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협회 “국적선사·금융업계 지원 긴요”

▲ 조선협회 정석주 상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10년 불황의 늪을 설비 감축과 인력 구조조정으로 버텨왔던 한국조선이 코로나19 이후 생존절벽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정석주 상무는 5월 24일 고려대학교 해상법 연구센터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COVID-19 이후 해운물류산업 안정화 대책 좌담회’에서 패널토론을 통해 이와 같이 지적했다.

정석주 상무는 “코로나19 사태로 각국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고 이에 따른 해상 물동량 감소로 해운산업이 상당기간 L자형 장기 불황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예측들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도 이미 수주급감으로 어려움에 처해있고 최소 향후 5년간 불황지속으로 생존절벽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4월말 기준으로 한국 조선은 67만cgt를 수주하는데 그쳐 전년대비 수주량이 무려 72%나 감소했다. 특히 해양플랜트 발주가 거의 없어 조선업계의 타격이 큰데 의사 결정을 앞둔 대형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연기되고 있어 올해 발주물량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 조선이 수주 감소로 고전하는 반면 중국 조선은 자국발주 물량으로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정석주 상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조선은 큰 위기에 직면했고 인력과 설비를 감축하면서 위기를 버틴 결과 2018~2019년 수주량 세계 1위를 유지하면서 중국에 뺏겼던 주도권을 되찾아오는 듯했다. 올해 수주량 세계 1위를 고수해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오는 듯 했지만 코로나19로 엄청난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석주 상무는 한국조선이 지난 10여년간 할 수 있는 구조조정은 거의 다하면서 기초 체력이 약화된 상태로 코로나로 수주절벽이 장기화될 경우 생존절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정상무는 특히 올해 한국 조선이 400만~500만cgt 정도를 수주하지 못할 경우 향후 3~4년내 심각한 일감 부족에 직면하게 돼 그동안 구조조정으로 최소화 시켜 놓은 현재 인력 규모조차 유지하는 게 어려워 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산업은 전문 인력 수급 생태계가 유지돼야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데 일감 부족으로 전문 인력 수급 생태계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코로나19로 한국조선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한 것은 맞지만 또다른 측면에서 기회를 만들어갈 수도 있다고 정상무는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환경이슈가 더 커지면서 산박부문에서도 탈탄소화, 디지털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한국조선이 새로운 기회를 갖게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정석주 상무는 “코로나로 한국 조선은 생존절벽과 조선산업의 근본적인 주류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한국 조선이 생존절벽을 넘고 근본적이 주류 변화에 안착하게 될지 여부는 조선업계 스스로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국적선사와 금융업계의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한국 조선이 위기와 변화의 시기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제안을 통해서 국적선사, 금융업계와 더불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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