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 하반기 LNG선 싹쓸이 수주 가능”

양종서 박사 “최소 70~80% 수주 가능”
“SOx규제효과 2020년 하반기부터 기대”

올해 상반기 전세계 선박발주량은 전년대비 42.3% 감소한 1026만CGT에 그치며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 조선 역시 상반기 수주량이 50.7% 감소한 317만CGT에 그치면서 중국 조선에 수주 1위를 내줬다.

그렇다면 하반기 조선업은 어떻게 전개될까?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박사(선임연구원)은 하반기에 대규모 LNG선 발주가 예정돼 있어 상반기보다는 개선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측했다. 양종서 박사는 하반기에 LNG선 70~80척 발주를 필두로 탱커,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의 발주량이 증가하면서 약 1500만CGT가 발주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한국조선이 강점을 갖고 있는 LNG선의 경우 70~80척으로 예정된 발주 예상물량을 전량 수주할 가능성도 있고 탱커,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도 발주가 예상돼 상반기 수주량의 두배가 넘는 680만CGT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전문>

▲ 세계 신조선 발주량 및 건조량 추이

상반기 세계 신조선 시장 동향

상반기 세계 발주량은 전년 동기대비 42.3% 감소한 1,026만CGT, 발주액은 23.2% 감소한 292.5억 달러를 기록했다. 발주량에 비해 발주액 감소폭이 적었던 것은 고가 크루즈선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 시행을 앞두고 규제 영향을 더 지켜보려는 선주들의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신규 발주가 억제되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발주량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선종별 발주현황을 살펴보면 크루즈선을 제외한 대부분 선종이 발주 감소를 기록했다. 상반기 크루즈선 발주는 전년대비 37% 증가했으나 벌크선은 44% 감소했고 유조선은 46%, 제품운반선은 41%, 컨테이너선은 63% 감소했다.

LNG선은 전년대비 5% 감소했으나 상반기에만 30척이 발주돼 여전히 많은 발주량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LNG선은 CGT 기준으로 전체 신조선 발주량 중 21.1%의 비중을 차지해 탱커(18.3%), 컨테이너선(10.6%)보다 높았다.

상반기 신조선가지수는 1% 이내에서 미미한 상승세를 보였다. Clarkson 신조선가 지수는 6월말 현재 130.88로 2018년말 대비 0.7% 상승했다. 1분기에 0.74% 상승했으나 2분기에 컨테이너선가 지수가 하락하면서 0.1% 하락했다.

탱커 신조선가 지수는 0.8% 상승해 6월말 현재 154.95를 기록했다. 탱커 지수는 1분기에 0.8% 상승한 후 2분기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컨테이너선 신조선가 지수는 상반기 1.0% 상승해 6월말 81.42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선 지수는 1분기에 1.8% 상승했으나 2분기에 0.7% 하락했다.

벌크선 신조선가 지수는 상반기 0.2% 상승하는 데 그쳐 6월말 130.80를 기록했다. 벌크선 지수는 1분기에 0.2% 상승한 후 2분기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가스선 지수는 상반기 0.6% 상승해 6월말 138.61을 기록했다. 가스선 지수는 1분기에 0.5% 상승했고 2분기에 0.1% 상승해 전체 신조선 시황에 비해 가격 상승 속도는 느리게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 한중일 3국의 수주량 및 점유율 추이

국가별 실적을 보면 중국은 자국선 수주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이 크게 상승한 반면 한국과 일본의 점유율은 하락했다. 크루즈선의 발주 증가로 한중일 3국의 수주점유율은 2018년 89.3%에서 상반기 83.7%로 감소했다. 중국은 자국 리스사의 대량 발주 등 자국발주 물량에 힘입어 상반기 수주 점유율이 42.1%까지 상승했다. 한국은 주요 선종인 탱커와 컨테이너선 시장의 부진으로 30.8%로 전년대비 하락했고 일본도 10.7%로 하락했다.

상반기 한국 조선업 동향

올해 상반기 한국 조선업 수주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상반기 세계 신조선 시장에서 LNG선 발주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음에도 크루즈선 발주와 중국의 자국선 발주 물량이 증가한 반면 한국 조선이 강점을 가진 탱커와 컨테이너선 시장이 부진함에 따라 한국의 수주 점유율은 2018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한국 조선의 상반기 수주량은 전년 동기대비 50.7% 감소한 317만CGT, 수주액은 37.6% 감소한 80.3억 달러를 기록했다. 상반기 수주액 중 약 10억 달러의 해양플랜트 1기가 포함됐고 LNG선의 비중이 지난해보다 높아지면서 수주량에 비해 수주액의 감소가 적었다. 전체 수주물량 중 LNG선 비중을 보면 지난해 상반기 35.5%에서 올해 상반기 56.9%로 증가했다.

