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중국 콜드체인물류와 신선배송 시장의 기회②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는 경제·사회적으로 전대미문의 충격을 가져왔다. 사람들이 외출을 삼가하고 ‘재택문화’가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구매보다 온라인을 통한 상품 배송이 증가했다.

중국에서도 코로나19가 절정에 달했던 춘절 전후로 하여 중국 온라인마켓의 매출은 빠르게 신장했다. 특히 신선제품의 배송은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온라인 신선제품 시장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 성장 동력이 한층 더 배가되는 모양새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장영태) 중국연구센터는 ‘중국 콜드체인물류와 신선배송 시장의 기회’라는 주제로 첫 번째 중국리포트를 발표한 데 이어 최근 두 번째 리포트를 발간했다. 첫 번째 리포트에서 신선배송 시장의 근간이 되는 중국의 콜드체인물류 시장과 관련 주요 정책, 인프라 현황 등을 살펴봤다면 두 번째 리포트에서는 중국 신선배송 시장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이번 리포트에서는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신선배송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신선제품 전자상거래 시장 현황

국민소득의 빠른 신장으로 인해 중국 소비자들의 음식문화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신속한 도시화를 통해 외식과 냉장·냉동식품의 소비도 증가했으며, 이는 신선제품의 소비 증가를 부추겼다. 과거 신선제품은 일종의 ‘사치품’이었다면, 현재는 식탁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신선제품의 공급은 국민의 균형적인 영양섭추에도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다. 2014년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중국 음식물 및 영양발전 강요 2014~2020년」에 따르면, 2020년 중국 국민들의 연평균 신선제품 소비 목표는 299kg으로 이는 2010년 대비 34% 증가한 수치이다.

중국에서는 개혁개방과 함께 농수산물의 유통시장들이 생성되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 중국의 경제와 정책 환경 속에서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한 농수산물의 유통구조가 형성되었다. 현재에도 여전히 도매시장과 기타 중간 유통상들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유통이 중심이긴 하나, 최근 10년 전자상거래의 붐 속에서 신선제품 전자상거래들이 점점 오프라인 시장을 추격하고 있다.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시장은 태동기인 2013년 시장 교역액이 126.7억위안 수준에 불과했으나, 2018년 어느덧 2000억위안을 돌파했으며, 2022년에는 7000억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급속한 시장 속에서 많은 신선제품 전문 전자상거래기업들이 탄생했으며 시장 경쟁도 심화되었고, 특히 알리바바와 징동(JD.COM) 같은 대규모 전자상거래기업들도 신선식품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구도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경쟁 심화 속에서 신선제품 전자상거래기업들은 배송 네트워크, 콜드체인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탄생하고 있다.

신선제품 전자상거래의 유형과 배송 특징

현재 신선제품 전자상거래의 비즈니스 형태는 크게 전통적인 전자상거래 모델, 배송형 모델, 매장+배송형 모델, 동네 공동구매형 모델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전통적인 전자상거래 모델은 온라인을 통해 신선제품을 판매하고, 허브 물류센터와 구역 창고 등 전통적인 택배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제품을 배송하는 형태이다. 징동 온라인마켓에서의 신선제품 구매가 대표적인 예이다.

배송형 모델은 일정 구역·동네단위에 직영 창고를 배치하거나 혹은 동네의 슈퍼마켓, 편의점과 협업하여 소비자가 모바일 APP을 통해 주문하면 집까지 배송해주는 형태이다. 메이르요센, 징동에서도 론칭한 모바일 플랫폼 징동따오지아가 대표적이다.

매장+배송형 모델은 전형적인 O2O(Online to Offline) 모델이다. 전자상거래기업이 구역단위에 매장을 개설하고, 소비자는 매장을 방문하여 구매할 수도 있고, 모바일 APP을 통해 주문할 수도 있다. 매장은 판매장소이자 물류센터의 기능을 동시에 하며, 수산물 등을 조리하여 판매하기도 한다. 국냐에도 잘 알려진 알리바바그룹의 허마센셩, 징동의 7Fresh가 대표적이다.

동네 공동구매 모델은 공동구매 플랫폼에서 상품의 공급과 배송을 담당하고 공동구매 커뮤니티의 그룹장이 커뮤니티 운영을 담당하는 형태이다. 공동구매 플랫폼인 싱셩요쉔, 스샹후이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신선제품의 공급사슬에 있어서 콜드체인물류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신선식품은 예냉, 보관, 우송, 판매 등 각 단계에서 각기 다른 설비와 기술들을 요구하고 있으며, 콜드체인에 끊김이 없어야만 신선제품의 품질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중국의 신선제품 운·배송은 상당한 난이도를 요구한다.

먼저, 운·배송 네트워크가 복잡하고 매장의 분포가 넓다. 현재 중국에서는 생산지와 최종 소비지 간의 여러 단계의 냉동-냉장창고를 거쳐 운송되는 것이 주요 방식인데 이러한 방식은 여러 차례의 적하 절차를 거쳐야 하고 또한 매장의 분포가 넓기 때문에 운·배송 중에 상품 손상의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둘째, 신선제품 콜드체인은 운송도구, 포장, 보관기술, 정보 모니터링 등 기술적 요구가 일반 제품에 비해 매우 높다.

