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중국 콜드체인물류와 신선배송 시장의 기회①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생산 공장들이 운영을 일시 정지하고 각 지역 운송이 차단되는 등 물류업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사람들이 외출을 삼가게 되고 ‘재택문화’가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구매보다 온라인을 통한 집으로의 상품 배송이 증가했다. 특히나 신선식품의 배송은 뚜렷이 증가,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하던 춘절연휴에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신선식품 주문량은 4배에서 7배까지 증가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양창호) 중국연구센터는 최근 발표한 중국리포트를 통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의 신선배송 시장과 이의 근간이 되는 콜드체인물류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발전방향을 전망했다.

중국 콜드체인 물류시장의 성장

중국은 세계 최대의 공업국인 동시에 전통적인 농업대국이다. 중국 중앙정부가 매년 최초로 발표하는 문건인 ‘중앙 1호 문건’은 2004년부터 2020년 올해까지 17년 연속 ‘삼농(三農, 농천·농업·농민)’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러한 농업에 대한 관심 속에 중국의 농수산품 생산량은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국민 소득 증가와 함께 식품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08년 멜라닌 분유 파동 이후 최근의 ‘가짜 백신’ 사태까지 잊을만하면 한 번씩 이슈화되는 중국의 식품-의약품 파동들은 중국 국민들의 식품 안전의식을 더욱 고취시켰고, 유통과정에서 신선과 안전을 유지시켜주는 콜드체인 물류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물류구매연합회 콜드체인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중국 콜드체인물류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7.6% 증가한 3391.2억위안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콜드체인 물류시장의 성장에 따라 최근 들어 다양한 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물류기업이나 창고기업 외에도 최근에는 전자상거래기업, 택배기업, 부동산기업 등이 콜드체인물류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물류구매연합회가 발표하는 ‘2018년 중국 콜드체인물류 100강 기업’에서는 콜드체인물류 기업을 업태에 따라 창고형, 운송형, 도심배송형, 종합형, 공급사슬형, 전자상거래형, 플랫폼형 등 크게 7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2018년 중국콜드체인물류 100강 기업’의 지역적인 분포를 살펴보면 100강 기업들은 대부분 동부 연안지역, 특히 화동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화동지역에 분포한 기업 수는 중국 전체의 42%, 매출액으로는 전체의 44.2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00강 기업들의 콜드체인 부문 매출은 398.24억위안으로 이는 2014년 148.32억위안 대비 2.7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콜드체인 시장의 빠른 성장을 보여주는 동시에 콜드체인물류의 시장 집중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100강 기업의 매출액이 중국 전체 물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편이다.

콜드체인물류 인프라 현황

중국의 콜드체인 물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콜드체인물류 인프라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중국물류구매연합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의 냉동·냉장창고 총 용량은 6052.5만톤(1.51억㎥)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년 대비 15.56% 증가한 수치이다. 또한 2020년에는 이보다 17% 증가한 7081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중국의 냉동냉장창고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2018년 기준 도시주민 1인당 냉장창고 용량을 보았을 때, 미국은 0.496㎥, 일본은 0.315㎥인데 반해 중국은 0.132㎥로 크게 낮은 실정이다.

냉동·냉장창고의 지역별 편차도 심한 편이다. 중국의 냉동냉장창고는 동부 연해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중부와 서부, 그리고 동북지역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7대 권역별로 봤을 때, 화동지역(상하이, 저장성, 장쑤성, 안후이성, 장시성, 푸젠성, 산동성)에 전체 냉동·냉장창고의 37.2%가 집중되어 있다.

냉동·냉장창고 인프라가 지속 개선되면서 창고 임대료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19년 기준 중국의 냉동냉장차량의 월 임대로는 평방미터(㎡)당 91.16위안/월로 2018년 대비 약 1.25%(1.15위안/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역별 콜드체인 수요와 냉동·냉장창고의 용량, 그리고 시장 가격의 차이로 인해 냉동·냉장창고 임대료 역시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다. 전반적으로 동부 연해지역 임대료가 높았고, 특히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과 같은 대도시의 냉동·냉장창고 임대료는 평방미터 당 100위원/월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냉동·냉장차량 수도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2018년 기준 중국의 냉동·냉장차량 보유량은 18만대로, 미국 58만대, 일본 25만대에 비해 크게 부족하며, 국민 천 명당 차량 수는 0.13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마저도 장거리 간선운송 차량보다는 도심 배송차량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콜드체인물류의 특서어 상 화물 온도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차량 위치추적 요구가 매우 크기 때문에, GPS 위치추적 시스템과 온도 관리시스템 구비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중국에서 운행 중인 냉동·냉장차량 중 상당수가 요구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강제성 국가표준’에 속하는 「도로운송 식품·생물제품 냉장차량 안전요구 및 시험방법」에 부합하는 냉동·냉장차량은 2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규정에 부합하는 대형 냉동·냉장용 세미 트레일러는 약 3000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콜드체인물류 관련 정책 동향

