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현 박사, 한진사태 비망록 발간

우리나라 최초의 해운회사였던 대한해운공사의 법통을 이어받은 세계 7위 컨테이너 정기선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한 지 2년이 훌쩍 지나갔다. 한진해운이 어쩌다 파산에 이르게 됐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한 신간 ‘비망록 ; 한국해운의 시련과 도전’이 발간돼 화제다.

‘비망록 ; 한국해운의 시련과 도전’은 한국해양대학교 항해과를 졸업하고 대한해운공사와 한진해운 등에서 30여년 근무하다가 한국선주상호보험(KP&I)를 설립한 윤민현 박사가 한진해운 파산 이후 2년여간 자료를 모으고 분석해 내놓은 역작이다.

한진해운에 재직했던 한사람으로서, 한국 해운업에 몸담았던 일원으로서 한진해운이 청산에 이르는 과정을 허탈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는 저자는 그동안 모아온 2500여쪽이 넘는 방대한 자료들을 정리해 67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사라져가는 한진해운의 항적을 정리했다.

저자는 한진해운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진단한다. 한진해운이 파산한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정기선해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지 않고 있고 동남아 등 근해항로 여건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제2의 한진해운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재정난에 처한 정기선사가 어떤 경우에,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떠한 사태에 직면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구조조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한진해운 파산 사태를 통해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한진해운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 여러 시각이 존재하고 한진해운 사태 이면에 여러 원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한국 해운 70년을 되돌아보면 한국해운에 대한 정책지원이 다른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전폭적이었음에도 해외선사에 비해 시황 침체에 국적선사들이 유독 취약하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과연 이와 같은 현실은 자금이 부족해서인지, 선박 확보가 어려워서인지, 정책지원이 부족해서인지, 한진해운 사태를 계기로 우리 모두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비망록 ; 한국해운의 시련과 도전’은 516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총 5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 글로벌 해운시장의 동향’에서는 한국해운의 어려움이 시작된 2008년말 금융위기부터 정기선사인 한진해운의 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4년말까지를 정리하고 있다.

‘제2장 한국 컨테이너 정기해운’과 ‘제3장 한진해운 사태의 시작과 종점’에서는 한진해운의 위기와 법정관리를 신청하기까지를, ‘제4장 한진사태와 물류대란’에서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이후 벌어진 혼돈상이 정리돼 있다.

마지막 결론에 해당되는 ‘제5장 한국해운의 시련과 도전’에서는 현재 한국해운이 처한 상황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과제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저술 목적은 한진해운 사태의 원인을 찾아보는데 있지 어느 특정 당사자의 잘못이나 책임을 논하고자 하는 데 있지 않다. 한진사태의 배경과 원인을 살펴보고 이해관계자 모두가 각자의 영역과 책임하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나름의 진솔한 대안을 강구해보자는 취지에서 이 책을 저술하게 됐다. 국적선사가 해외경쟁선사들과 다른 취약점이 있다면 이를 찾아 보완하는 것이 재정적 지원에 앞서 선행돼야하는 것이 한국해운의 과제임을 강조하려고 이 책을 쓴다”고 밝혔다.

한편 저자는 한진해운 파산사태와 한국해운이 나아갈 길을 정리해보자는 뜻으로, 비매품으로, 100여부 정도의 소량으로 ‘비망록 ; 한국해운의 시련과 도전’을 펴냈다.

※비망록 ; 한국해운의 시련과 도전, 저자 윤민현, 516쪽, 정우문화사,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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