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7만cgt 수주로 점유율 4.3% 그쳐
전세계 중형선 발주량 1000만cgt 15.6%↓

▲ 분기별 중형선박 발주량 추이(자료, 해외경제연구소)
지난해 전 세계 발주량이 2860만cgt로 1.7%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음에도 국내 조선업계 수주량은 66.8% 증가한 1263만cgt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형 조선사 위주로 수주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중형조선사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연구소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최근 ‘중형조선사 2018년도 및 2018년 4분기 동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중형 선박 발주량과 국내 중형조선업계 수주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시장 기대보다 부진했음에도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 세계 발주량은 2860만cgt로 전년 대비 1.7% 상승했다. 양종서 연구원은 “수주절벽의 2016년 수요충격에서 벗어났으나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잠재 수요에도 규제 이후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아직까지 발주 수요로 실현되지 못하면서 시황이 다소 부진했다”라고 설명했다.

수주액도 전년 대비 6.6% 감소한 647억달러를 기록했다. 신조선가 상승과 발주량 소폭 증가에도 고가의 크루즈선 발주가 감소하면서 발주액도 하락했다.

중형선박 발주 시장은 더욱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해 전 세계 중형선박 발주량은 999만7000cgt(528척)로 전년 대비 15.6% 감소했다. 지난해 분기별 발주량은 큰 변동이 없었으며 특히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43.5% 감소한 231만cgt가 발주되는데 그쳤다.

지난해 신조선 시장은 대형 LNG선을 위주로 발주량이 증가했고 중형 선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따라서 전체 신조선 시장에서 중형선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2.1%에서 35.0%로 축소됐다.

중형 탱커·벌크선 발주량 하락

선종별로 살펴보면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증가한 반면, 탱커와 벌크선은 감소했다. 중형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231만cgt로 전년 대비 무려 59.1% 증가했다. 특히 2000~3000teu급 미만의 피더선의 발주가 63% 증가하면서 중형 컨테이너선 수요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중형 탱커는 유가상승에 의한 해운시황 악화 등으로 40.2% 감소한 281만cgt가 발주되는데 그쳤으며 특히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51.5% 감소한 63만cgt만이 발주됐다. 중형 벌크선 발주시장도 중국 철강산업 개편에 따른 해운시황 부진으로 15.6% 감소한 472만cgt가 발주됐다.

또 LPG선 발주량은 16만cgt(14척)로 전년 대비 63.5% 증가했으나 척수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9척에서 5척이 증가한 수준에 불과하다.

중형선 신조선가 4분기에 정체

연중에 상승흐름을 타던 중형선박 신조선가도 4분기에 들어서면서 정체됐다. 11만3000~11만5000dwt급 탱커는 지난해 12월 평균 4800만달러로 연중 대비 9.1% 상승했으나 4분기에 가격 변화가 없었다.

7만3000~7만5000dwt급 제품운반선도 4400만달러로 연중 대비 6.0% 상승했으나 4분기에 들어서면서 동일한 선가를 유지했다. 4만7000~5만1000dwt급 제품운반선은 3650만달러로 8.1% 상승했고 4분기에는 0.4% 상승한 3700만달러를 기록했고 3만7000dwt급 MR탱커는 3400만달러로 연중에 7.1% 상승했고 4분기에 1.5% 상승한 345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중형컨테이너선은 지난 한해 동안 타선종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3600~3800teu급은 3900만달러로 한해 동안 14.7% 상승했고 1850~2100teu급은 2650만달러로 17.8%. 1000~1100teu급은 1900만달러로 15.2% 상승했다.

중형 LPG선 신조선가는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6만cbm급 신조선가는 6325만달러로 한해 동안 25만달러 증가했고 3만5000cbm급도 4700만달러로 50만달러 상승하는데 그쳤다.

▲ 분기별 국내 중형조선사 신조선 수주량 추이

한국 중형조선사 수주량 18% 감소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실적이 증가한 반면 중형 조선사는 전년 대비 18% 감소한 54만7000cgt(23척)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전 세계 중형선박 발주량이 15.6% 감소한 것에 비하면 국내 중형 조선사들의 수주량 감소 폭은 더욱 컸다.

지난해 4분기에는 탱커 4척, 피더 컨테이너선 1척, 여객선 2척 등 비교적 다양한 선종에 걸쳐 수주에 성공하면서 4분기 수주량은 141.1% 증가한 16만3000cgt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주에 성공한 조선사는 대한조선과 대선조선소 2개사뿐으로 나타났다.

국내 중형 조선사는 탱커 수주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여객선 등 다양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탱커 비중이 절대적인 가운데 중형 탱커시장 부진으로 국내 중형조선업계에 불리한 시장구조가 형성되면서 수주실적도 부진했다는 양종서 연구원의 평가다.

▲ 국내 중형조선사 선종별 수주량 추이

수주점유율·수주액·건조량 모두 감소

부진한 수주실적으로 중형조선사는 지난해 전 세계 발주시장의 수주점유율, 수주액, 건조량 모두 전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 세계 중형선박 발주량 999만7000cgt 가운데 54만7000cgt를 수주해 수주점유율은 지난해 5.6%에서 4.3%로 하락했다.

수주액도 전년 대비 13.7% 감소한 1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국내 조선업계 신조수주액 가운데 중형조선 수주액 비중은 4.2%에 그쳤다. 국내 조선업계에서 차지하는 수주액 비중은 지난 2016년 9.5%를 기록한 이후 2017년 8.2%에서 지난해 4.2%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 국내 중형조선사의 중형선박 수주점유율 추이

지난해 중형조선사 건조량(인도량)도 크게 감소했다. 인도량은 총 31척, 117만dwt로 척수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56.9%, dwt 기준으로는 80.3% 감소했으며 주로 중대형선보다는 중소형선 위주로 인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분기에 탱커 6척을 포함해 9척, 8만5000dwt를 인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척수 기준으로 지난해 7척 대비 2척 증가했으나 톤수 기준으로는 81.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조량 감소로 수주잔량은 소폭 증가했다. 수주잔량은 101만9000cgt(47척)로 지난해 말 대비 2.3% 증가했다. 양종서 연구원은 “수주 부진에도 건조 및 인도되는 물량 역시 크게 감소해 수주잔량은 소폭의 증가세를 유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종서 연구원은 “척수 기준으로는 지난해 56척에서 9척 감소한 47척을 기록했으나 정상적으로 수주영업이 이뤄지고 있는 국내 중형조선사 2개사 가운데 대한조선 수주가 수에즈막스급까지 대형화되고 있기 때문에 cgt 기준으로 수주잔량이 증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국내 중형조선사의 수주잔량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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