중국 국민들의 식품안전 및 품질에 대한 기대치가 날로 향상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 역시 안전하고 신선한 농수산품 공급을 위한 콜드체인물류 발전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중앙 1호 문건’에서는 이미 2005년 ‘콜드체인 시스템 건설 가속화’를 제시한 후 지속적으로 콜드체인의 중요성을 언급해오고 있다. 또한 2009년 전국물류표준기술위원회 산하 콜드체인물류 분과기술위원회를 별도 설립했으며, 「물류산업 조정 및 진흥 계획(2009.3)」에서도 콜드체인물류 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물류산업 조정 및 진흥 계획」이 중국 정부가 물류산업을 국가의 핵심 산업으로 인정한 상징적인 문건임을 감안할 때, 콜드체인물류는 중국 물류산업의 현대화된 발전과 그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듬해인 2010년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중국 농산품 콜드체인 물류 발전계획」을 통해 콜드체인 물류 인프라 건설, 물류표준 체계 개선 및 콜드체인 제3자 전문 물류기업 육성 등을 주요 임무로 제시하면서 콜드체인물류를 위한 별도의 발전계획까지 발표했다. 2017년 국무원은 「콜드체인물류 가속 발전을 통한 식품안전 촉진 및 소비 업그레이드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9년에 들어서도 중앙정부에서는 콜드체인물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책들을 계속 발표해왔다. 2019년 12월 1일부터 발효된 「식품안전법 실시조례」 개정안에서는 식품의 저장과 운송에 더욱 엄격한 요구들을 제시하고 있다.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제정한 「냉동·냉장식품 판매 품질안전 감독관리방법」은 2019년 6월부터 외부 의견수렴을 거쳐 현재 입법 준비중에 있는데, 동 「방법」에서는 냉장차량과 창고의 법에 의한 등록을 요구하고 있다. 2019년 5월에는 재정부와 상무부가 공동으로 「농상 연계로 농상품공급체인 개선 추진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으며, 중장기적인 재정자금을 통해 농산물의 상품화 과정에서 콜드체인물류 지원을 보장하고 있다.

2020년 2월에 발표된 ‘중앙 1호 문건’에서도 ‘농산품 창고의 신선유지, 콜드체인물류설비 건설 공정을 전개하고, 농산품 콜드체인물류 계획 수립 및 각급 행정규칙과 표준 제정을 강화할 것’을 제시했으며, ‘중앙 예산을 통해 핵심 콜드체인물류 기지 건설을 지원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콜드체인 물류 관련 국가표준들도 지속적으로 제정되고 있다. 2012년 「콜드체인물류 부류 및 기본 요구」가 제정된 후, 「축산육류 콜드체인운송 관리 기술규범」, 「약품콜드체인물류 작업규범」, 「식품 콜드체인물류 추적관리 요구」, 「수산품 콜드체인물류 서비스규범」, 「물류기업 콜드체인서비스 요구 및 역량 평가 지표」, 「콜드체인운송 포장용 저온 골판지박스」 등 ‘콜드체인’이 붙은 국가표준들은 현재까지 총 12개가 발표됐으며 모두 시행 중에 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콜드체인 국가표준들은 모두 ‘권고성 국가표준(GB/T)’이지만, 이러한 권고형 표준들이 향후 콜드체인이 중시되면 ‘강제성 국가 표준(GB)’으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현재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중국물류구매연합회가 제정한 「식품 콜드체인 위생규범」은 ‘강제성 국가 표준’으로 현재 외부 의견수렴 단계에 있다.

국내기업, 현지기업과 협력 통해 진출해야

2002년 당시 중국의 장쩌민 주석은 2020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小康, 모든 국민이 풍족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리는 사회)’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천명한 뒤 2020년 ‘샤오캉’ 사회 건설은 중국 지도부의 단기적인 목표로 자리매김했다.

‘원바오(溫飽)’가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단계였다면, ‘샤오캉’은 이제 의식주의 품질과 안전까지 고려해야 하는 단계로써 안전하고 신선한 농수산품 공급을 위해 콜드체인물류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현재 중국을 휩쓸고 이제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중국 정부의 ‘샤오캉’ 사회 건설 목표도 제동이 걸릴 수는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전염병의 대유행 후에는 사람달의 식품의약품에 대한 안전의식과 품질 요구치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콜드체인물류에게 기회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례로, 2018년 8월 중국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발생한 후 중국의 냉동·냉장차량 판매는 크게 증가했다.

중국 콜드체인물류 인프라가 지속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미국, 일봅ㄴ 등 기타 선진국에 비교한다면 그 규모는 여전히 매우 부족한 편이다. 또한 중국의 식문화 패턴 변화와 한중 FTA 발효로 인한 농수산물의 교역 증가 속에서도 우리나라 기업들도 중국 콜드체인물류 시장에서 시장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콜드체인물류 시장은 다른 물류분야보다 외자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CJ대한통운이 지분을 인수한 CJ롱칭물류 외에도 대표기업들 중에는 영국계 다국적기업인 스와이어(Swire)그룹, 미국의 아메리콜드(Americold) 등 외극계 기업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콜드체인물류에는 특수창고와 차량 등 다른 물류분야보다 더 높은 초기 투자가 요망되고, 특히 중국은 국토가 넓고 지역별로 기후나 식생활 차이가 심한 관계로 외국기업들이 혼자서 중국에 콜드체인물류 네트워크를 확장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외국계 콜드체인 기업들도 자신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의 기업들과 합자 혹은 지분인수를 통해 콜드체인물류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스와이어그룹도 광동성식품수출입그룹과, 아메리콜드는 초상국그룹(차이나머천트)과 합자하여 중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이렇듯 중국 현지기업과의 합자, 지분 투자를 통한 협력진출은 초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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