셋째, 신선제품은 운송의 제한이 크고 지역과 계절의 영항을 많이 받는다. 중국의 국토가 광활하고 지역별 기후 편차가 심한 편이기 대문에 유통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생물의 경우 운송가능 범위와 제산 시간이 더욱 짧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최근 소비자들의 빠른 배송 요구를 만족시키고 운송 과정에서 상품 손실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많은 신선제품 전자상거래기업들은 지역물류센터(RDC, Regional Disribution Center)와 최종 소비지 사이에 ‘전방 창고’를 설치하고 있다. 이러한 ‘전방 창고’는 보통 3km 내외 범위의 배송을 책임지고 있으며, 소비자에게 1시간 내 배송을 가능케 해주는 장소이다. 플랫폼형 모델이나 매장+배송형모델의 경우, 매장이나 협력 슈퍼마켓편의점 등이 이러한 ‘전방 창고’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주요 소비지마다 배치된 ‘전방 창고’는 그 규모가 크지 않으므로 구비 물품에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발달된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하여 소비자 특성 분석을 통해 최적의 SKU(Stock Keeping Unit)를 구성케 한다. 보통 ‘전방 창고’들의 SKU 수량은 1000~2000개 수준이며, 일부는 3000개 까지 달하기도 한다.

중국 신선배송 시장의 기회와 시사점

국민 소득의 신장, 빠른 도시화율과 소비와 식습관의 변화 등으로 인해 중국의 신선식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신선배송 시장에도 큰 기회를 가져다준다.

특히 신선제품의 공급사슬 구조로 볼 때, 아래와 같은 기회 요인들도 존재한다. 먼저, 현재 중국의 농수산품은 점점 공급과잉 시장으로 변하고 있으며, 이는 구매자 입장에서는 좋은 흐름이다. 시장이 최종 소비자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향후 신선제품의 공급사슬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 각 단계에서 시장 참여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둘째, 아직까지 중국의 신선제품들은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중간 유통단계들이 많은 편이다. 이런 각 유통단계를 끈김 없이 연결하는 콜드체인물류가 상품의 품질확보 핵심이자 판매상들의 브랜드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된다.

셋째, 전자상거래의 출현은 공급과 수요연계에 있어서 기준 대형 도매상들이 가지고 있던 정보의 우위를 상쇄시키고, 중간 유통단계 및 소매, 물류단계의 시장 참여자들이 자기들의 브랜드와 영업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산지와 소비지간의 직판, ‘전방 창고’와 같은 새로운 판매와 배송 모델들이 출현하면서 소량화, 다품종화된 상품들은 간선과 지선운송, 도심배송 모두 콜드체인물류 수요를 확대시키고 있다.

특히 2020년 초 중국을 휩쓴 코로나19는 경제에는 악영향을 가져왔지만, 온라인 구매와 자택 배송이라는 소비·배송형태를 더욱 촉진시켰다. 모바일 빅데이터기업인 Quest Mobile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에 달했던 2020년 중국 춘절 후 신선제품 전자상거래업계으 ㅣ활성화 유저 수는 6953만명으로 2019년 춘절 후인 4411만명 대비 2542만명 증가했고, 1인당 일평균 이용시간 및 일평균 이용횟수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선배송 시장은 진입 난이도가 높은 시장임에 틀림없다. 콜드체인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와 관리 비용도 높으며, 유통단계에서 상품 손실 리스크도 크며 기술적인 난이도도 높다. 직영 전방 창고형을 중심으로 하는 배송형 신선제품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대부분 적자 상황이다.

이는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도 동일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새벽 배송, 당일 배송 등 새로운 신선제품의 배송모델들이 생겨나고 신선배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매출 신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자 상황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적자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이들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신속한 배송’을 유지하는 비용이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도심 끝단 배송은 외국계 기업들에게도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일례로 상하이의 일본계 편의점들을 중심으로 나름 탄탄한 콜드체인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던 일본 최대의 택배기업 야마토(Yamato)도 올해 4월 지난 10년간의 중국 사업을 끝내고 청산작업에 들어갔다.

따라서 중국의 신선배송 시장에 관심 있는 기업이라면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높은 초기투자 자본을 분담하기 위해 중국의 관련 현지기업과 협력하여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중국의 신선제품 전자상거래 시장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대기업들이 이미 이 시장에 진출함으로 인해 향후 멀지 않은 미래에 많은 중소형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퇴출될 것이다.

그러므로 나름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전자상거래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것이다. 그리고 공고한 배송네트워크가 필요한 대도시보다는 3~4선 중소형 도시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동네 공동구매형 모델을 연구하여 판매와 배송 플랫폼을 동시에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존에 한국에서 핸디캐리 등의 루트로 중국에 반입된 한국 제품들은 위챗과 같은 SNS 채널이 주요 판매처였던 점을 상기해보면, 신선제품 판매에 응용할 방안도 있을 것이다. 특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빅데이터, 블록체인, AI 등을 활용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신선제품 추적이나 관리 및 SKU 선별 등을 통해 관리비용을 낮추는 연구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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