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 성황리 개막
저성장 시대 해운·항만 미래 비전 제시

▲ 7일 개최된 제7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에서 부산항만공사 남기찬 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을 위시한 보호무역주의 심화 및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신기술 도입, IMO의 2020 환경규제, 이와 함께 본격적으로 예고된 글로벌 저성장 시대까지 향후 해운·항만의 미래는 그 누구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불확실한 해운·항만의 미래를 전망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나아가야 할 길을 본격적으로 조망한 국제적 항만 컨퍼런스가 부산에서 열려 귀추가 주목된다.

‘미래 10년, 글로벌 리더에게 길을 묻다(Pursuing Certainty in Times of Uncertainty)’라는 주제로 11월 7일 개막한 ‘제7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usan International Port Conference : BIPC 2019)’는 첫날부터 이와 관련된 논의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의 접목을 시도해 주목을 받았다.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는 지난 2013년 부산항만공사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국내 유일의 항만 특화 컨퍼런스로 시작했으며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7일 오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5층 컨퍼런스홀에서 개최된 개막식에는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600여명의 해운·항만·물류 관련 학계 및 업계 전문가, 관계자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에는 앞선 대회와는 달리 경제학자, 지리교통전문가, AI 및 마케팅 전문가, 에너지전문가, 그리고 글로벌 브랜드 이케아의 SCM 전문가를 연사로 초빙해 다양한 분야와의 접목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부산항만공사 남기찬 사장은 개회사에서 “오늘날 항만물류산업은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국가 간 무역분쟁 등 교역환경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또한 IMO 2020 발효에 따른 환경규제와 4차 산업혁명 기술 혁신의 소용돌이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를 ‘미래 10년, 글로벌 리더에게 길을 묻다’로 정하고 새로운 위기와 기회의 시대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운항만물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변화와 도전, 위기와 기회로 점철되어 있다. 오늘부터 시작될 BIPC가 세계 해운항만물류 시장의 앞길을 읽어내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발견하는 귀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핀란드 알토대학교 한누 쎄리스퇴(Hannu Seristӧ) 부총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글로벌 해운트렌드 분석 및 전망 ▲항만물류의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한 2개의 워킹세션, 그리고 파나마운하청 라까우르떼 바스케즈(Ricaurte Vasquez) 청장의 ‘파나마 운하 물동량:해운 트렌드에 대한 전략적 통찰’이라는 주제의 특별강좌 등이 컨퍼런스 첫날 진행됐다.

‘불확실성의 시대, 확실성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한누 쎄리스퇴 부총장은 미래 해운항만물류의 불확실성을 관리하고 완화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기술 변화의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해운항만물류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불확실성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대륙 간 무역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는 세계 항만에 미치는 영향도 지배적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불확실성에 대한 이해와 함께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해 유연성을 확보하는 등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 세계 항공사나 공항들의 얼라이언스처럼 항만 또한 동일한 로직을 취하는 것이 미래를 대처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해운트렌드 분석 및 전망’을 주제로 오후에 펼쳐진 제1워킹세션에서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처의 필요성이 연이어 강조됐다. 세계적 해사관련 조사기관인 영국 드류리(Drewry)의 팀 파워(Tim Power) 대표이사는 “계속 심화되는 환경규제, 이로 인한 에너지의 전환, 4차 산업혁명 신기술 상용화 등은 무역패턴의 변화를 불러올 것이며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러한 해운산업의 변화를 미리 예측하기 위해 계속 깨어있어야 하며 상황에 맞게 대처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항만물류의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진행된 제2워킹세션에서는 전 세계 지리정보시스템(GIS) 사용자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지리정보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사 에스리(Esri)의 글로벌 운송사업부 테리 빌스(Terry Bills) 이사가 ‘스마트 항만과 디지털 변혁’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정보를 어떻게 잘 활용하는지에 따라 항만의 운영 탁월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 항만의 디지털 전환에 있어서는 전략적 자산관리, 스마트 인프라 구축, 실시간 운영 통제 시스템, 최적화, 원활한 공급망, 기업 정보 통합 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날 워킹세션에는 앨런 머피(Alan Murphy) 씨인텔리전스 컨설팅 CEO, 마레 스트레망(Mare Straemans) 네덜란드 반 오드 디지털혁신이사, 티노 클렘(Tino Klemm) 함부르크항만공사 부사장, 마르셀 소셋(Maecel Saucet) 미국 샌디에고 대학교 교수, 토마스 스트로프(Thomas Sproat) 머스크 트레이드렌즈 항로개발이사 등이 연사 및 패널로 참여해 컨퍼런스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한편 7일과 8일 이틀간 진행되는 동 컨퍼런스는 이외에도 다양한 워킹세션과 특별강연으로 구성되어 참석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둘째 날인 8일에는 ▲지속가능한 항만의 성장 1(에너지) ▲지속 가능한 항만의 성장2(사이버 보안) ▲물류의 새로운 흐름 등 총 3개의 워킹세션이 진행되며, ▲전 주한 미상공회의소(암참) 회장(현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인 제프리 존스(Jeffrey Jones)의 ‘무역 전쟁의 한가운데서 안정과 성장 방안 모색’ ▲UNCTAD 얀 호프만(Jan Hoffmann) 선임행장관의 ‘항만연결성 지수(Port Liner Shipping Connectivity Index)’ 등 2개의 특별 강좌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 제7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에 참석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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