선종별로 FPSO 1기 수주를 제외한 모든 선종의 수주가 감소했다. LNG선은 전년대비 19.4% 감소했지만 21척을 수주하며 결코 적지 않은 수주 실적을 냈다.

컨테이너선 수주는 전년대비 91.8% 감소했고 유조선은 59.3% 감소, 제품운반선은 55.3% 감소하는 등 모든 주력선종이 크게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컨테이너선은 상반기 중 중소형 선박만 수주했고 대형 수주는 전무했다. 다만 FPSO 1기를 수주해 해양플랜트 수주가 2년만에 재개된 점은 의미가 있다.

▲ 한국 신조선 수주량 및 수주액 추이

상반기 건조량은 전년 동기대비 11.3% 증가한 496만CGT를 기록했다. 2019년 건조예정 물량은 예년에 비해 적은 편이나 2018년을 저점으로 점진적인 개선이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 건조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0% 내외의 증가율을 유지할 전망이다.

상반기에 이처럼 수주는 부진했던 반면 건조량은 증가하면서 상반기말 수주잔량은 2062만CGT로 연초 대비 8.1% 감소했다.

▲ 한국 조선업 건조량 추이

하반기 전망 및 시사점

2020년 SOx 규제 시행을 앞두고 아직까지 규제 효과가 명확하지 않아 하반기에도 선주들의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SOx 규제 시행에 따른 노후선 폐선과 대체선 발주는 하반기에 실현되지 못하고 잠재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하반기에 LNG개발사업자들의 실운송 수요를 위한 대규모 선박 발주가 계획되어 있어 LNG선의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반기에 카타르발 LNG선 40척 내외의 발주가 예상되며 러시아 ARCTIC-LNG2 프로젝트의 쇄빙LNG선 15척, 미국 에너지업체인 Anadarko의 모잠비크 프로젝트용 LNG 15척 등이 발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3개 프로젝트의 발주만으로도 지난해 사상 최대의 LNG선 수요를 능가하는 발주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주요 상선 시장의 하반기 분위기가 급반전될 가능성은 낮으나 고가의 저유황유 사용이 시험적으로 증가하면서 연말로 갈수록 신규투자 대책을 세우고 있는 일부 선주들의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탱커 시황이 연말로 갈수록 개선되면서 탱커 선주들의 발주계획이 일부 실현될 수 있고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대한 선주들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어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도 예상된다.

이러한 요인으로 하반기 시황은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며 하반기 전세계 발주량은 1500만CGT 내외, 2019년 전체로는 약 2550만CGT 수준의 발주량이 예상된다. 하반기 전세계 발주액은 약 385억 달러 내외로 예상돼 올해 전세계 신조선 발주액은 약 68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한국 조선업 수주잔량 추이

한국조선 하반기 LNG선‧탱커 수주 기대

국내 조선업계는 하반기 중 대규모 LNG선 발주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대비 크게 개선된 수주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건조량 역시 전년대비 개선된 수준이 기대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앞서 기술한 LNG프로젝트들의 발주가 하반기 중 이루어질 경우 최소한 50척 이상의 LNG선 수주가 기대된다. 하반기에 약 70~80척의 LNG선이 발주될 전망인데 국내 조선소가 전량 수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수요국으로서 중국이나 일본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고 일부는 러시아 조선소와의 공동수주도 예상돼 발주물량 중 약 70~80% 정도는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로 가면서 탱커 발주도 소폭이지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초대형 컨테이너선 역시 일부 선사들의 발주 계획이 있어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중국, 일본 조선사와의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한국이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으나 발주가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대만선사인 Evergreen의 경우 과거부터 일본 조선사들과의 관계가 좋고 소속된 Ocean Alliance에서 중국의 영향력도 강해 한국 조선소 수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반기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상반기 대비 약 116% 개선된 680만CGT 내외로 예상되며 2019년 전체로는 전년대비 약 24% 감소한 1천만CGT로 예측된다. 하반기 수주액은 약 145억달러 내외, 2019년 전체는 전년대비 약 17% 감소한 225억달러 내외로 전망된다.

하반기 건조량은 상반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2019년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약 10% 증가한 850만CGT의 건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대비 개선된 수치이나 2016년 이전까지 약 1200만CGT를 건조했던 한국으로서는 여전히 일감은 부족한 상황이다.

하반기 수주가 활발해짐에 따라 연말 수주잔량은 2380만CGT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선종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LNG선 특수는 다행한 일이며 2020년 하반기 이후 선종별 수요 균형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탱커, 컨테이너선 등 주요 상선 시장의 수요가 선주들의 관망세로 부진한 가운데 LNG산업의 확대로 인한 LNG선 특수는 한국 조선업계로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주요 선종 시장의 수요는 IMO 2020 규제가 시행에 들어가고 상황이 전개되며 선주들의 대응책이 방향을 잡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 하반기에야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에는 LNG선 특수가 감소하고 선종별 수요의 균형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2019년 세계 신조선 발주량 및 한국 수주량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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