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럽향 화물열차 7년간 350배 증가
KMI “항만 철송장 온독 체계 전환 등 필요”

▲ 우리나라와 유라사이 복합물류 연계 노선도(출처 :KMI 동향분석)

한반도종단철도 복원사업 지연으로 자칫 중국, 러시아 등에 유라시아 철도물류 시장의 주도권을 뺏길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항만과 대륙철도를 연계하는 해륙복합운송을 통해서라도 유라시아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양창호)은 최근 발표한 동향분석에서 글로벌 무역시장에서 유라시아지역의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종단철도(TKR) 복원까지 유라시아대륙철도를 연계한 물동량 유치를 미루는 것은 향후 TKR 복원 후에도 우리나라 항만에서 대륙철도로 연계되는 물동량까지 빼앗길 위험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라시아 지역은 세계 무역 및 물동량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세계 인구 및 에너지자원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총생산의 60%를 담당하는 등 지정학적·지경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거대 대륙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철도물류 중심국가인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을 포함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FTA협정 체결 등을 통해 무역확대 움직임이 높아지고 있으며 북방 주요국가들이 철도 중심의 물류체계를 가지고 있어 철도 물동량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때마침 우리나라도 한반도 평화·협력 분위기 조성으로 한반도종단철도(TKR) 복원시 유라시아 시장 진출이 용이해짐에 따라 이와 관련된 논의가 본격화됐다. 정부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한국~러시아간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운송활성화 및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을 포함한 ‘나인브릿지(9-Bridge)’ 전략을 발표했다.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남북은 경의선, 동해선 등 철도 복원을 위한 실천 사업을 시행하기로 합의했으며 같은 해 6월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철도 연계 필수조건인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가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KMI는 TKR 단절구간 복원 및 북한철도 개량사업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미국과 북한간 협상지연으로 복원이 지연되고 있는 점이 우리나라의 유라시아 시장 진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TKR 복원까지 유라시아대륙철도를 연계한 물동량 유치를 미루는 것은 현재 유라시아 철도물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 등에게 주도권을 내어줄 뿐만 아니라 향후 TKR이 복원된 후에도 우리나라 항만에서 대륙철도로 연계되는 물동량까지 빼앗길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철도화물 유치를 위한 보조금 지급 정책 등으로 철도의 운송비용뿐만 아니라 운송시간도 30~50% 정도 단축시켜 철도운성의 경쟁력을 향상시켰으며, 이 영향으로 유럽향 화물 열차 편수가 지난 7년간 약 350배 증가하는 등 시장 장악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에 KMI는 TKR 복원 이전에라도 부산항 등 우리나라 항만을 통해 러시아, 중국 항만으로 해상운송 후 대륙철도를 연계하는 해륙복합운송으로 유라시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부산항과 TSR을 연계한 해륙복합운송과 해상운송을 비교한 결과, 운임은 해상운송이 유리하고 운송시간은 해륙복합운송이 유리한데 최근 자동차부품을 대상으로 해륙복합운송이 활발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KMI는 중국~유럽간 대륙철도 운영사례를 기반으로 한 항만~대륙철도 해륙복합운송 컨테이너 물동량이 2040년 기준 최다 30만teu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대륙철도 운송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TKR 복원 등 철도 운송 여건이 개선되면 우리나라~유럽 간 해상운송물동량이 철도운송 및 해륙복합운송으로 20% 정도 전이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KMI는 유라시아 연계 해륙복합운송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대륙철도와 연계를 위해서는 기존의 국내 철도 운송 물량을 항만으로 확보해야 하므로 국내 항만과 철도의 효율적인 연계가 필수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항만과 철송장시스템이 이원화 되어있어 항만과 인입철도 연계에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시설 및 설비 규격이 국가별로 상이하여 직접적인 호환이 어려우며, 대륙철도의 열악한 시설상태로 화물파손 발생 우려가 큰 점, 중국, 러시아 대륙철도 이용 시 통관서류 복잡성, 자국화물 우선발차, 성수기 화차부족 등으로 인한 정시성 확보의 어려움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KMI는 국내 항만과 철도간 연결성 강화를 위해 철송장의 온독(on-dock)체계 전환 및 충분한 컨테이너 장치장 확보, 중국으로 해상운송 후 유럽까지 TCR, TSR 연계를 이용하는 경우 환적 인프라 개선 작업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제협력 및 국내 해륙복합운송화물을 집적시키는 컨테이너장치장 설치를 통한 통관 지연 문제 해결 및 운송화물 정시성 확보 등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나아가 항만과 철도 연계를 전담하는 대형복합물류기업 육성뿐만 아니라 국제복합운송인이 활동하는 기업여건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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