 감산은 불가피 할 수밖에 없다.

LSFO 역시 정유사들은,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상사적 이유로 해운수요에 맞게 충분한 LSFO를 적기에 생산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다. 상사적 측면에서 해운계가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수익성이나 수요에 대한 보장도 없는 상황하에서 탈황을 위해 정유업계가 대규모 투자를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이는 정유업계의 시각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

그러나 다수가 LSFO를 선택한 이상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해결될 사안이다. 문제는 정유사 입장에서 Scrubber 지지율이 낮아지면 HFO 생산도 조절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감산의 정도에 따라 조달과 가격문제가 좌우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Scrubber를 택한 선사들이 Scrubber의 확산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형선은 대형 항만(main port)에 기항하기 때문에 LSFO를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없을지 모르나 문제는 소형선들이다. 가격차, 유류비 전가상의 문제, 조달문제(HFO, LSFO 동일), 급유 Infra 문제, 또 다른 오염원으로 지목될 가능성 등을 감안 할 때 신중해야 한다. 싯가 2천만 달러짜리 소형선박에 2백만 달러가 소요되는 Scrubber를 설치할지 의문이다.

선주들은 석유업계나 공급업체들에게 공급 가능한 물량과 그 안전성에 대해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좌우하는 석유에너지의 장래 동향에 대해 섯불리 예측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결국 그들 역시 2019년 5월까지는 당사자가 아닌 관망자(Observer)의 입장에서 Cap의 진전상황에 따라 시장의 수요를 예측하고 공급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당연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정유사들은 해운계의 LSFO 수요에 대비하여 시설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환경 개선을 위한 장기적 추세가 LNG 연료화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HFO는 물론 LSFO 역시 장기적으로는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덴마크의 주력 석유회사이자 Bunker supplier인 Monjasa는 Compliant fuel의 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HFO의 운명(fate)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즉 LSFO의 수요가 증가하고 Scrubber 사용에 대한 조건이 까다로워 질 경우 상대적으로 HFO의 수요가 위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xon과 Shell의 공급계획을 종합하면 컨테이너 간선항로상에 위치하는 유럽과 미주 주요항(Main port)에서의 LSFO 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2018년 10월 현재 기준 아시아 권에서 양대 오일 메이져를 통한 조달이 가능한 항구는 싱가포르, 램차방, 홍콩 등 3개항 뿐이다. 아직 일년정도 시간이 있고 정유사들의 조달계획이 추진중에 있기 때문에 2020년 까지는 조달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3) 법과 보험 : 적어도 현재까지 상황으로 볼 때 2020년 1월 1일 새벽까지 선사들이 원하는 연료가 준비된다는 보장이 없다. 양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이른바 Compatibility와 관련된 질(quality)에 대한 불안은 해소되기 어렵다. 용선시 C/P상에 Bunker의 질에 관한 조항은 꼼꼼하게 검토하여 삽입하여야 하겠지만 본선에서도 급유시 마다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연료의 질에 대한 단서 혹은 유보조항을 삽입한 후에 인수서명을 하여야 할지도 모른다. 당연히 Bunker의 질과 속력에 관련된 분쟁이 증가할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일찌감치 Non-compliance(협약위반)에 대해서는 보험커버 대상에서 제외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철저한 협약의 이행을 위해 벌금뿐 아니라 그 이상의 재제수단(입항 금지등)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실상 자신의 통제영역밖의 사유로 인해 선장이 부당하게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4) 발효 전망 : 앞에서 언급한 향후 주요 일정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2020년 1월 1일 발효는 하되 EBP를 통해 습득한 자료의 분석이 완료되고 그 결과가 정리될 때까지는 일종의 과도기적 기간을 거치면서 사실상 협약의 실행시기가 지연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듯 하다. 이 기간동안에 발생한 위반사유들에 대해서는 건전한 상식수준에 바탕을 두고 Case by case로 선별하여 재제하는 느슨한 방식의 발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제안된 EBP의 기간이 6개월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과도기가 그렇게 길어질 것 같지 않다. 실질적인 재제가 없는 한 EBP 기간 여하에 따라 선사들의 Option에 관한 결정시기 시기도 그만큼 지연될지도 모른다(Oct 23, 2018).

10. 마무리

다음은 금번 제 73차 MEPC를 일주일 앞두고 전세계 선복량의 20%를 점하고 있는 세계 해운대국 그리스 선주협회 회장이 그리스 해운업계의 입장을 정리하여 발언한 요지다. 그리스 해운의 국제기구에서의 역할과 시장을 내다보는 그들의 안목을 감안할 때 향후 환경정책의 흐름을 전망하는데 있어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해운업계 모두 LSFO를 사용해야 한다. Scrubber를 통한 HFO 사용은 신 협약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경쟁 원칙(Level playing field)에 반하는 것이자 환경보호의 기본정신에도 반하는 것이다. Scrubber 사용은 해운업계가 공약한 친환경 지향에서 벗어난 단기적 선택(short-term option)이다. IMO는 Scrubber 제작에 참여한 일부 선주들의 로비를 경계해야한다. 일부 소수 선주의 이익을 위해 전 해운업계가 바람직하지 못한 문제를 껴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 바다와 공기 그리고 환경을 개선하기를 원한다면 청정연료(clean fuel)를 사용하는 것뿐이다.』 (Lloyds List Oct 16, 2018)

이해 당사자들간 찬반 양론이 비등했지만 MEPC의 회의 결과에 대해서는 관련단체, 국가, 선사들 모두가 대동소이한 표현으로 환영했다. 즉 협약의 시행에 대한 기본방향에 대한 총론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각론에서 보면 만장일치라기 보다는 협상을 통한 일괄타결(package deal)에 가깝기 때문에 불씨가 완전히 진화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전체적 흐름에 비춰 볼 때 장기적 대안은 아니지만 대세는 저유황유이며 상대적으로 HFO에 대한 지지도는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기선 해운이 개시된 이래 지속되어 왔던 선하주 간의 오래된 갈등에 비춰볼 때 선사들의 논리가 아무리 투명하다고 하더라도 하주들이 추가 부담을 고스라니 떠 않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실제 하주단체, International forwarder 들은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2019년으로 미루어진 평형수 협약(BWMC)의 일부 부분, 유가상승으로 인한 BAF, Sulphur Cap까지 설상가상으로 겹치면서 이러한 해운외적 요인들이 2020년 이후 글로벌 해운시장의 구도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Game changer라고 하지 않는가?

상사적 측면에서 바람직한 가격으로 연료가 조달 될 수 있으면 협약의 이행 시기는 그만큼 앞당겨 질 것인바 LSFO의 조달과 가격수준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동시에 EBP가 받아들여진 이상 선주들 스스로가 새로운 협약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하루라도 빨리 연료의 동향과 질에 따른 안전문제등 실행과 관련된 자료와 경험축적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Cap 의 발효시기로 보아 적어도 내년 8월경부터는 Compliant fuel의 확보에 나서야 한다. 선사들이 과거에는 연료의 구매행위에만 관심을 가졌다면 지금부터는 선행적으로 연료의 관리에 주력하여 불측의 사태에 대비하여야 한다. 하주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추가부담을 최대한 전가하되 감속운항등을 통해 유가 부담을 완화하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발효를 일년 앞둔 시점에서 조직의 전부서가 하루라도 빨리 부서별로 Sulphur Cap에 대비한 준비 작업에 나서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손해는 고스라니 당사자의 몫이다. 더 이상 지연이나 개정에 대한 기대를 접고 시행착오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길을 택해야 한다.

2018년 1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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